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선 미래도시환경 대표(42)가 김대중 대통령 3남 김홍걸씨 등을 배경으로 스포츠토토(주)의 체육복표 사업 등 현 정부의 각종 이권사업에 참여했다는 의혹이 한나라당과 신문, 방송 등 언론을 통해 크게 제기되며 현 정권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힐 새로운 게이트로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 최씨에게 10억원을 준 것으로 밝혀진 송재빈씨가 대표로 등재돼 있는 체육진흥투표권(체육복표) 사업자 스포츠토토(주)의 지배주주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 52% 소유)에는 '최규선 게이트'를 집중 보도하고 있는 9개 언론사가 자회사 등을 통해 주주로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사행성 산업인 복권사업에 참여하는 언론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조선일보 계열사 등 9개 언론사가 타이거풀스 주주**
TPI에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9개 언론사는 스포츠조선 디지틀조선 한국일보 스포츠서울21 넥스트미디어 경향신문 YTN 조인스닷컴 문화일보 등으로 0.5%를 소유한 조인스닷컴과 문화일보외에는 모두 각 1%씩을 보유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스포츠조선과 디지틀조선 두 계열사를 통해 모두 2%의 지분을 간접 소유하고 있다.(언론사 지분은 지난해 증자 불참으로 현재 0.5%는 0.48%로, 1.0%는 0.96%로 축소됐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해 9월 문화관광부 국정감사 때 문화관광부가 국회 문화관광위 의원들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밝혀졌는데 TPI측은 15일 "상장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주주나 지분률 변동사항은 비공개가 원칙이나 지난해와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스포츠토토(주)는 TPI가 2000년 12월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구성한 한국풀스컨소시엄(대표 이주혁)이 최종사업자로 선정된 후 바꾼 이름이다. 당시 경쟁자였던 한국전자복권 컨소시엄(대표 박기형)에는 동아일보와 SBS스포츠채널이 각 5% 정도의 지분을 갖고 참여했다.
TPI 주축의 컨소시엄이 납입자본금 5백억원을 써넣은 것을 참작할 때 1% 지분을 갖고 참여한 언론사들은 각각 5억원씩을, 한국전자복권 컨소시엄(납입자본금 700억원)에 5% 지분을 갖고 참여한 언론사는 각각 35억원 정도를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치열한 경쟁을 벌인 두 컨소시엄중에는 문화관광부 산하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시민단체 5명을 포함해 26명으로 구성한 심사위원회 심사결과 한국풀스컨소시엄이 917.060점을 얻어 877.314점에 그친 한국전자복권컨소시엄을 누르고 2000년 12월 4일 우선협상대상업체로 선정됐다. 한국풀스컨소시엄은 이후 2001년 2월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체육진흥투표권사업 최종수탁사업자로 선정됐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28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홈페이지 게시판에 최규선씨의 운전기사였던 천호영 씨가 '송재빈 TPI 대표가 최규선 미래도시환경 대표 등 정권실세의 힘을 등에 업고 지난해 2월 체육복표 사업자로 선정됐고, 그 대가로 송씨는 최씨에게 10억원과 타이거풀스 주식 수만주를 건넸다'고 폭로하며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과정에 송씨의 로비를 통해 현 정권의 실세가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타이거풀스 동아일보 상대 30억원 손해배상소송 제기**
한편 지난 4일 TPI는 '체육복표 스포츠토토 2001년 사업권 선정...고위층 로비 의혹'을 1면 머릿기사로 보도한 동아일보 대표이사와 편집국장, 취재기자 등을 대상으로 총 30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타이거풀스는 또한 관련사실을 보도한 대한매일과 내일신문 등에도 언론중재위원회에 반론보도를 요청하는 중재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이들을 상대로 한 법적 소송도 검토중이다.
문제가 된 3월 30일자 동아일보 보도는 송재빈 TPI 대표의 로비의혹을 폭로한 천호영씨의 글을 요약하며 체육복표사업자로 선정된 한국타이거풀스사의 역사와 "천씨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는 반론을 소개했다. 동아일보는 한국전자복권 참여주주로 (주) 스포츠토토의 전신인 한국풀스컨소시엄과는 관련이 없다.
스포츠토토(주)는 이와 관련 지난달 30일 '동아일보 기사와 관련한 스포츠토토(주)의 입장'을 통해 "스포츠토토 사업권 서정과 관련, 타이거풀스의 송재빈 대표가 고위층 친인척에 로비의혹이 있다는 기사는 사실과 다르다"고 전면 부인했다.
'최규선 게이트'를 통해 또다시 불거진 권력층의 친인척 비리의혹에서 언론이 돌아봐야 할 점은 체육복표 사업이란 사행성 산업을 이용해 돈을 벌겠다며 주주로 참여한 언론들의 자화상이다.
스포츠토토(주)는 현재 경기의 승패를 미리 알아맞히는 복권방식에 우리 국민들이 적응을 하지 못해 예상보다 크게 저조한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언론사들은 이번 비리의혹이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자사 지면이나 자회사인 스포츠지들을 통해 스포츠토토(주)가 주최하는 행사들을 대서특필하거나 당첨사례들을 크게 홍보하며 일반 국민들의 사행심을 조장해 왔다.
***10개 일간지 타이거풀스 관련기사 홍보성이 대부분**
실제로 프레시안이 15일 한국언론재단의 기사검색시스템 카인즈(www.kinds.or.kr)를 이용해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이 임박했던 2000년 10월 1일부터 2002년 4월 15일까지 '타이거풀스'를 주제어로 검색을 실시한 결과 '최규선 게이트'가 불거지기 전까지는 '타이거풀스가 대주주인 스포츠토토가 주최하는 골프 등의 행사와 당첨' 관련 홍보성 기사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10개 종합일간지의 타이거풀스 관련기사는 경향신문이 54회, 국민일보 36회, 대한매일 48회, 동아일보 46회, 문화일보 46회, 세계일보 32회, 조선일보 38회, 중앙일보 39회, 한겨레 40회, 한국일보 41회 등이다.(4월 15일까지의 기사를 검색했으나 업데이트 문제로 4월 12일 이후 기사들은 통계에 거의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천호영씨의 폭로로 '최규선 게이트'가 불거진 이후에는 타이거풀스와 현 정권 실세들의 비리의혹을 연결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타이거풀스나 스포츠토토 관련보도에 홍보성 기사가 많은 원인은 무엇보다 스포츠토토(주)의 대주주인 타이거풀스가 주요 광고주로서 상당액의 광고비(건당 5천만원 정도)를 집행하고 있으며, 또 일부 언론사들은 스스로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이번 기회를 통해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과정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다수 언론사들은 스스로 사행심을 조장하는 체육복표 사업에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상황과 주요 광고주라고 관련기사를 홍보성 기사로 채우고 있는 현실에 대한 반성을 통해 언론의 정도가 무엇일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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