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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양간 사람에게 사약 내린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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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양간 사람에게 사약 내린 꼴"

스카이라이프 '언론제보' 간부 3명 해고

"귀양보낸 사람에게 사약을 내린 꼴이다."

한국디지털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 대표 강현두)이 4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세 명의 간부사원들에게 내린 해고결정을 두고 회사내의 한 직원이 던진 말이다.

현 정부 국책사업의 하나로 지난 1일 '하늘만큼 좋은 방송'이라며 화려하게 출발한 스카이라이프가 출범부터 잦은 내분과 셋톱박스 미비 등의 준비부족으로 잡음을 내고 있다.

4일 열린 사내 인사위원회(위원장 이강수 위성방송연구소장)가 3명의 간부에게 언론에 의도적으로 회사에 부정적인 정보를 유출했다며 해고라는 초강경징계를 내린 이유도 스카이라이프의 잡음에 쏟아지는 언론의 비판 때문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4일 열린 인사위원회는 '회사정보와 허위사실을 의도적으로 외부에 배포하여 회사에 크나큰 손실을 끼친 행위'에 대해 당사자들의 소명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는게 스카이라이프측의 설명이다. 양재원 스카이라이프 대외협력실장은 "회사정보를 의도적으로 배포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소명기회를 준 자리"라며 "아직 사장 결재를 남겨 놓고 있어 해고가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다. 현재 진상조사중인 상태로 빠르면 다음주중으로 최종 결정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해고가 결정된 이병효 동부권 총괄지사장, 양정철 고객센터장, 박승룔 대외협력실 부장 등 3명은 회사측 조치가 "12일 주총을 앞두고 언론에 비판적인 보도가 나오니까 건전한 사내 비판세력을 없애기 위한 것"이라며 "현 경영진이 무능력하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경영진 교체설이 대두되자 자리보전을 위해 부도덕한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 현재 변호사자문을 받고 있으며 법원에 해고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낼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해고조치된 3명의 간부중 이병효 지사장과 양정철 고객센터장은 이미 지난해 9월 인사에서 특별한 귀책사유없이 임원급에서 팀장급으로 발령나는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바 있다. 이번 해고조치에 대해 '한번 밀려난 사람을 완전히 내보내려는 것'이라는 스카이라이프 직원들의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스카이라이프측은 이에 대해 "팀장급이라도 급여 등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강등은 아니며 회사 본부내 다른 직원들과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다른 자리로 보낸 것이다. 이번 해고조치는 회사입장에서 해사행위를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3명의 간부에 대한 징계조치와 관련해 스카이라이프의 한 직원은 "회사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면서 위치가 불안정하다고 느낀 현 경영진이 화근을 잘라버리려고 취한 행위로 본다"며 "국책사업으로 일정부분 사회적 공기로 언론의 기능을 수행하는 위성방송사업자가 언론제보를 이유로 내부고발자를 해고조치하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지적했다.

스카이라이프는 인사위원회를 열기에 앞서 제보 증거 등을 찾기 위해 지난달 22일 해고조치된 간부들의 컴퓨터와 하드디스크를 '사장 지시사항'이라며 압수하고 조사를 벌여 물의를 빚기도 했다. 당사자들은 "지난해 휴대폰 통화내역 조사에 이어 컴퓨터를 압수 수색하는 것은 명백한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스카이라이프측은 "휴대폰 통화내역조사는 회사에 부정적인 소문을 내는 해사행위를 조사하기 위한 감사위원회의 결정이었으나 프라이버시 침해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강 사장이 중단지시를 내렸다"며 "회사소유인 컴퓨터 압수수색은 변호사들의 자문을 구한 후 당사자에게 통보를 하고 이뤄진 적법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국책사업으로 출발한 위성방송이 출범부터 내부갈등이나 준비부족으로 잡음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비판하는 언론보도를 이유로 내부고발자를 추적해 징계한다는 것은 실패할 경우 정부와 소비자가 수조원 이상의 부담을 안을 것으로 예상되는 위성방송사업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사회적 공기 역할을 수행하는 위성방송사업자가 직원에 대한 사찰과 감시를 통해 언론의 비판적 보도를 막겠다고 발상했다는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지적이다.

한 방송관계자는 "강현두 사장과 인사위원회 위원장인 이강수 소장 모두 평생 언론자유의 소중함을 가르친 언론학자 출신인데 언론의 비판보도를 이유로 제보자를 해고조치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는 위성방송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도 지금 언론에서 지적되는 여러 문제들을 미봉하기보다는 면밀한 검토를 통해 보완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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