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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기술도 돈벌이 수단

'先軍정치'의 미국 <7ㆍ끝>

최근 미국 정부는 외국 군대와 경찰을 훈련시키기 위해 군사전문 민간 기업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민간보안업무 전문가인 조지워싱턴대학의 데보라 에반트에 따르면 1990년대에 최소 24개국 이상이 미국의 민간 기업으로부터 군사훈련을 받았다고 한다. 대상국가는 앙골라, 볼리비아, 보스니아, 콜롬비아, 크로아티아, 에콰도르, 이집트, 기니, 에티오피아, 가나, 아이티, 헝가리, 코소보, 페루, 라이베리아, 말라위, 말리, 나이지리아, 르완다, 세네갈, 사우디아라비아, 스웨덴, 대만, 우간다 등이다.

미 국방부와 법무부, 국무부는 인권침해 등의 문제 때문에 미 정부가 공식적으로 수행하기 곤란한 대외 군사훈련을 위해 민간 업체들을 고용하고 있다. 예컨대 미 국무부는 MPR(군사전문자원회사)I와 로지콘 등 민간기업을 통해 아프리카위기대처계획(ACRI)에 참여한 아프리카 국가 군대 등 외국 군대를 훈련시키고 있다. 마찬가지로 미국이 재정적인 지원을 하는 마약과의 전쟁에 관련이 있는 수많은 프로그램도 미국의 민간 업체들이 수행하고 있다.

***정치적 위험 없는 군사적 개입**

민간 군사전문업체(PMCs)에 군사훈련 사업권을 줌으로써 미국은 지난 10여년동안 전세계에 걸쳐 외국 군대 및 경찰을 양성할 수 있는 방법을 확장시켰다. 미군을 배치할 때 따르는 의회와 여론의 감시나 간섭이 민간 군사전문업체들에게는 한결 덜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군이 희생될지 모로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도 특정 상황에 미국이 개입하는 길을 마련해주었다. 1993년 소말리아에서 미 육군 공정대원의 사망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미군의 희생에는 엄청난 정치적 대가가 따른다. 동시에 민간기업에 의한 외국군 군사훈련은 냉전 종식 후 양산된 미 퇴역군인들에게도 취업기회를 제공했다.

설립 역사가 오래된 군사전문 민간기업들은 1990년대에 활동영역을 넓혔으며 현재는 신생업체들도 대거 생겨나고 있다. 외국 군대을 대상으로 한 훈련을 실시하는 전통적인 업체들로는 MPRI, 빈넬, 칼라일 그룹, BDM, 디펜스 포어캐스트 인터내셔날, DynCorp, 사이언스 어플리케이션 인터내셔널 코포레이션, 텍사스 인스트루먼츠, 부즈앨런 앤 해밀턴, L3 커뮤니케이션즈, 콜맨 리서치 등을 꼽을 수 있다.

미국 정부의 위탁 훈련프로그램 외에도 민간 업체들은 외국 군대 및 보안기관, 경찰들과 직접 접촉하기도 한다. 이를 위해 업체들은 우선 국무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1975년, 빈넬은 해외 보안병력에 대한 훈련을 독자적으로 진행시키기 위해 국무부로부터 허락을 받은 최초의 업체였다. 당시 빈넬은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방위군을 훈련시켰다. 사우디 국가방위군은 사우디 왕족 경호가 주임무이다. 빈넬이 가장 최근에 계약한 사업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루어졌다. 빈넬은 1998년부터 2003년까지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으로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왕가를 보호할 근위부대 및 사우디 군대를 훈련하기 위해 약 1천4백여명의 민간인들을 고용했다.

외국 군대와 경찰이 민간 미국 업체들로부터 훈련을 받은 것은 이 뿐이 아니다. 2000년 초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DynCorp사와 MPRI는 콜롬비아 경찰과 마약퇴치군에 대한 훈련을 실시했다. 또 13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대콜롬비아 군대원조 프로그램에(콜롬비아 플랜) 적어도 6개의 미국 기업이 참여, 타산성 높은 새 계약을 체결하고 라틴아메리카 연락소를 개설했다.

***정ㆍ군부 관료들과 끈끈한 인맥**

미국의 민간 군사업체들은 주로 안데스 지방에서 미국 군사업무의 상당 부분을 수행하고 있다. 버지니아주의 워싱턴 근교에 본부를 둔 DynCorp와 MPRI는 콜롬비아 경찰과 마약퇴치 병력에 대한 훈련을 실시했다. 또 2001년 MPRI는 콜롬비아 군대와 경찰 훈련과 관련, 미 국방부와 6백만불의 계약을 완수했다.

콜롬비아 플랜에 따르면 민간 업체의 수는 3백개 업체로 제한되었다. 그러나 2001년 12월, 의회는 4백개 업체로 이 제한범위를 확장했다. 더욱이 법적 제한은 민간업체들에게 아무런 제약이 되지 못했다. 이들은 미국 시민권자가 아닌 사람들을 고용하는 방법으로 이 제한을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 예컨대 콜롬비아에서 민간 업체들은 페루인, 과테말라인 등 라틴아메리카 사람들을 고용했다.

"민간업체들에게 군사훈련사업을 허락하는 과정에 대한 책임이 전혀 없다. 이는 납세자들로부터 전쟁 지원금을 충당하는 한가지 방법이다"라고 PMCs에 대한 규제를 입법화한 공화당 의원 얀 샤코프스키는 말했다. PMCs에 대한 가장 강력한 비판은 오히려 군대에서 제기됐다. 1998년 국방대학교에서 제시한 논평에 따르면 "군사 부문의 민영화는 아무런 대중적 검증도 거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대중적 투명성과 책임소지는 ACRI처럼 미국 정부가 민간업체들에게 용역을 주었을 때가 외국 군대와 미국 기업사이의 직접적 계약(콜롬비아 계약)보다 훨씬 분명하다. 민간업체들 사이의 개별적 교류에 대한 정보는 거의 알려지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무부는 민간 업체들에 대한 군사훈련 허가와 관련, 정확한 보고서를 요구하지 않는다. 의회도 마찬가지다. 의회는 누가 누구를 훈련시키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국무부는 단지 의회에 표면적인 계약사항만 공지하면 된다.

민간 업체들에 대한 정부의 감독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예컨대 그 지역 미국 대사의 안보 보좌관이 훈련 프로그램이 어떻게 수행되고 있는지를 조사하는 경우에 한해서이다. 감독은 사안의 중요도에 따라서 대사마다 다양하다.

현재 민간 업체들에는 퇴역 군인들이 고용돼있다. 이들은 정부의 국방 관계자들과 오래전부터 친분을 맺고있던 인사들이다. 정부의 엄격한 감독은 그래서 철저하게 이루어질 수 없다. 또 민간업체들이 외국 군대나 보안인력, 경찰들과 직접적으로 계약을 체결한 훈련에 대해서는 인권관련 조치를 취하라는 법적인 요구조차도 없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례**

미국과 사우디 정부를 결합시킨 재정적 유대관계는 석유개발 때문에 시작됐지만 그것만으로 그치지 않았다.

미 국방부 통계에 따르면 1990년에서 1999년까지 사우디 정부는 미국의 무기제조업체에게 3백억 달러를 지불했다. 여기에는 F-15 전투기, M-1A2 아브람 탱크, 아파치 헬기 등을 포함한 엄청난 군수물자뿐만 아니라 이 군수품을 유지하고 운용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전수하는데 따른 비용이다. 이 무기들과 사용기술은 합법적이고 공개적으로 거래됐다.

그러나 지난 25년동안 사우디아라비아의 통치자들이 국왕의 친위군과 내부방위군대를 보강하기 위해 미국의 민간 업체들과 정치적인 커넥션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간혹 '비밀공작 부대'로 알려진 이들 미국 민간 업체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군사시설을 보강하고 사우디 군을 훈련시키고 관리하는 댓가로 지난 10년동안 수십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미국과 사우디 사이의 이 같은 밀월관계의 결과, 수만명의 미국 노동자와 그들의 가족들이 현재에도 여전히 사우디아라비아 본토에 거주하고 있는 것이다. 미 의회조사국(CRS)에 따르면 2001년 현재, 민간 군사전문 업체 종사자 중 약 3만5천명에서 4만명의 노동자들이 사우디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와의 군사 활동은 일급비밀**

사우디 왕가가 오랫동안 서구세력과 동맹관계를 맺어오는 것에 반대해온 수많은 사우디의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에게 미국의 주둔은 매우 공격적인 행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 내부에서 활동하는 미국의 민간 군사전문업체들에 관한 공개를 꺼리고 있다.

국방부 대변인 데이비드 데스로치스는 미국이 사우디 내부에서 진행하는 활동에 대한 정보 공개는 사우디의 안전상의 이유로 제한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우디 측에서 이러한 정보를 공개하게 되면 '사우디는 폭발할 것'이라며 이의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내부에서 미국의 민간 군사전문업체들이 수행하고 있는 활동은 국방부에 의해 승인을 받았으며 이 대부분의 역할은 퇴역 군사관료들이 수행했다.

이들 업체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군, 해군, 해병대, 국가방위군을 대상으로 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칼라일 소유 기업이 사우디 왕족 경호**

TRW의 계열사인 빈넬은 지난 26년동안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방위의 현대화 사업에 관여하고 있다. 1998년에 체결된 5개년 사업의 비용은 약 8억3천1백만 달러로 추정되며 2백80여명의 미국 정부관계자들과 1천4백여명의 빈넬사 임직원들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빈넬은 미국 정보기관 및 군부대와 오래전부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빈넬사는 베트남에서 미군 기지 건설과 철수작업에 관여함으로써 수억 달러의 수익을 올린 바 있다.

벤넬사는 또한 베트남에서 진행된 비밀작업에도 관여했다. 1975년 시사잡지'빌리지 보이스' 인터뷰에 따르면 국방부 관계자는 빈넬을 '우리 내부의 작은 용병'이라고 불렀다.

빈넬사의 모회사인 BDM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수많은 계약을 체결해 왔다. 1995년에서 1997년까지 BDM 계열사인 BDM 페드럴은 사우디 공군의 정보기술 및 엔지니어링 계획과 관련, 5천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 그 계약에 따라 4백여명의 BDM 관계자들이 사우디아라비아에 거주하고 있다.

BDM 페드럴은 또한 1996년에서 2000년 사이에 두개의 계약을 체결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카미스 무샤이트 군사기지 건설과 관련해 체결한 4천4백4십만 달러의 계약, 사우디의 F-15 전투기 함대를 운용하기 위한 8백45명의 전문인력을 제공하는데 따르는 6천5백만 달러의 계약.

거대 방위산업체 TRW가 BDM을 인수한 1998년까지 BDM의 최대주주는 유력한 투자그룹인 칼라일 그룹이었다.

이 외에도 사이언스 애플리케이션 인터내셔널사는 사우디해군부대의 통신 및 지휘계통 체계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따르는 총 1억6천6백만 달라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또 부즈 앨런 앤 해밀턴은 2000년 1월에 마무리 된 사우디 해군부대와 관련한 5개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이 체결되었을 때, 국방부는 이를 약 2천1백8천만 달러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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