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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미국은 정말 몰랐을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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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미국은 정말 몰랐을까 <4>

"두곳의 목표물이 파괴됐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미국의 정보력**

미국 정부는 세계 최대의 정보 수집 및 통신 감청기관들을 거느리고 있다.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국가안보국(NSA), 국방정보국(DIA), 국방정보감청기구(DSIO)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이 정보기구들이 사용하는 예산은 비밀로 분류돼 있지만 대략 매년 3백억 달러를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시 정부와 정부의 입장에 고분고분할 뿐인 미국 미디어의 주장에 따르면, 이 엄청난 국가정보기구들은 20명 가까운 사람들이 동시에 여러 대의 민간 항공기를 납치, 세계무역센터와 미 국방부 건물에 충돌시킨 사건의 계획에 대해 아무런 감도 잡지 못했다.

그러나 9.11 이후 지난 넉달 동안 밝혀진 사실은 9.11 사태의 표면적 모습이나 미국의 군사·정보 복합체가 그 사건과 맺는 관련성에 있어 큰 차이를 보인다. 외국 정보기관과 과거 테러 사건에 대한 미국 당국의 자체적인 조사에서 9.11에 대한 사전 경고가 빈번했다는 점 외에도 미국 정부는 빈 라덴과 알 카에다 조직에 대한 일상적 감시를 통해 상당한 정보를 자체 보유하고 있었다.

***NSA, 빈 라덴의 통신 내용을 분 단위로 녹음**

NSA가 빈 라덴과 그의 조직의 통신 내용을 완전히 감청하고 있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1998년 8월에 발생한 케냐와 탄자니아의 미 대사관 폭탄테러 사건에 앞서 NSA는 광범위한 통신감청을 통해 빈 라덴과 그의 어머니 사이의 전화 대화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NSA는 정치인 등 유명인사들이 이 기구를 방문할 때마다 이 감청 내용을 자랑스럽게 들려주었는데 이는 예산 확보를 노린 것이었다.

일설에 의하면 NSA는 빈 라덴이 아프간에서 위성전화를 통해 나눈 대화내용을 매분 단위로 녹음해 왔다고 한다. 이 위성전화는 뉴욕에서 구입한 것으로 빈 라덴은 이 전화로 수십개국에 퍼져 있는 추종자들과 2천분 이상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로스엔젤레스 타임스 2001년 9월 21일자, ‘증오가 적들을 단결시키다’, 보브 드로긴 기자: 시카고 트리뷴 2001년 9월 16일자, ‘빈 라덴과 측근들, 미 정보기관의 감청을 피하다’, 스코트 셰인 기자)

***미 정부, '98년 이후 감청 불능' 주장**

미 관리들은 빈 라덴에 대한 감청이 지난 98년부터 불가능해졌다고 주장한다. 그 해 미국이 아프간 내 빈 라덴의 근거지를 크루즈 미사일로 정확하게 공격한 이후, 미국의 통신 감청을 간파한 빈 라덴이 전파를 이용한 통신을 중단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 관리들은 알 카에다 지도부가 전화나 전자 장비의 사용을 완전히 중단했으며 연락원 등 쉽게 감시될 수 없는 직접적인 통신방법을 활용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빈 라덴과 알 카에다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이같은 미 정부측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언론인 출신으로 이집트정부 대변인을 지낸 모하메드 헤이칼은 한 영국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빈 라덴과 그의 알카에다 조직이 미국이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9.11 공격을 수행했다는 미국의 주장에 불신을 드러냈다.

“빈 라덴은 수년동안 감시되고 있었다. 그의 모든 전화 내용이 감청됐고 알 카에다 조직에는 미국 정보기관을 비롯하여 파키스탄, 사우디, 이집트 정보기관의 스파이들이 침투해 있었다. 그들이 9.11 정도의 규모와 전문적 능력을 요하는 테러작전을 비밀리에 수행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가디언 2001년 10월 10일자, 모하메드 헤이칼과의 인터뷰)

***미 관리, "9.11 테러는 2년전부터 준비됐다"**

빈 라덴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기 위해 전지구적 정보협력체계를 가동해 왔다는 미국 정부의 자랑이 컸던 만큼, 통신 감시가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는 주장은 신빙성이 떨어진다. 전세계적 네트워크로 운용되는 감시망을 피하기란 실제적으로 불가능하다.

단편적이기는 하지만 빈 라덴의 조직이 전자 통신 장치를 이용해 왔으며, 이 통신 내용이 미국 정보기관에 의해 감시받아 왔음을 시사하는 언론 보도도 적지 않다.

UPI 통신의 리차드 세일은 지난해 뉴욕에서 열린 빈 라덴 추종자들에 대한 재판을 보도하면서 NSA가 빈 라덴의 통신 암호를 해독했다고 전했다. 미국 관리들이 “9.11 공격 계획은 아마도 2년전부터 준비된 것으로 믿어진다”고(뉴욕 타임스 2001년 10월 14일자) 말했던 것에 비추어 보면 9.11 테러와 관련된 일부 정보가 미국의 통신 감청을 통해 입수됐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UPI, 2001년 2월 13일 보도)

***사건 직후 빈 라덴 추종자들의 통신은 어떻게 감청했는가**

미국이 알 카에다의 통신 내용, 특히 9.11 테러와 밀접한 통신 내용을 성공적으로 감시해 왔음을 가장 잘 보여주는 증거는 유타주의 공화당 상원의원이자 국가정보기구와 접촉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오린 해치의 진술이다.

그는 9월 11일 AP 통신을 통해 미국 정부는 빈 라덴의 통신 내용을 감시하고 있었으며 테러리스트들의 공격 성공에 환호하는 2명의 빈 라덴 추종자들의 통신을 감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 정보기관이 감청한 정보 중에는 빈 라덴 추종자들이 두 곳의 테러 성공에 관해 나눈 대화도 있었다”고 밝혔다.

(AP, 2001년 9월 11일 보도, ‘테러 공격으로 세계무역센터 붕괴하다’, 데이비드 크래리.제리 쉬바르츠 기자)

같은 날 해치는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CIA와 FBI 관계자들로부터 똑같은 내용을 들었다며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그의 주장이 사실이라는 것은 부시 정부의 반응에서 증명된다.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해치의 발언에 대해 기밀 정보를 허락도 없이 공표했다며 공식 비판했다. 백악관은 이 일을 대테러 작전과 관련한 세부 정보 유출을 단속하는 근거로 삼았다.

***9.11 이틀 전, 빈 라덴과 어머니간 통신도 포착**

미국이 알 카에다 조직의 통신을 성공적으로 감시하고 있다는 보도는 다른 많은 매체를 통해서도 드러났다. 독일의 슈피겔은 독일 정보기관 BND 관계자들을 인용, BND가 두명의 빈 라덴 추종자들의 전화 대화를 감청했다고 밝혔다.

NBC 뉴스는 10월 4일 빈 라덴이 세계무역센터 공격이 일어나기 이틀 전 자신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이틀 안에 어머니는 엄청난 뉴스를 듣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당분간 제 소식을 듣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NBC는 외국 정보기관이 그 전화내용을 녹음했으며 그 정보를 미국에 보냈다고 밝혔다.

이같은 보도는 신중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공습이 개시되기 직전에 이러한 보도가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결론을 피할 수는 없다. 만일 미국 정보기관이 9.11 이후에 그러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면 그 전에도 틀림없이 가능했을 것이다.

(토론토 글로브 앤 메일, 2001년 10월 5일자)

***테러 가능성을 사전 경고해주는 CIA의 프로미스 시스템**

비행기 납치범과 공범들 사이의 통신감청 외에도 9.11에 대한 또 다른 경고가 있었다. 9.11 테러가 발생하기 1주일전부터 아메리칸 항공과 유나이티드 항공의 주식투매가 아무 이유없이 발생했다. 9.11 테러에서는 아메리칸 항공과 유나이티드 항공 소속의 여객기 각 2대가 납치됐는데 이 사건 이후 두 항공사의 주가는 급락했다. 다른 항공사에서는 그러한 주가 변동이 보이지 않았으며 엄청난 주식투매도 나타나지 않았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중의 하나, CIA는 특정 업체가 테러리스트들의 공격목표가 될 것을 대비, 주가 변동을 감시하여 사전에 경고할 수 있는 프로미스라는 복잡한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특정 기업의 주가가 아무런 이유 없이 급락한다면 테러 대상일 가능성이 높다. 이 프로미스 시스템은 실시간 체크 시스템이다.

따라서 CIA는 아메리칸 항공과 유나이티드 항공이 잠재적 공격 목표가 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적어도 9월 7일에는 받은 것이다. 보수적이며 친부시적인 폭스 뉴스에 따르면 FBI와 치안당국은 프로미스가 지난 여름부터 정보 수집에 사용되고 있었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러나 CIA는 두 항공사, 또는 국내 안보에 책임이 있는 기관들에 아무런 경고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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