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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전담 특별수사청 조속 설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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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비리 전담 특별수사청 조속 설치하겠다”

김대중 대통령 연두기자회견

김대중 대통령은 14일 연두기자회견 모두연설을 통해 일부 벤처기업들의 비리사건과 관련해 “먼저 국민 여러분께 죄송한 말씀을 드린다”며 “이 기회를 비리척결의 일대전기로 삼고자 굳게 다짐한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이를 위해 “중요한 비리사건에 대한 척결을 전담하면서 운영되는 특별수사청을 만들고자 한다”며 동생 신승환씨의 구속과 관련해 사의를 표명한 신승남 검찰총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곧 후임을 임명하겠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올해 국정의 나아갈 방향으로 4대과제와 4대행사에 대해 설명했다. 4대과제는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높이고 △중산층과 서민생황을 향상시켜 나가며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남북관계의 개선에 힘쓰겠다는 것이며, 4대행사는 △월드컵과 부산 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지방자치단체 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역사상 가장 공정하게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이 가운데 국운융성을 위한 당면과제로 “경제의 경쟁력 제고와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 남북관계 개선 등 세가지”를 제시하고 경제회복을 위해 “IT(정보통신) BT(생물공학) CT(문화기술) ET(환경에너지기술) NT(극소기술) ST(우주기술) 등 차세대 첨단기술과 산업을 발전시키는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의 연설내용중 눈길을 끄는 대목은 탁아문제를 언급하며 여성의 능력개발을 위해 “출산과 육아 등에 대한 지원시책을 강구한 데 이어 이제는 탁아문제를 해결하여 여성의 사회활동과 취업활동을 용이하게 하겠다”며 이를 임기내에 자신이 직접 챙길 사안으로 언급한 것이다.

이외에도 김대통령은 중산층과 서민 생활향상을 위해 물가를 3% 내외로 안정시키고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 실업률을 3% 수준으로 정착시켜 나가겠다며 30만 청년 실업자에 대한 고용문제도 언급하는 등 다양한 사회 제반문제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다음은 김대중 대통령 연두기자회견 모두연설 전문과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전문.

***2002년 연두기자회견 모두연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새해 안녕하십니까. 올해에는 국민 여러분의 가정에 만복이 깃들기를 바라며 우리 대한민국에 국운융성의 큰 발전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저는 오늘 기자회견을 시작함에 앞서 먼저 국민 여러분께 죄송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그것은 작년 말부터 시작된 일부 벤처기업들의 비리사건입니다. 국민의 정부는 출범이래 벤처기업의 육성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습니다. 또한 부정부패의 근절을 위해 저부터 먼저 모범이 되려고 힘써 왔습니다.

그러나 몇몇 벤처기업들의 비리에 일부 공직자와 금융인, 심지어는 청와대의 몇몇 전 현직 직원까지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저는 큰 충격과 더불어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한 심정을 금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비리를 투명하게 밝히고 엄정하게 처리함은 물론 제가 선두에 나서서 이 기회를 비리척결의 일대전기로 삼고자 굳게 다짐하는 바입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올 한 해 국정의 나아갈 방향을 다음의 [4대 과제]와 [4대 행사]로 삼고자 합니다.

[4대 과제]는, 첫째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높이는 것입니다. 둘째는 중산층과 서민생활을 향상 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셋째는 부정부패를 철저히 척결하겠습니다. 넷째는 남북관계의 개선에 힘쓰겠습니다.
[4대 행사]는 다가오는 월드컵과 부산 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지방자치단체 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역사상 가장 공정하게 실시하는 것입니다.

이상의 여덟 가지 사항 중에서 국운융성을 위해서 당면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의 경쟁력 제고와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 남북관계 개선 등 세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경제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우리 경제의 활력을 지키고 올해 하반기로 전망되는 세계경제의 회복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세계일류의 경쟁력을 갖추는 데 총력을 기울여 나가야겠습니다.

IT(정보통신), BT(생명산업), CT(문화산업), ET(환경산업), NT(나노기술), ST(우주항공산업) 등 차세대 첨단기술과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주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전통산업을 첨단기술과 접목시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가격 경쟁력과 함께 품질경쟁력을 갖추어 수출증진에 힘찬 발전을 이룩하겠습니다. 세계 일류상품을 향후 3년내 500개 수준으로 발굴하여 아시아의 어느 나라보다 앞서 나간다는 의지를 가지고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외국인 투자 유치는 경제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국민의 정부 4년 동안에 지난 36년 동안 들어온 246억 달러의 배가 넘는 520억 달러의 외국인 투자가 이루어졌습니다. 여기에는 4대 분야의 구조개혁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햇볕정책이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해외 유수기업들이 그들의 아시아본부를 한국으로 옮기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로 발전하기 위한 청사진과 전략을 금년 상반기 안에 마련하겠습니다. 여기에는 인천국제공항과 경부고속철도, 그리고 부산항의 2단계 확장사업을 금년에 착수해서 세계적 규모의 초대형 물류 인프라를 건설하는 계획이 포함될 것입니다.

가까운 장래에 외래관광객 1,000만명 시대가 옵니다. 이에 대비하여 관광산업을 적극 진흥함으로써 내수활성화와 고용창출에도 큰 도움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우리는 신노사문화를 정착시켜 나가야겠습니다. 기업은 경영사정을 투명하게 알리고 근로자는 생산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면서, 경영성과는 공정하게 배분되어야겠습니다.

금융·기업구조조정도 시장원리에 따라 상시체제로 이루어지도록 할 것입니다. 은행들이 작년에 만성적인 적자경영에서 벗어나 총 5조원 수준의 흑자경영으로 돌아섰습니다. 이 기회에 정부는 은행의 민영화를 착실히 추진하여 금융발전을 더욱 촉진시켜 나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다가오는 월드컵과 부산아시안게임은 우리에게 다시없는 국운융성의 계기가 될 것입니다. 월드컵은 생산유발효과가 11조원이고 부가가치 창출이 5조원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고용효과도 35만명이 예견됩니다.

뿐만 아니라 수출과 투자, 관광진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월드컵의 성공을 계기로 한국은 5천년 역사상 처음으로 선진국의 대열에 힘차게 진입하게 될 것입니다.

정부는 월드컵을 한 치의 빈틈없이 안전하게 치르고 세계인에 대해 문화한국, IT한국 등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주력하겠습니다. 한·일간의 공동개최를 성공적으로 이룩하는 데에도 차질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남북간의 평화가 있어야 국정의 성공이 있습니다. 경제의 대도약도,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의 성공적 개최도 한반도의 평화가 필수 불가결한 조건입니다. 우리는 지난해 9월 11일 미국 테러사태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아무런 동요없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고 있는 현실을 보고 있습니다. 이것은 재작년의 역사적인 6.15 남북공동선언이후 한반도에 긴장이 크게 완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우리는 그 동안 남북간의 실천과제로 합의한 경의선 복원문제, 개성공단 건설문제, 금강산 육로관광문제, 이산가족상봉문제, 군사적 신뢰와 긴장완화문제 등 5대 핵심과제가 차질없이 실천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특히, 남북간 철도 연결사업은 거대한 시장인 중국 전역에 직접 진출할 수 있게 되고, 유라시아와 태평양을 연결하는 한반도 시대를 열어 민족과 국가의 장래에 일대 융성기를 가져올 수 있는 과제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우리의 노력이 주변 4대국을 위시해서 전세계의 지지를 받고 있는 데 대해서 매우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금년에도 이러한 지지가 더욱 발전되도록 힘쓰겠습니다. 일본과 작년 [상하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7개 사항도 순조롭게 실현되어 가고 있습니다.

주한 미군은 우리의 안보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위해서 매우 필요합니다. 유럽과 일본에서도 각각의 지역안보와 평화를 위해서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는 미군이 유럽이나 일본과 맺은 협정과 대등한 SOFA협정을 개정했습니다. 미군의 한반도 주둔에 대한 환경도 상호협의 속에 합리적으로 개선되어야 합니다.

이상 우리의 국운융성에 가장 큰 관건이 되는 경제의 경쟁력 제고,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 그리고 남북관계 개선에 관해 말씀드렸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나머지 주요 국정사항에 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중산층과 서민의 생활향상을 위해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챙기겠습니다.
물가를 3% 내외로 안정시키고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여 실업률도 3% 수준으로 정착시켜 나가겠습니다. 30만 청년실업자에 대해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과감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이에 대한 예산도 이미 책정되어 있습니다.
4대 보험제도를 내실있게 발전시키고 '찾아가는 국민기초생활 보장제도'의 실현을 위해 올해에는 사회복지 요원을 대폭 늘리겠습니다.

금년 안에 주택보급률 100%를 실현시키겠습니다. 특히, 국민임대주택 총 20만호를 내년까지 건설해서 시중 집세의 절반 수준으로 공급되도록 하겠습니다. 서민들에 대하여 집값과 전세값의 대부분을 장기저리로 특별 융자해 주겠습니다.

새해에는 봉급생활자와 중소자영업자의 세부담을 경감시키고, 우리 사주 신탁제도의 도입 등으로 근로자의 재산형성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기술이나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이 쉽게 창업할 수 있는 신용대출 등 새로운 창업지원 제도를 시행하겠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중학교 의무교육이 금년 봄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됩니다. 공교육 환경을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하여 사교육비 부담을 크게 완화시켜 나갈 것입니다.

장애인과 노인의 경제적·사회적 참여기회를 확대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급속히 진행되어 가고 있는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여 노인 복지정책을 포함한 종합적인 대책을 조속히 수립하여 추진하겠습니다.

여성의 능력활용은 국가발전의 핵심과제입니다. 그 동안 출산과 육아 등에 대한 지원 시책을 강구한 데 이어 이제는 탁아문제를 해결하여 여성의 사회활동과 취업활동을 용이하게 하겠습니다.

이제 농어민도 중산층으로서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세계적인 농어업 개방 추세에 대비하여 대통령 직속의 특별위원회를 설치해서 농어업의 경쟁력 제고와 농어촌 생활여건 개선 계획을 세우겠습니다. 아울러 쌀수급 안정과 쌀농가의 소득안정을 병행해서 추진하겠습니다.

이러한 모든 중산층과 서민생활 안정 문제를 대통령이 직접 챙겨서 해결하겠다는 것을 저는 거듭 여러분께 약속하는 바입니다.

국민여러분!
저는 앞에서 법과 원칙을 더욱 바로 세우고 부정부패를 단호히 척결해 나가겠다는 것을 다짐했습니다.

다시 한번 이번 일부 벤처기업들의 비리 연루사건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번 사건을 큰 교훈으로 삼아 우리 정부와 사회 각 분야의 부패척결에 불퇴전의 결의를 가지고 임하겠습니다. 이미 약속한 특별수사검찰청의 설치를 조속히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한편 전자정부를 임기내에 완성하여 깨끗하고 효율적인 정부를 구현하겠습니다. 금융기관과 기업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강화하겠습니다. 벤처기업의 옥석을 가려 이번과 같은 비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남은 임기동안 일류경제 기반을 닦는 것 못지 않게 부정부패가 없는 깨끗한 일류사회의 실현에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수사의 독립성을 철저히 보장하겠습니다.

양대 선거는 역사상 전례가 없는 가장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되도록 제가 책임지고 이를 실천하겠습니다. 공명선거를 위해서는 여야 정당과 국민 여러분의 협력도 절실합니다.

인사정책에 있어서 지연, 학연, 친소를 배제한 공정한 인사를 더 한층 강화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제 마무리를 짓겠습니다. 많은 외국 전문가들은 한국이 세계 일류국가의 대열에 들어갈 수 있는 우수한 잠재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은 높은 지적 창의력과 교육수준, 문화적 감각 그리고 모험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새해 우리 모두 자신과 희망을 갖고 총 매진하여 빛나는 한민족의 시대를 열어 나갑시다.

저는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여러분께 약속한 대로 정치와 선거에 일체 개입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오직 [경제살리기]와 [월드컵 성공] 등 국정을 성공시키는 데 전념할 것입니다.

저는 국민 여러분의 협력 속에 집권 마지막해인 올해를 훌륭히 마무리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그리하여 다음 정부에서 더 큰 발전을 할 수 있도록 튼튼한 기반을 닦아 넘겨주고자 합니다.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력을 바랍니다. 우리 다 같이 힘을 합쳐 국운융성의 2002년을 열어 나갑시다. 국민 여러분의 건승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일문일답**

▲ 문(KBS 이선재) : 대통령께서는 취임 이후부터 여러 차례 부패척결 의지를 다짐해 오셨다. 그렇지만 최근까지도 일부 공직자들의 비리연루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통령께서는 비리척결의 일대 전기로 삼겠으며, 불퇴전의 결의라는 용어도 쓰셨다. 공직기강을 위해서 어떤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계신지, 아울러 사퇴의사를 밝히는 검찰총장의 사표는 언제쯤 수리하실 것인지 그리고 검찰총장의 후임인사에 대한 복안도 말씀해 달라.

▲ 대통령 :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제 결의를 말씀했다. 그리고 중요한 비리사건에 대한 척결을 전담하면서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특별수사청을 만들고자 한다. 또 사정관계 책임자들을 소집해서 앞으로 1년동안 완전히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결심으로 일체의 부패에 대해서 가차없이 척결하는 대책을 곧 세워나가겠다. 그렇게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 검찰총장의 사표는 수리하겠다. 그리고 후임은 곧 임명하겠다.

▲ 문(대한매일 오풍연) : 주가가 700선을 돌파하는 등 경기회복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대통령께서는 올해 세계경제, 그리고 국내경제를 어떻게 전망하시는지?

▲ 대통령 : 올해 세계경제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들이 여러 가지 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는 미국경제가 이번 1/4분기에 바닥을 치고 2/4분기부터 상승국면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EU도 좋아질 것이다. 그리고 금년의 우리에게 바람직한 변수는 중국의 WTO가입이다. 이로 인해 중국의 큰 시장이 열리게 되는데, 세계 각국에 여러 가지 좋은 기회를 제공하게 될 걸로 본다. 그러니까 금년 전반기까지 세계경제가 바닥을 치고, 성장의 방향으로 키를 돌려 하반기부터는 급격한 성장을 하지 않겠느냐 이렇게 보고 있다. 그것이 V자형이 될지 U자형이 될지 모르겠으나 그렇게 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되도록이면 V자형으로 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렇게 됐을 때 가장 혜택을 많이 볼 나라 중의 하나가 우리 한국이다. 한국은 무역의 대외의존도가 큰 나라이다. 동시에 우리는 그동안 열심히 첨단기술산업을 발전시키고, 또 첨단기술과 전통산업을 접목시켜서 양면에 걸쳐 경쟁력을 길러왔다. 그래서 세계경제가 좋아지면 제일 먼저 앞으로 나가서 도약할 수 있는 때가 오지 않겠느냐 이렇게 생각한다.

현재 상태에서 세계경제가 더 나빠지지 않으면, 금년 내에는 4% 정도 성장할 걸로 예견되고 있고, 조금 국제정세가 좋아지면 우리의 잠재성장률인 5%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런 가운데 물가는 3%선에서 억제하고, 실업률도 전반적으로는 3%대에서 묶되, 청년 실업률이 배이상 더 높지만, 여하튼 실업률도 전체적으로 안정된 추세로 나갈 수 있지 않은가 전망하고 있다.

▲ 문(CBS 구성수) : 임기말 개혁을 마무리하고 국정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서 개각이 곧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개각의 시기, 성격, 방향에 대해서 복안이 있으신지, 특히 이 자리에 계시지만 총리와 경제팀도 이번 기회에 바꾼다는 말도 있다. 분명한 입장을 말씀해 달라.

▲ 대통령 : 당사자들을 앞에 놓고 말을 하면 나오던 말도 도로 들어가는 것 아닌가(웃음). 그 문제에 대해 여러분들이 글 쓰신 것도 보고 있다. 또 금년 들어서 각계의 의견도 수렴하고 있는데, 솔직하게 얘기해서, 작년 말부터 금년 초까지 매일 터져 나오는 무슨무슨 게이트 때문에 정신을 못차리고, 또 무슨 일이 없는가 해서 그런 문제에 대해 차분히 생각을 못했다.

그리고 상황도 자꾸 달라지고 있다. 허나 그런 가운데서도 최근에 경제계, 사회문화계, 외교안보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10여명씩 모시고 일일이 한 분 한 분 의견을 듣고 있다. 이런 것을 오늘 기자회견 끝나고도 계속하겠다. 여기에 대해서는, 현재 심사숙고중이다. 또 현재 어떠한 계획도 아직 수립된 바 없다라고 말씀드리겠다.

▲ 문(불교방송 강동훈) : 온 국민의 소원을 담은 월드컵이 오늘로 137일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나 월드컵붐이 크게 일지 않는 것 같다. 일각에서는 숙박과 교통, 그리고 관광 등의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공동개최인 한일 월드컵 대회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치를 것인지?

▲ 대통령 : 월드컵은 아까도 말했다시피 우리 국운융성의 계기가 되는 것이고, 1세기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적으로 치러야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보고받은 바에 의하면 성공적으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그 하나의 증거로 10개 도시에서 여론조사를 해 보니까 10개 도시 주민들의 66%가 현재 자기 지역에서의 월드컵 준비상황에 만족한다는 답이 나오고 있다. 아직도 4개월 반이 남았으니까 지금부터 더욱 충실히 하면 잘 할 수 있을 걸로 생각한다.

또 일본과 공동개최하는데 일본도 잘 해야 겠지만 우리도 잘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공동개최 자체가 성공적으로 됐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경쟁적인 입장에서가 아니라 공동으로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양측이 다같이 성공해야 하는데, 지금까지의 진행도로 보면 월드컵 경기장 건설 등 각종 인프라에 대한 것이라든가, 혹은 소프트웨어 등 여러 가지가 양쪽 모두 상당히 잘 진전되고 있는 걸로 생각한다. 월드컵의 한일 공동개최는 성공적으로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테러를 막아야 하는 것이다. 안전하게 개최해야 한다. 전 세계가 과연 월드컵이 안전하게 개최될 것이냐를 주시하고 있고, 또 걱정하고 있다. 만일 우리가 월드컵을 안전하게 성공적으로 개최하면, 세계는 미국 테러사건으로 위축됐던 긴장으로부터 풀리고 이제 다시 평화의 시대가 왔다 하는 생각을 갖고 우리 한국이나 일본에 대해서 다시 없는 치하와 평가를 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중요하다.

또 우리 월드컵팀이 이번에 좋은 성적을 올려서 국민의 사기를 올리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은 언론계 여러분이 성원을 많이 해서 우리 팀이 좋은 성과를 올리도록 도와주시기 바란다.

▲ 문(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다마끼 다다시) : 월드컵 공동개최라는 역사적인 행사가 있으므로 한일관계에 대해 질문드리겠다. 작년말 일본 천황께서 고대황실과 백제왕가 사이에 좋은 관계가 있다고 언급하신 적이 있다. 이를 어떻게 평가하고, 일본 천황이 월드컵 개회식에 참석하시도록 요청하실 계획이신지, 또 지금 중단되어 있는 일본문화 개방에 대한 향후계획은?

▲ 대통령 : 작년에 고이즈미 총리와 3번 만났고, 상하이에서는 한일간에 7가지 사항이 합의되어 대체로 원만히 진행되고 있다.

천황께서 하신 말씀에 대해서 나는 그것이 천황의 역사에 대한 바른 인식을 표시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또 천황께서 한국을 방문하시는 문제는 일본이 먼저 결정할 문제고, 우리는 일본이 결정하면 그것을 최대로 존중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 문(내외경제신문 황해창) : 물가와 주택가격 상승으로 추운 겨울 서민들의 근심이 커져가고 있다. 모두 말씀을 통해서 다양한 정책을 밝히셨지만 이들 정책이 제대로 실천되기 위한 어떤 묘책이 있으신지?

▲ 대통령 : 서민과 중산층에 대해 우선 사회적 측면에서는 여러분이 아시는 대로 4대 보험, 즉 건강보험, 산재보험, 국민연금, 그리고 고용보험이 세계적 수준으로 완비돼 있다. 건강보험에 조금 차질이 있지만 이것도 시정해 반드시 제자리를 찾도록 할 것이다. 그리고 세계에 거의 예가 없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만들어서 금년에 155만명이 혜택을 보는데 4인 가족이 월 99만원씩을 받게 된다. 최소 한도의 생계가 보장되는 것이다.

다만 사각지대가 있다.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 속여서 들어온 케이스가 있고, 또 여기에 들어가야 할 사람이 못들어간 경우도 있다. 자식들이 부모를 부양하고 있으면 주지 않게 돼 있는데, 실제는 자식의 부양을 못 받고 있는데도 자식이 있다고 지원을 못 받는 케이스가 있다. 이런 것을 좀 정교하게 살펴서 서민생활을 돌봐야 하지 않는가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금년에 1,700명의 사회복지요원을 증원할 것이다. 기존의 요원들과 함께, 앉아서 기다리는 복지가 아니라 일일이 찾아가서 도와주는 그런 복지의 방향으로 해 나갈 생각이다.

그리고 주택보급률은 금년으로서 100%가 된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서 차이가 있고, 100%라고 해서 모든 사람이 반드시 집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점을 생각해서 주택을 구입하거나 전세를 구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약 70%까지 장기 저리로 융자를 해서 내집 마련을 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그리고 민생안정의 최우선 과제 중의 하나인 소비자 물가를 3%로 억제하는 것을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대체로 매년 목표를 달성해 왔다. 앞으로도 3% 수준에서 억제하겠다.

또 청년실업률이 높다. 일반 실업률은 3.4%쯤으로 이달에 조금 올랐다. 청년실업률은 거의 8%다. 세계 각국이 다 그렇다. 그러나 청년 실업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 정부는 약 5천억을 가지고 30만명의 청년에 대해서 실업대책을 세울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아까도 말씀했지만 국민기초생활보장이라든가 노인, 장애인에 대해 4조4천억을 가지고 돌보고 있고, 4인 가족에 대해 한달에 99만원의 혜택을 받는 사람이 전부 155만이다. 세계에 별 예가 없는 제도이다. 4대보험 외에 이것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지금 피부에 닿게 충분히 잘 되지 않고 있는데 금년에 본격적으로 찾아가는 복지로서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작정이다.

▲ 문(강원도민일보 경민현) : 지방문제로 넘어가 보겠다. 취약한 지방재정의 확충을 위해 국세를 지방세로 과감하게 전환하는 세제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많은데, 이에 대한 대통령의 견해는? 또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6월 지방선거의 조기실시론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은 어떠신지?

▲ 대통령 : 조속히 국세를 지방세로 넘기는 문제에 대해서는 나 자신도 사실은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야당 때도 그랬고 대통령 선거 때도 이것을 약속했다. 그런데 실천을 못하고 있다. 그 점을 참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안 하고 싶어서 안 하는 게 아니다. 하려고 해 보니까, 즉 국세를 지방세로 넘기면 경기도나 서울 같이 자립도가 높은 데는 엄청나게 수입이 늘어난다. 그러나 강원도라든가 충청도, 심지어 경북까지도, 이런 데는 자립도가 30%도 제대로 되지 않는데, 이런 데는 국세를 지방세로 넘겨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그래서 지금 지방교부세, 지방양여금, 그리고 국고보조 같은 것으로 해결하고 있다. 현재 세법상으로 보면 중앙정부의 세수가 80%이고 지방정부 몫은 20%다. 그러나 지금 말씀드린 대로 지방교부세라든가 양여금, 국고보조금 등 여러 가지를 중앙에서 갈라주고 보면 중앙은 45고 지방은 55가 된다. 법을 안 고치는 것이 많은 지방자치단체에 오히려 도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은 우리 경제구조 때문에 오는 현실이다.

국세를 지방세로 이양한다는 원칙은 세무행정상, 또 경제원리상 옳은 것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면서도 현실이 그것을 실천하기 어렵다는 상황하에서, 어떻게 하면 이상과 목적에 접근해 가겠는가 하는 것을 연구중에 있다. 좀 기다려주기 바란다.

▲ 문(매일경제신문 최기영) : 공적자금에 관해 여쭙겠다. 정부는 그동안 150조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그 공과에 대해 말씀해 주시고 앞으로 추가투입 계획이 있으신지 밝혀 주시기 바란다.

▲ 대통령 : 공적자금에 대해서는 저도 좀 의견이 있지만, 이것은 아주 중요하고 또 상당히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나보다도 전문가인 진념 부총리가 설명을 좀 하시도록 하고, 저는 필요하면 보완 차원에서 몇 마디 하겠다.

▲ 진념 부총리 : 먼저 공적자금 150조 투입으로 인한 감사원 감사결과와 관련된 보도로 인해서 많은 국민들이 걱정을 하고 분노했다. 그러나 공적자금은 잘 아시는 것처럼 기업에 직접 돈을 주는 것이 아니고 무너진 금융기관, 다시 말씀드려서 수십년동안 이루어진 기업부실과 관치금융으로 인해서 생긴 부실을 메꿔줌으로써 금융기관이 제 역할을 하도록 만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

그 결과 지난 4년동안 152조가 투입됐지만 대통령께서 좀전에 설명드린 것처럼 지난해에 우리 은행들은 IMF사태 이후 5년만에 처음으로 흑자를 실현했다. 전체 흑자는 14조 8천억원인데, 일부 부실이 예상되는 기업에 대한 충당금을 5조 이상 쌓고도 5조 2천억원의 이익을 냈다. 그만큼 우리 금융기관이 건전성과 수익성을 확보했다는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추가적인 공적자금 투입 없이 은행이 스스로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책임지고 해나갈 수 있는 힘을 비축하고 있다. 바람직한 변화라고 본다.

그러나 정부는 공적자금 중 특히 140만명에 달하는 예금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대지급한 것도 상당 부분이 있지만, 정부가 가지고 있는 금융기관의 주식을 적정한 수준에서 민영화함으로써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참고로 조흥은행의 경우 지난 주말에 주가가 5천원선으로 회복했다. 25개월만에 처음이다. 우리 경제가 활성화되고 금융기관의 주가가 올라가면 정부의 민영화시책과 함께 공적자금 회수도 극대화될 것이다.

한 가지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오랫동안 누적된 금융부실로 인해 과거에는 기업은 죽어도 기업주는 잘 살더라 하는 한탄을 했지만, 지금은 살릴 수 있는 기업은 가급적 살리고 기업이나 금융기관에 부실을 제공하거나 원인을 제공한 사람에 대해서는 철저히 책임을 물어서 국민적 부담을 최소화시키겠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방침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 대통령 : 지금 진 부총리께서 설명했는데, 공적자금 보도과정에서 국민에게 오해가 될 염려가 있는 것이 한 두 가지 있었다.

하나는 공적자금 150조는 현 정부의 경제운영 과정에서 생긴 것이 아니라, 과거 부실대출을 해서 은행이 무너지게 되니까, 그렇게 되면 은행에 예금한 예금주들은 돈을 못 받게 되고 우리 경제가 무너지니까 이것을 현 정부가 뒷수습을 해 준 것이다. 예를 들면 한보 기아가 각기 8조원 이상, 대우는 80조 이상의 은행 채무를 갚지 못한 상태였다. 역대로 내려오던 것을 이 정권에 와서 처리한 것이다.

그렇게 처리해준 덕택으로 적어도 130~140만의 예금자들이 손해 안보고 자기 예금을 찾아갈 수가 있었고, 또 은행은 이제는 흑자를 낼만큼 클린뱅크가 되고 숨겨놓은 부실대출도 없는, 이제는 세계적으로 신용평가가 높아진 건전은행이 됐다.

또 언론보도를 보면 정부가 기업가들에게 준 것으로, 즉 부실경영하는 사람을 봐줄 수 있느냐 하는 식의 인상을 주었는데, 그것은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기업가들에게 준 것이 아니라 은행에다 준 것이다. 은행이 무너지기 때문에 은행의 주식을 담보로 은행에다 준 것이다. 은행은 그것을 갖고 은행을 살렸다.

진 부총리가 말하다시피 은행대출을 받아서 그것을 빼돌리거나 하는 사람들은 추적해서 돈을 회수하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는 아직 끝난 문제가 아니나 여하튼 공적자금을 투입한 결과 우리의 금융이 다시 건전금융으로 돌아섰고, 또 국제적 신인도가 높아졌다. 이래서 지금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 외평채 금리가 제일 낮다. 중국보다도 훨씬 낮다. 이렇게 우리에게 큰 플러스를 주고 있다는 것을 여러분께서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제가 질문 답변과정에서 두 개를 빼먹었더니 항의가 왔다. 하나는 지방선거 조기실시 여부에 대한 것인데, 이 문제는 여야가 정할 문제고 정부는 개입 안 하겠다. 그렇게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또 아까 니께이 지국장께서 중단돼 있는 일본문화개방에 대한 향후 계획이 있느냐고 질문했는데, 신사참배라든가 교과서 문제 등등이 발단이 돼 일본과 문제가 생겼다.

그러나 지난 10월에 상하이에서 고이즈미 총리하고 만나서 7가지를 합의했다. 교과서 문제, 신사참배문제, 꽁치어업문제, 투자협정문제, 돼지고기 수출문제, 미사일사거리 연장문제, 항공편 증편 문제 등인데, 이것들은 거의 다 해결되고 교과서 문제만 약간 기술적인 결말이 나지 않았다.

며칠 전 고이즈미 총리도 전화로 7가지 사항의 해결에 노력하겠다고했다. 그래서 이 문제가 해결되면 이 문제 때문에 중단됐던 문화교류문제는 재개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

▲ 문(코리아헤럴드 신용배) : 북미관계에 대해 여쭤보겠다. 북미관계가 오랫동안 정체상태에 빠져 있다. 대통령께서는 금년도 북미관계 및 한미관계에 대해 어떤 전망을 하고 계시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란다.

▲ 대통령 : 지금 그 문제에 대해 확실한 전망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얘기해서 북미관계와 남북관계는 서로 함수관계에 있고 한쪽이 잘 돼야 다른 쪽이 잘 되는 상황에 있다. 북미관계에서 내가 확실히 아는 것은 이제는 부시 정부도 언제 어디서나 북한과 대화하겠다며 대화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상하이에서 만났을 때도 부시 대통령이 그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또 내가 아는 바로는 북한도 미국과 대화를 하겠다는 태도를 표시하고 있고 또 사실 그것을 열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지금 계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서로 상대방에 대해 아직 신뢰가 조금 부족하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생각된다.

더구나 그동안에는 아프가니스탄 테러문제가 있어서 모든 관심이 거기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런데 테러문제 이후 북한이 여러분이 아시는 대로 테러를 반대하고 테러를 막는 두 가지 중요한 조약에 가입했다. 상황은 조금씩 변화를 보이고 있다.

저는 금년에 이 북미간에 대화의 진전이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고, 또 그것이 우리 국익과도 직접 관계가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금까지도 노력하고 있고 또 앞으로도 노력할 작정이다.

▲ 문(영국 로이터 통신 마틴 네저키) : 남북한관계 및 북미관계 개선을 위해 미국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조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다음 달에 부시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게 되는데 그때 대통령께서 이러한 조치와 관련해서 어떠한 말씀을 나누실 계획인가?

▲ 대통령 : 그 문제에 대해 먼저 부시 대통령은 작년 6월 이래 언제, 어디서나 북한과 대화하겠다고 얘기하고 있다. 작년 10월 상하이에서 만났을 때도 똑같은 얘기를 했다. 우리는 미국이 그렇게 대화를 하겠다고 한 이상 북한도 무조건 대화를 하는 게 좋겠다고 권고하고 있다. 할 말이 있으면 만나서 하는 것이 좋다. 서로 떨어져서 말을 주고받는 것보다 그것이 효과적이다, 그래서 북한에 대해 대화에 응하도록 권하고 있다.

또한 우리는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하기로 결정한 이상 북한의 체면을 세워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2월에 부시 대통령을 만나면 그런 구체적인 문제에 대해서 서로 상의할 작정이다.

▲ 문(동아일보 윤승모) : 최근 민주당 차기 대선 주자들까지 대통령의 인사정책을 비판한 바 있다. 대통령께서는 그런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란다.

▲ 대통령 : 인사정책은 참 어렵다. 내가 한 인사를 다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사 해놓고 보니 잘 안된 것도 있었다. 그러나 정치적 색채나 지연, 학연, 친소를 배제하려고 애써 온 것은 사실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지금까지의 인사에 불만족스러운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거에 비하면 큰 진전이 있는 것도 또한 사실이다. 이것은 인사위원회의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통계에서도 나타나 있다. 우리는 현재에 대해서 만족하거나 변명하지 않고, 이러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더한층 인사문제를 개선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

▲ 문(문화일보 허민) : 남북관계와 관련해서 두 가지만 질문드리겠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임기내에 답방할 수 있을지가 최대의 관심사 중에 하나이다. 이를 성사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진전상황을 밝혀 주시기 바란다.
두 번째 질문은 개각과 관련한 질문과 다소 중복이 되는데, 남북한관계를 개선해 나가는데 현재의 통일안보팀이 적합하다 또는 적합하지 않다라는 양론이 시중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통령께서는 차제에 통일안보팀을 새로운 진영으로 짜기 위한 구상을 갖고 계신지 복안을 밝혀 주시기 바란다.

▲ 대통령 :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에 대해서는 현재 여러분께 확실한 말을 할 수가 없다. 문서상으로는 확실히 돼 있다. 그러나 실제로 오는 것이 얼마만큼 확실하느냐 하는 것은 여러분이나 내가 다 아는 대로 현재 불투명하다. 그러기 때문에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안보팀 문제에 대해서는 그런 의견도 참고로 해서 여러 가지로 대처해 나가겠다. 그러나 현재 안보팀은 서로 긴밀하게 토론하고 협의해서 진행해 가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겠다.

▲ 문(중국 인민일보 왕린창) : 최근 몇 년간 중한관계가 여러 분야에서 크게 발전하여 왔다. 대통령께서는 이를 어떻게 평가하시고, 한중 수교 10주년을 계기로 한중관계를 가일층 발전하기 위해서 무슨 새로운 구상과 대책을 가지고 계신지를 말씀해 주시기 바란다.

▲ 대통령 : 첫째 한중관계 10년은 세계 어느 나라 관계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주 좋은 발전을 했다. 우리는 한중관계에 대해 지극히 만족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한중은 지금 전면적인 동반자 관계에 들어가서 참으로 좋은 우방으로 지내고 있다. 우리는 수천년 왕래했고 또 문화교류가 있었다. 그런 문화교류는 오늘도 빈번히 행해지고 있다. 이것이 한중관계가 각별한 관계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는 지리적으로 볼 때도 중국과의 관계가 군사 안보면에서나 경제면에서나 막중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과의 평화적 관계, 또 경제협력의 관계를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

중국은 우리의 교역에 있어서 세 번째 상대, 투자에 있어서 두 번째 상대에 있는 아주 중요한 나라다. 동시에 중국의 WTO가입으로 시장이 크게 확대돼 나갈 것을 우리는 알고 있고, 따라서 중국과의 교역이나 투자가 더욱 증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와 중국은 앞으로 한편으로는 경쟁하고 한편으로는 협력하는 관계가 될 것이다. 우리도 중국에게 시장을 열어줄 것은 열어주고 협력할 것은 협력할 것이고, 중국도 그럴 것이다. 동시에 중국과 국제적으로 치열한 경쟁도 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모든 과정에 있어서 경쟁과 협력의 원리를 가지고 같이 나가야겠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동북아시아의 평화, 그리고 공동의 경제적 발전, 또 문화적 유대의 강화, 인적 교류 등등의 문제에 있어서 우리는 아주 확고하게 서로 협조해 나가야 하지 않느냐고 생각한다.

재작년에 주롱지 총리가 와서 양국간의 전반적 상호협력관계를 격상시켰는데,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강택민 주석이 국교 10주년을 기념해서 방한해서 한중관계를 더한층 굳건히 다지는 계기를 만들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 문(YTN 호준석) : 지금 강남에서는 과열 과외문제 때문에 시끄럽다. 또 작년에 수능시험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굉장히 혼란스럽다고 한다. 대통령께서는 올해 교육문제에 대해 어떤 생각과 계획을 갖고 계신지 말씀해 주시기 바란다.

▲ 대통령 : 교육에 대해서는 먼저 교육부총리가 여러분께 말씀을 좀 하도록 하고 필요하면 제가 몇 마디 붙이겠다.

▲ 한완상 교육부총리 : 올해 보통교육수준에서의 개혁의 핵심은 새로운 교과과정의 정착이다. 이것은 학생들의 소질과 소망을 존중하는 창의력 신장교육인데, 이것은 종래의 암기교육과 다르다. 이 새로운 교과과정을 정착시키기 위해 두 가지가 필요한데, 하나는 OECD 수준의 학급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차질 없이 올해 추진하겠다. 그리고 교원의 사기와 전문성을 제고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듣겠다.

두 번째로는 이 새로운 교과과정의 정신이 대학입시 전형에 반드시 반영되도록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 그래서 학습자의 선택을 존중하는 입시제도를 정착시키겠다.

세 번째는 그렇게 되면 대학교육도 특성화 다양화되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게 된다. 백화점식 대학제도의 운영은 산업화 시대로 끝나야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야 수월성이 확보된다. 그렇게 되면 대학에서 나오는 인력이 21세기 환경, 이를테면 국가, 사회, 시장이 요구하는 창의력 있는 인재를 육성하고 활용하고 배치하는 문제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인력자원 개발차원에서 국가가 추진하는 6대 전략산업이 있는데, IT, BT, NT 등 여기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고 활용하는 문제와 연결시켜서 추진하겠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사교육비를 줄이는 데는 근본적으로 학벌주의문화를 타파해야 한다. 학벌주의문화를 타파해야만 실력중심사회가 된다. 그래서 여러 가지 실력을 검증하는 인증제도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려고 한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이러한 교육개혁을 통해 지식기반사회, 실력있는 지식경제강국을 만들려고 노력하겠다. 개혁은 원래 좀 피곤하다. 산고의 아픔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 대통령 : 교육문제에 있어서 먼저 국민에게, 특히 금년도 입시를 치른 학생들에게 미안한 것은 정부가 금년부터는 자기가 원하는 전공 한가지만 잘하면 대학 가는데 지장이 없게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수능시험이 그렇게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수능시험에서 많은 혼란과 함께 정부의 당초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것 같은 결과가 되어, 출제한 분들이 좀더 깊이 생각하고 해 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지금 부총리께서도 말씀했는데, 우리는 지금 7.20 교육여건개선사업을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학급당 학생수라든가 이런 것을 OECD 수준으로 지금 올리게 된다. 그리고 또 중학교를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전면적으로 의무교육하는 획기적인 시대를 금년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해 오던 BK21을 통해서 대학교육의 질을 높이고, 또 대학의 다양성과 특수성을 강화시키면서 대학들이 각자 독자적으로 세계적 수준의 대학으로 발전해 나가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노력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

21세기 지식기반시대에 있어서 교육은 그 근본이고, 교육이 잘 돼야 지식기반경제가 잘 된다. 따라서 교육입국이라는 것은 그냥 입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실제가 그렇다. 그러니까 정부는 확고한 결심을 가지고 교육을 반드시 살려나가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여러분이 이해해 주시고, 현장에 계신 교사나 학부모 학생 여러분도 정부가 그들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해 주기 바란다. 교육문제에 대해서는 국민적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담이지만 우리가 잘 하면 희망도 있는 것 아니냐 하는 생각을 갖게 한 일이 두 가지 있다. 최근 홍콩에 있는 교육문제 전문기관이 아시아에서 교육의 소프트웨어에서 한국이 제일 앞서 가고 있다고 발표한 것을 봤다.
또 여러분도 보셨는지 모르지만, 얼마 전 영국의 한 교사가 한국에 1년 근무하고 돌아가서 글을 썼는데, 한국은 교사들의 천국이고, 한국은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교사들에 대해 예의바르고 존경한다고 쓴 것을 봤다. 우리는 지금 교실붕괴니, 학생들이 선생님 말을 안 듣는다, 사도가 무너졌다고 하면서 모두 걱정인데, 영국사람의 글을 보고 그러면 영국은 어느 정도인가 하는 생각도 가졌다.

이 말은 여러분께 참고로 하는 말인데, 우리가 고칠 점은 고치되 남이 볼 때 괜찮은 점도 있다고 하니까, 자학이나 자기비하만 하지 말고 우리 교육에 평가받는 점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갖고는 안되고, 만족할 수가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누가 백 번 칭찬해도 넘어가서는 안 된다. 그래서 진정한 의미의 교육입국을 위해서 노력하고 여러분도 편달해 주시기 바란다.

▲ 문(경향신문 김봉선) : 야당은 공명선거를 위해 대통령의 당적이탈과 선거중립내각구성 등 구체적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복안을 갖고 계신지? 아울러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나 자민련 김종필 총재를 조만간 만날 용의가 있으신지?

▲ 대통령 : 지금 당적이탈 계획은 없다. 저는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민주당 공천으로 당선됐다. 그래서 저를 찍은 사람들은 민주당을 보고찍었고 민주당의 정책을 보고 찍었다. 그러기 때문에 유권자에 대한 제 도리와 책임상 민주당의 정책을 임기 중 실천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저는 민주당을 뿌리부터 같이 해온 사람으로서, 총재는 그만뒀지만 민주당에 대한 애정은 조금도 변함이 없다. 국민에 대한 도리나 개인적 감정으로 봐서 지금 민주당을 나올 생각도 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아시는 대로 나는 총재를 그만 두고 국정에 전념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하고 또 그대로 하고 있다. 또 야당도 그렇게만 하면 도와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기 때문에 내가 그 약속을 안 지키지 않는 이상 이 문제에 대해서는 더이상 논의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 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야당 총재는 언제든지 만날 용의가 있다. 또 나는 당 총재를 떠났기 때문에 상당히 자유로운 입장에서 야당총재 뿐 아니라 정계 지도자 등 각계 지도자들을 개인적으로 혹은 그룹으로 수시로 만나는 기회를 갖고 좋은 말씀을 듣고자 한다.

▲ 문(일본 산께이신문 구로다 가쓰히로) : 아까 한일관계에 대해 말씀이 나왔는데 추가로 질문드리겠다. 소위 역사교과서 문제인데, 이 문제는 기본적으로 외교문제가 아니라 양국 역사학자들의 견해 차이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부가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뜻에서 앞으로 교과서 문제는 외교문제가 아니라 민간학자들에게 맡기는 민영화라고 할까. 민간화 방식으로 생각하시면 어떨까 생각한다. 견해를 듣고 싶다.

▲ 대통령 : 그 말씀은 원칙적으로 일리가 있다. 그런데 한일관계에는 아시다시피 특수성이 있다. 그래서 민간인에게만 맡겨놓으면 정치적 문제로 악화된다. 지난 번 후쇼사 교과서 문제가 얼마나 양국관계에 큰 영향을 미쳤는가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런 특성이 있기 때문에 오부치 총리와 98년 일본에서 만났을 때 공동성명서에서 역사문제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역사를 바로 하는 문제에 대해서 그러한 합의를 한 바도 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는 민간인 학자들이 학문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전체 토론을 하되 양국 정부가 간여를 하면서 지난 번 후쇼사 같은 사태가 나지 않도록 조정, 협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 양국 사이에서 그 방법에 대해 협의중이다. 사실 7개 항목 중에서 이 문제만 합의되면 나머지는 거의 다 끝나는 것이니까 합의하고 있는 과정을 조금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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