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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축구 강대국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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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축구 강대국은 없다"

2002 한일월드컵이 이룬 축구 세계화

월드컵과 세계화. 프랑스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등 우승후보들이 줄줄이 예선탈락하는 이변 속에서 2002 한일월드컵을 통해 세계가 경험하고 있는 것은 각국의 축구 수준이 과거에 비해 훨씬 평준화됐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적어도 축구에서만큼은 세계화가 이뤄졌음을 이번 월드컵은 말해주고 있다.

월드컵을 통해 새겨볼 수 있는 세계화의 의미는 무엇일까. 뉴욕타임스는 17일 '월드컵 쇼에서 득세하고 있는 소인국들'이란 기사에서 축구엘리트 국가간의 행사에 불과했던 월드컵이 올해 대회를 통해 세네갈 한국 일본 등 과거 축구 약소국들의 선전으로 큰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

과거 우승국이었던 프랑스와 아르헨티나는 벌써 집으로 돌아갔고 다크호스로 지목받던 포르투갈과 카메룬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의 72년 역사상 우승을 경험한 나라는 7개국에 불과했으며 이에 따라 축구 강국들 사이에 오가는 우승타이틀은 별다른 의미를 지니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축구 강국과 약소국의 격차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아시아에서 처음 개최된 2002 한일월드컵이 주는 의미도 이같은 충격적인 이변의 원인에서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변의 주인공은 월드컵 첫 진출국인 세네갈, 승리에 굶주린 듯한 플레이로 포르투갈 등을 박살낸 한국, 또 다른 주최국인 일본, 98년 월드컵에서 3전 전패를 기록한 미국 등이다.

미카엘 라우드루프 덴마크 코치는 일본에서 "큰 나라와 작은 나라간 격차가 최근 점점 좁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변의 원인으로 지네딘 지단과 루이스 피구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유럽리그의 빡빡한 일정 때문에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다는 점과 쌓인 피로, 부상 등을 들었다.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부상당한 지단의 경우 거액의 몸값을 지불한 소속팀인 레알 마드리드가 완전한 회복 이전의 월드컵 경기 출장을 반대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뉴욕타임스는 이와는 반대되는 사례로 대표선수중 2명만이 유럽리그에서 뛰고 있어 수개월간 다른 선수들과 함께 연습할 수 있었으며 체력과 팀워크로 그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한국팀을 들었다. 또 지난 90년 아마츄어 선수만으로 구성됐던 미국팀이 이제는 모두 프로선수들로 채워져 있으며, 그중 12명은 유럽에서 뛰고 있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하지만 세계 정상급 팀 전부가 약체가 된 것은 아니다. 뉴욕타임스는 18일 한국과 8강 진출을 놓고 일전을 벌이는 이탈리아를 비롯해 브라질, 독일, 잉글랜드 팀은 여전히 잘 하고 있어 이들을 얕보는 것은 시기상조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또 16일자 사설 '월드컵은 축소된 세계의 컵(A Shirinking World's Cup)'을 통해 이제 "국제 축구 서열은 우수한 선수들의 교류로 국가간 장벽이 무너지면서 의미가 없음을 증명했다"고 선언했다.

"다른 분야에서 자주 애용되던 세계화란 말이 이제는 축구장을 효과적으로 평준화시키고 있으며 이는 파리의 절망,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경악, 다카르와 서울의 광란의 축제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월드컵 세계화는 국가간 장벽의 붕괴를 의미**

월드컵을 통한 세계화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세네갈. 개막전에서 프랑스를 꺾은 세네갈 선수 대부분은 프랑스 프로리그에서 뛰고 있으며 결승골을 넣은 디오프는 프랑스 랑스팀에서 뛰고 있다. 이외에도 미국을 포함한 축구 2류국가 출신 선수들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기량을 자랑하는 리그에서 뛰고 있다.

월드컵을 통한 세계화는 "세계의 대중문화를 동일화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이뤄져 각국의 축구경기 스타일을 집약시키고 있다"는 진단이다. 즉 과거 월드컵은 남미의 현란한 개인기 대 유럽의 조직력 스피드 힘의 대결을 보여주었지만 오늘날에는 각자 서로의 장점을 모방하려고 애쓰고 있다는 것이다.

***남미·유럽 축구 개성 사라져**

물론 독특한 축구스타일의 실종이 불만을 야기시키기도 한다. 94년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브라질 감독이 지나치게 수비 위주의 유럽식 스타일을 강요했다고 불평을 들은 게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이런 불평도 한국 세네갈 미국 등과 같은 월드컵 신출내기들이 월드컵을 차지할 경우 과거 축구 강국들이 털어놓을 투정과 비교하면 의미를 상실할 게 분명하다.

세계화된 한국 축구의 선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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