서해교전에 대한 언론보도가 각 사마다 다른 논조와 사실관계를 전달하고 있어 시청자와 독자들에게 혼동을 주고 있다. 특히 많은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는 방송3사의 경우 메인뉴스를 통해 전달하는 서해교전의 원인과 분석에 대한 접근방법에서 많은 차이점을 보였다. 과연 진실은 무엇인가. 대다수 시청자들이 느낀 혼란감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언론모니터팀은 이와 관련, 9일 방송3사 메인뉴스의 서해교전 보도를 사태발발 당일인 6월29일부터 지난 7일까지의 보도내용 모니터링해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해 주목된다.
보고서는 방송3사 가운데 KBS와 SBS가 '진실을 밝히기보다는 전쟁을 부추기는 행태'로 이번 사건을 보도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KNCC는 "MBC를 제외한 KBS와 SBS는 북의 의도적 도발과 보복의 가능성을 제기하여 시청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전쟁가능성과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우리 군의 늑장대응을 비난하고 즉각적인 전쟁상황에 돌입할 위험이 있도록 교전수칙을 바꾸게 하는데 일조했다고 보여진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또 "방송은 사실에 근거한 이성적인 보도태도로 남북대치상황에 놓여있는 긴장관계가 해소되고 평화를 확립하는데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도록 기여해야 한다"며 "이번 사태에 문제가 된 방송의 보도태도가 되풀이되는 악순환이 근절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KNCC 언론모니터팀 모니터링 보고서 전문이다.
***'진실 밝히기보다는 전쟁 부추기는 서해교전 보도'**
6월29일 발발한 연평도 근해 교전사태를 보도하는 방송3사의 뉴스를 보는 시청자는 어느 것이 진실인지 헷갈리지 않을 수 없었다. KBS가 보도하는 것이 사태의 진실인지? SBS의 보도가 진실인지? MBC의 보도가 진실인지? 알 수가 없었다.
뉴스라는 것의 본질이 일어난 사건을 최대한 빨리 시청자에게 전달하며, 사건의 진상이 무엇인가를 시청자들에게 알리고 사건의 해결을 위한 여론의 모음과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본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어 전쟁의 위협이 항상 도사리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6월29일 일어난 서해교전 사태는 교전 발발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보는 시각에 따라 그 대응방법과 처방이 다를 수밖에 없다.
KNCC 언론모니터팀에서는 서해교전 당일인 6월29일부터 국방부의 진상결과발표가 있은 7월7일까지 방송3사의 메인 뉴스를 모니터하고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을 발견했다.
***첫번째, 서해교전의 발발 원인을 보는 보도태도가 방송사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충격적인 사건 발생일인 6월29일 방송3사는 많은 보도량을 통해 이 사건을 중점적으로 보도했다. 첫날은 충격적인 사건의 상황을 전달하는데 방송3사는 많은 보도량을 할애했으나 그 다음날부터는 제각기 전문가 인터뷰나 정치권 동향, 해외 언론 등의 반응을 통해 사건의 원인을 진단했다.
KBS는 29일 '의도적 도발'이란 꼭지에서 서해교전의 발발을 북한의 군 고위관리의 사전 승인을 받은 ‘의도적 도발’이라고 규정했다. 30일에도 '의도된 선제 공격'에서 북한의 치밀하고도 계획된 도발이라고 했다. '강경파 독자 행동'에서는 김정일 군권 장악에 문제가 생겼다는 분석을 하고, 3년전 연평도 해전의 치욕을 기억하는 군부의 독자계획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를 뒤받침 하기 위하여 7월1일에는 '도발적 징후 있었다'에서 잇달아 사흘간 북방한계선을 침범하는 징후가 있었다고 했다.
MBC는 6월29일 많은 보도량을 통해 사건 상황과 정치인 및 해외반응을 보도했으나 '북한의 의도는 무엇인가'에서 고의적인 도발 가능성과 우발적인 사고일 가능성을 제기해 성급히 사건의 원인을 진단하기보다는 조심스러운 보도태도를 보였다. MBC는 6월30일에도 '북한움직임과 의도분석'에서 우발적인 사고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7월1일 보도에서는 '서해교전 생생하게 증언' '어민들 반성 "꽃게때문에..."' '어선통제 안됐다'에서 꽃게잡이 어민들이 어로한계선을 넘어 북방한계선 가까이서 조업하다 발생한 일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고, '서해5도는 한반도 화약고'에서 서해 5도의 북방한계선이 자칫하면 전쟁으로 발발할 수도 있는 화약고가 될 수 있음을 진단하여 북한의 의도적인 도발이 아니라 경쟁적인 어업 조업이 사건의 원인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7월2일에는 이를 뒷받침할 '어민들 사전담합'이 있었음을 보도했고, 7월3일에도 '조업구역 이탈'에서 어민들의 조업 구역 이탈이 사건의 발발을 유도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7월6일에는 6월29일 MBC에 어민들의 조업구역 이탈을 제보한 ‘신남석’씨의 인터뷰를 '신남석씨 “군을 사랑하기에”를 통해 보도했다.
SBS는 6월29일 '북한 군부의 ‘단독’ 복수극 의혹'에서 북한이 3년 전 연평해전의 명예회복을 위해 선제공격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며 '외신 남북한 교전 긴급 혼전'에서도 외신의 북한 보복설을 보도했다. 7월1일에는 '북, NLL 무력화 의도인 듯'에서 꽃게 어장을 확보하기 위하여 북한이 북방한계선을 무력화할 의도에서 저지른 일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7월5일에는 '연평해전시 대파 북 경비정이 ‘선제 공격’'에서 북 경비정 684호의 출현은 북한의 보복을 입증하는 것이며 북측의 의도적인 도발일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보도했다.
이같이 KBS는 북측의 '의도적 도발'로, MBC는 '조업구역 이탈'로 인한 우발적 사고로, SBS는 '3년 전 연평도 해전의 보복'으로 서해교전을 보는 시각은 달랐다. 뿐만 아니라 KBS(7월3일, 7월4일, 7월5일)와 SBS(7월4일, 7월5일)는 MBC의 꽃게잡이 어민들의 조업구역 이탈로 빚어진 우발적 사건으로 보는 시각을 전면 부인하는 보도를 했다.
시청자들은 이러한 방송3사의 보도태도로 인하여 사태의 원인을 정확하게 알 수가 없었으며 서해교전을 어떻게 보아야하고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 지 혼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본다.
***두번째, 방송사 자체적으로 사건의 사실확인과 진실에 근접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서해 교전의 사실확인에 소홀한 방송사는 단정적인 보도와 추측보도를 남발했다. 방송사가 서해교전의 사실확인에 소홀하여 국방부의 발표에 의존하여 보도한다거나 정치권의 반응을 따라 보도한다거나 해외 언론의 보도를 그대로 인용해 보도하는 등 언론사 본연의 사실확인과 진실을 규명하려는 보도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KBS는 6월29일 ‘의도적 도발’에서 북한의 군 고위 사전 승인을 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했고, '다목적 카드'에서는 연평해전 복수로 북의 사회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서라고 하며 '김정일이 얼마나 개입했을까?'라는 보도를 했다. 7월1일 '도발징후 있었다'에서는 잇따라 사흘동안 침범한 사전징후를 군이 소홀히 취급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SBS는 6월29일 '북한 군부의 단독 복수극 의혹'에서나 7월1일 '북 NLL 무력화 의도인 듯' '연평해전시 대파 북 경비정이 선제 공격'에서 보복이 입증됐다는 보도를 했고, 7월5일에는 '서해 교전진상조사 ‘초기대응 미흡’에서 27일과 28일 북이 침범하여 1시간 머물다가 간 것으로 보아 일부 어민들의 조업으로 인한 자극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이에 비해 MBC는 서해교전 발발의 원인을 독자적으로 규명하려는 노력을 보였고, 북의 의도된 도발이라는 과거의 관행을 벗어나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려 노력했고 다른 가능성을 발굴하여 사건의 실체에 다가가려는 용감한 자세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사건의 원인을 규명하여 전쟁가능성을 제거하여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시키는 데 기여하려는 보도태도를 보였다.
***세번째는,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선정적인 보도태도다.**
방송3사는 자료출처가 명시되어 있지 않은 전쟁관련 화면을 방영하며 대부분 기자 리포트로 처리하는 형식을 취했는데, KBS는 ‘의도적 도발’ 가능성을 제기하며 전쟁관련 장면을 방영하여 위기감을 고조시켰고, SBS도 ‘보복’가능성을 제기하며 전쟁관련 장면을 방영하여 긴장감과 위기감을 고조시켜 시청자를 불안하게 하였다.
MBC도 예외는 아니었으나 사태의 진실을 규명해보고 북방한계선의 문제점과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많은 량의 보도를 해 상대적으로 차분하고 이성적인 보도태도를 보였다.
해외언론을 인용 보도하는 태도도 KBS나 SBS는 자사의 추측이나 단정을 보완하기 위하여 여과 없이 보도한 측면이 크다.
KBS는 7월2일 '북한의 자살골'에서 월스트리트저널의 '북한의 이번 행위는 자살골이나 다름없다'는 보도를 인용했다. SBS도 6월29일 '외신 남북한관계 악화우려 경계태세'에서 북한의 보복일 가능성을 인용 보도했다. 무책임하게 남의 나라에 대해 입방아 찧는 것을 자사 입맛대로 인용 보도하는 태도는 이제 근절돼야 한다고 본다.
또하나 추가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자사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보도하지 않는 보도 태도를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7월7일 오전 국방부가 진상결과를 발표했다. KBS와 SBS는 국방부의 '북한의 선제 공격에 대한 초기대응에 혼선이 있었고 미숙했었다'는 발표를 보도했으나, 일부 어민들의 조업이탈을 인정하고 앞으로는 불법조업을 막겠다는 국방부 발표 내용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았다. MBC만 보도했을 뿐이었다.
자사의 의견과 다른 MBC의 어민들이 조업이탈을 했다는 보도를 전면 부인하는 보도를 했던 KBS와 SBS는 국방부의 진상조사발표를 여과 없이 보도했어야 한다고 본다. 국방부 발표를 따라 보도하던 태도와 달리 이 부분을 보도하지 않은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는 보도태도가 아쉽다.
***맺음말: 방송은 사실에 근거한 이성적인 보도태도로 남북 대치 상황에 놓여있는 긴장관계가 해소되고 평화를 확립하는데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도록 하는데 기여해야 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MBC를 제외한 KBS와 SBS는 북의 의도적 도발과 보복의 가능성을 제기하여 시청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전쟁가능성과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우리 군의 늑장대응을 비난하고 즉각적인 전쟁상황에 돌입할 위험이 있도록 교전 수칙을 바꾸게 하는데 일조하였다고 보여진다.
방송은 이번 서해교전이 다시 발발하지 않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하여 남북간의 공동어로수역을 설정해야 한다는 민주노동당의 성명도 보도하지 않고 묵살해버렸다.
그런 면에서는 7월1일 '어민들 반성', '어선 통제 안됐다', 7월2일 '어민들 사전 담합'에서 어민들의 조업이탈로 인한 우발가능성을 제기하고, 7월1일 '서해5도는 한반도 화약고', 7월4일 '서해5도 군사력 몰려있다'에서 서해5도의 전쟁발발가능 위험성을 보도하며, 7월4일 '조업개선책 시급'에서 남북한의 공동이익과 평화를 위하여 공동어로수역을 설정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한 MBC가 상대적으로 돋보였다.
언론은 사실확인을 통해 진실을 보도해야 하며, 남북 대치 상황에서 냉전을 부추기기보다는 화해와 평화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보도하며 또다시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모든 국민이 수용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본다.
이번 사태에 문제가 된 방송의 보도태도가 되풀이되는 악순환이 근절됐으면 한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언론모니터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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