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KBS본부 “이 부장 도피성 연수, 최고 경영진 도움 없었나”**
G&G 그룹 회장 이용호씨와 김대중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간의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진 KBS 이철성 라디오편성 부장(44ㆍ라디오편성 부주간)이 지난 해 12월 차정일 특검팀이 꾸려진 이후 지난해 연말 휴가를 내고 호주로 떠난 데 이어 지난 7일 1년간 해외연수로 사후 처리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KBS측이 이씨의 도피성 해외연수를 도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이철성 부장은 이미 지난해 9월 대검중수부로터 이용호씨로부터의 천만원 수수와 이씨와의 주식투자 등에 대해 조사받은 적이 있는데 작년 12월초 이용호 게이트에 대해 차정일 특검팀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이후 12월말 갑자기 휴가를 내고 가족과 함께 호주로 떠나버렸다.
이 부장의 갑작스런 휴가와 해외연수에 관한 의혹은 29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직무대리 이규현)가 KBS 사내게시판 '코비스‘에 발표한 ‘뼈아픈 반성과 납득할 만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성명을 통해 처음 제기됐다.
노조는 이 성명에서‘사실상 도피로 이해할 수밖에 없는 이 부주간의 호주 연수에 박 사장을 비롯한 회사 최고경영진의 도움이 있지 않았나’라며 특혜의혹을 제기했다. 노조는 '이 부주간의 호주 연수를 성사시키기 위해 최고 경영진이 벌도의 수고까지 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며 회사측에 대해 해명을 요구했다.
***“평소 현 정권 실세들과 친하다고 과시해”**
이와 관련, KBS의 한 간부는 “이용호게이트와의 관련여부는 알 수 없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이 부장이 지난해 연말 갑자기 휴가를 낸 후 연수를 떠난 것으로 사후처리됐다. 공식적으로는 호주 정부 초청으로 1년간 연수를 떠난 것으로 돼있는데 정상적인 경우라면 있기 어려운 일이며 상식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이 간부는 이어 “이 부장이 연루된 이용호 게이트나 윤태식 게이트 KBS 관계자들에 대해 최근 간부회의에서 내부 감사가 진행중이라는 보고를 들었으나 구체적인 처리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박권상 사장이 고민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철성 부장은 평소 현 정권의 실세로 알려진 청와대 박지원 특보나 민주당 최재승 의원 등과 '형님 동생’하는 친한 관계라는 말을 하고 다녀 부사장이나 본부장들도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며 “박 사장과도 독대하는 사이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KBS 인력관리실측은 이 부장의 거취문제와 관련해 “이 부장이 자신의 거취를 간접적으로 알려왔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언론노조 KBS본부측에 밝혔다.
이 부장은 G&G 그룹 회장 이용호씨가 김대중 대통령의 차남인 홍업씨에게 접근하려는 과정에서 창구역할을 했으며 이씨와 함께 5억원이 입금된 3개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삼애인더스 등의 주식을 사고 판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이철성 부장은 호남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노조측은 이용호, 윤태식등 각종 게이트에 연루된 KBS 관계자들 대부분이 특정지역 출신이라는 점에서 박권상 사장의 뼈아픈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언론노조 KBS본부의 성명서 전문.
***뼈아픈 반성과 납득할 만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
윤태식 게이트와 함께, 대통령 친인척 등 권력 핵심들이 드렁칡 얽히듯이 얽혀서 악취를 뿜어내는 이른바 이용호 게이트가 특검조사 한달 반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 환부의 크기가 다 드러나지 않고 있다. 어쩌다 나라가 이 지경이 됐는가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는 이미 만시지탄의 절망으로 바뀌어 버렸고, 오직 하나 남은 관심사는 특검팀이 과연 용기 있게 사건의 전모를 밝혀내고 그 결과에 따른 마땅한 처벌이 이뤄질 것인가 하는 것뿐이다. 그렇게 해서 이번만큼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죄지은 자 벌을 받는 아주 근본적인 상식이 통하는 모습을 국민들은 보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수십년을 걸쳐 정권이 바뀔 때마다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한 사람들이 끼리끼리 해먹고, 문제가 되더라도 우리끼리니까 적당히 덮어두고 봐주는 식으로 이어져온 나라, 그래서 언제나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할 지경으로 키워버리는 이런 나라에서 상식이 통하는 ‘기적 같은’ 일은 정말 일어날 것인가? 그러나 어쨌든 국민들의 관심은 특검의 몫이고 우리는 우리의 문제부터 걱정할 처지다.
최근 이용호 게이트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KBS의 이철성 라디오편성부주간이 이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났다. 윤태식 게이트와 마찬가지로 이용호 게이트도 KBS를 비켜가지 못한 것이다. 특검의 조사에 따르면 “이용호씨가 김 대통령의 차남인 홍업씨에게 접근하기 위해 홍업씨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이철성 부주간에게 접근했고” 이 과정에서 부적절한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이철성 부주간은 지난 1월 7일부터 1년간 호주로 연수목적의 발령이 나서 현재 가족과 함께 호주에 머물고 있으나 특검의 조사를 받기 위해서는 거취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서 인력관리실의 한 관계자는 “이 부주간이 자신의 거취를 간접적으로 알려왔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권력을 가진 곳이라면 청와대에서 언론사까지 어느 곳 하나 빠짐없이 얽혀버린 이번 사건에서 KBS의 간부 한명이 연루된 것은 어찌 보면 다행일 수 있을 만큼 작은 사건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남들이 다 그러는 것처럼 우리도 역시 ‘우리끼리’ 대충 이해하고 넘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냥 넘기기에는 석연치 않은 의문이 있기에 이를 지적하고자 한다.
이용호 게이트와 관련해서 이 부주간은 이미 작년 9월에 대검 중수부로부터 조사를 받은 적이 있고, 이때에도 1천만원 수수와 주식 투자 등에 대한 수사가 있었지만 무혐의 처리됐다. 그러나 당시 대검 중수부에 의한 이용호 게이트의 수사는 근본적으로 덮어주기였다는 비난이 제기됐고 결국 지난해 12월 초부터 지금의 차정일 특검팀이 만들어져 이용호 게이트가 전면 재수사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는 지난 1월 7일 이 부주간은 해외연수라는 명목으로 가족들과 함께 호주로 날아갔다.
우리가 제기하는 첫 번째 의문은 사실상 도피로 이해할 수밖에 없는 이 부주간의 호주 연수에 박 사장을 비롯한 회사 최고 경영진의 도움이 있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이런 의문은 무엇보다 연수의 성격에서부터 드러난다. 이 부주간의 호주 연수는 호주 정부의 초청형식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기간은 1년, 비용은 본인과 호주 정부가 반반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연수이니 만큼 이 기간동안 봉급은 다 받게 된다. 해외로 공부를 떠나는 대부분의 직원들이 휴직을 하고 백퍼센트 자비로 떠나는 것에 비해 이 부주간이 받은 연수는 회사내의 극소수만이 누리는 일종의 특혜 같은 것이다.
더구나 1직급인 부주간이 목적도 불분명한 해외연수를 1년간이나 한 예가 지금까지 몇 건이나 있었는지 묻고 싶다. 이렇게 놓고 볼 때 특검의 수사가 시작된 이후 다급해진 그의 입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최고 경영진이 그에게 해외연수와 같은 특혜를 베풀었다는 것은 마치 서로가 협의해서 결정한 듯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덧붙여 사내에는 이 부주간의 호주연수를 성사시키기 위해 최고 경영진이 별도의 수고까지 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 이는 정말 사실인가?
두 번째 의문은 이 부주간이 이용호 게이트와 연관된 KBS의 전부인가, 아니면 빙산의 일각인가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도 특정 지역출신, 특정 직종 종사자들의 실명이 이미 거론되고 있다. 이상의 소문과 의문들은 더 증폭될 수 있고 해소될 수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미 지난해 9월에 말끔히 해소될 수 있었던 소문과 의문들이 지금까지 해소되지 않은 데에는 무엇보다 최고 경영진의 책임이 크며 그것은 곧바로 최고 경영진의 도덕성에 상처를 주게 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 이번 사건을 보면서 안타깝게 느끼는 것은 각종 게이트가 대통령의 안이한 인사정책 때문에 더 쉽고 크게 확대될 수 있었듯이 KBS의 내부 연루자들도 거의가 특정지역 출신들이라는 점이며 특히 이점과 관련해서는 박사장의 뼈아픈 반성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지금 우리 내부에는 이용호 게이트와 함께 윤태식 게이트의 연루자들도 있으며 많은 직원들이 향후 이들의 처리에 관심을 갖고 있다. 다만 이번 사건들은 우리 내부의 문제라기보다는 오히려 사회적 이슈의 한 부분이라는 점 때문에 더 신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도 간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최종적인 조치는 KBS전체와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방식에 따라야 한다는 점을 최고 경영진에게 강력히 촉구하며 추이를 지켜볼 것임을 밝힌다.
2002. 1. 29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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