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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ㆍ불가리아도 나토회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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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ㆍ불가리아도 나토회원국

9.11 이후 미국의 군사팽창주의 가속화

9.11 테러 이후 전 세계를 대상으로 테러와의 전쟁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이 흑해(the Black Sea)의 군사기지 마련을 위해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등 동유럽 국가들의 나토(NATO)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IHT(International Herald Tribune)는 26일자 '흑해: 나토확장의 새로운 초점'이란 기사에서 미국과 나토, 동유럽 외교관들의 말을 인용해 테러리즘에 대한 전쟁을 전 세계로 확대하고 있는 미국이 흑해를 군사적 요충지로 보고 애초 나토 가입대상이 아니었던 루마니아와 불가리아까지 나토에 가입시키기 위한 진지한 고민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당초 두 나라는 민주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부정부패가 심하며 군사력 수준이 낮다는 점 등 때문에 나토 가입대상국가로 고려되지 않았으나 9.11 이후 변한 미국의 세계전략으로 인해 가입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나토의 확대문제는 올해 11월 체코 프라하에서 열릴 나토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인데 이미 4,5개 구 공산주의 국가가 초대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나토가 역사상 가장 거대한 문호개방의 문턱에 서 있다는 의미인데 이는 불과 9.11 이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솔로몬 패시(Passy) 불가리아 외무장관은 한 인터뷰에서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는 9.11 테러라는 비극을 (나토 가입의 기회로) 최대한 활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지난 25일에는 나토가입을 희망하는 구 공산체제 10개국의 정상들이 루마니아 수도 부카레스트에서 회담을 가졌다. 이 회동에는 미국과 나토관리들은 슬로베니아와 발틱해 연안 3개국인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의 가입에 찬성을 표시하기 위해 참석했으며 이들은 나토가입 초대장을 받은 것이 확실한 것으로 여겨진다.

5번째 가입대상국인 슬로바키아의 경우 전 권위주의 정권의 수반 블라디미르 메시아르(Meciar)가 오는 9월 선거에서 다시 정권을 잡지 못할 경우 역시 초대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부카레스트 회담에는 알바니아 크로아티아 마케도니아 정상들도 참석해 관심을 보였는데 이들은 가능한 가입후보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지난 99년 구 공산국가로는 처음으로 폴란드 체코 헝가리 등 3개국이 가입한 이후 이들 6,7개국이 한꺼번에 나토에 가입한다는 것은 9개월전까지는 상상할 수 없었던 국제사회의 큰 변화를 상징하는 중요한 사건이다.

한 나토회원국의 외교관은 이와 관련해 "빅뱅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나는 9.11 테러를 상상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같은 변화가 가능하리라는 것도 상상할 수 없다"고 급격한 변화에 대한 놀라움을 표시했다.

현재 미국은 아프간 전쟁을 수행중인 전투기의 연료보급 비행기를 불가리아내 공군기지에 배치하고 있는데 이 공항은 사실상 미군기지로 이용되고 있다. 패시 외무장관에 따르면 이는 불가리아가 2차세계대전과 바르샤바 조약 기간중에도 제공하지 않았던 기지를 외국군에 제공한 최초의 사례다.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는 또한 무조건적으로 자국 영공을 미군에 제공하고 있는데 관리들에 따르면 매일 20대의 미군 전투기가 아프가니스탄으로부터 루마니아 상공을 통과하고 있다. 두 나라는 또한 카불에 평화유지군을 주둔시키고 있다.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는 발칸반도의 평화유지군 규모를 세배로 늘렸으며, 흑해에 위치한 콘스탄즈시의 루마니아 군사기지는 앞으로 미군의 발칸반도 전략수행의 요충지가 될 전망이다.

미르시아 지오아나 루마니아 외무장관은 "9.11은 흑해를 자연적인 도약대(스프링보드)로 바꾸었다"고 한 인터뷰에서 밝혔다.

체코 프라하의 나토회의 초대를 받은 두 나라는 나토가입이 가능하다면 미국이 행하는 대 이라크 전쟁 등 어떠한 캠페인에도 기꺼이 참여하고 활주로와 부두 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이다.

패시 외무장관은 "다음번에 미국이 지원을 요청하거나 필요하다면 불가리아는 최상의 연합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고 불가리아 관리들은 그의 말을 재확인시켜 줬다.

반면 미군기지가 위치하고 있는 터키와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다른 나라들은 이라크에 대한 공격에 대해 더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이 또한 워싱턴 관리들에 의해 감지되고 있다.

한편 미국 관리들은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에 대해 고착화된 부정부패 척결 문제 등을 해결하는 과정이 너무 더디다고 질책하며 개혁에 대한 속도를 더 내라고 주문하고 있다.

"나는 두 나라가 마지막 결승선까지 뛸 수 있도록 고무시키기 위해 여기에 왔다"는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이 말했는데 그가 부카레스트에 등장한 것 자체가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의 나토가입을 미국이 매우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음을 상징하는 사건이다.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중인 한 미국관리는 두 나라의 나토가입 문제와 관련해 "작은 이익도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거 소련 영역이었던 국가들의 나토가입 문제는 러시아의 민감한 태도 때문에 논쟁의 불씨를 남겨놓고 있다. 특히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가 이 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독일 관리들이 "슬로-슬로(Slo-Slo)" 접근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나토가입 대상국에 슬로베니아와 슬로바키아만을 포함시키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반테러전쟁 연합에 속해있는 러시아는 현재 나토와의 관계를 재정립중인데 현재 처한 러시아의 역할이 발트 3국의 나토가입관련 논쟁과 무관한 것으로 만들었다. 이제 문제는 11월에 있을 나토회의에 초대받는 나라가 4개국이냐 6개국이냐, 혹은 7개국이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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