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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근대인, 안철수 교수와 곽노현 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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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탈근대인, 안철수 교수와 곽노현 교육감

안철수도 박원순에게 매수됐다고 의심할 텐가?

I. 신인간, 안철수 교수와 곽노현 교육감의 등장

근대의 세계에서 탈근대의 철학자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독일의 프리드리히 니체는 지난 20세기 초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책에서 인류의 미래를 만드는 "신인간의 도래"에 대하여 말하고 있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대중적인 "신인간의 도래"는 21세기와 더불어 시작하는 듯하다. 1997년의 IMF 위기, 한국형 누벨바그 영화의 등장과 동아시아에서 시작하여 지구촌 전체로 확장되고 있는 문화 한류의 돌풍, 지구촌 세계의 새로운 역사를 여는 "6.15 남북공동선언"과 2002년 한일월드컵을 통한 붉은 악마의 등장, 그리고 지금까지 지구촌 그 어느 곳에서도 등장하지 않았던 저항적 시민과 청소년들의 촛불문화제. 이런 것들은 근대적 의미에서 정치적이거나 경제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대중적 문화의 한국형 "신인간의 도래"를 가능하게 만든 문화적 조건이다.

이러한 21세기 한국형 "신인간"의 전형적인 모델이 바로 오늘날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서울대 안철수 교수와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이다. 안철수 교수가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될 때에만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근대적인 진보와 보수, 혹은 좌익과 우익의 사람들은 안철수 교수가 진보후보이거나 보수후보, 혹은 좌익이다 우익이다를 두고 설왕설래했다. 그러나 안철수 교수는 진보도 아니고 보수도 아니며, 좌익도 아니고 우익도 아닌 동시에 진보와 보수 혹은 좌익과 우익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 이와 동시에 여론조사 50 퍼센트의 지지율을 가지고 있는 그가 5 퍼센트의 지지율을 가지고 있는 박원순 대표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했다. 안철수 교수는 문화 한류나 붉은 악마 혹은 촛불문화제의 청소년들처럼 근대적 이분법의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으며, 좌익과 우익을 뛰어넘는 신인간, 즉 탈근대인이다.

곽노현 교육감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8월 28일 기자회견에서 곽노현 교육감이 박명기 교수에게 "선의의 지원"으로 2억 원을 주었다고 했을 때, 진보와 보수 혹은 좌익과 우익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근대적 이분법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은 곽노현 교육감을 비난하면서 "대가성"이니 "후보매수"니 하면서 검찰의 편에 서서 교육감 직을 사퇴하라고 이구동성으로 강요하였다. 그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공권력은 사람을 죽이는 검이 아니라 살리는 검을 사용해야만 한다"거나 "우리사회가 진정한 의미의 법치국가로 거듭나야만 한다"라고 말한 충고는 차치하고라도 "법의 특징과 수단은 합법성에 있고 목적은 인간다운 행복한 삶입니다"라는 근대적인 명제마저도 왜곡해서 듣는 것이 오직 선과 악, 진보와 보수라는 이분법적 근대인들의 현실이다.
ⓒ뉴시스

지난 서울시 교육감 선거를 되돌아보면, 곽노현 교육감이 박명기 교수에게 "후보매수"니 "대가성"이니 라는 말이 나올 근거가 전혀 없다. 당시에 곽노현 교수는 "민주 진보 서울시 교육감 시민추대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시민후보로 추대된 사람이고, 박명기 교수는 개인적인 판단으로 추대위원회에서 스스로 나간 사람이다. 민주와 진보를 표방하는 수많은 시민과 단체들의 대표로 추대된 사람이 개인적으로 선거에 나선 사람에게 "후보매수"니 "대가성"이니 할 단일화가 무슨 필요가 있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곽노현 교육감은 선거가 끝나고 한참이나 지난 이후에 가장 절친한 친구인 강경선 교수를 통하여 박명기 교수에게 2억 원을 주었다. 이것이 바로 곽노현 교육감이 가지고 있는 근대적 도덕이 아닌 탈근대적 윤리이다.

II. 근대인의 도덕적 판단과 탈근대인의 윤리적 실천

근대인의 도덕적 판단은 지배와 피지배 혹은 주인과 노예의 이분법, 즉 진보와 보수 혹은 좌익과 우익의 이분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와 더불어 근대인의 도덕적 판단의 원칙이거나 합법성은 항상 지배자이거나 주인이 만든 도덕이거나 법률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근대인의 도덕적 판단은 항상 근대적 권력을 소유하고 있는 지배자나 주인 혹은 보수주의자나 우익에 의하여 근대적 피지배자나 노예, 혹은 근대적 국가나 사회를 변혁하고자 하나는 근대적 진보나 좌익에게 강요되어 왔다. 그리고 이러한 권력의 강요에 의해서 이루어진 근대인의 도덕적 판단은 항상 현실의 정치적 이데올로기나 경제적 손익계산서를 통하여 달성된다.

그러나 서술한 바와 같이 한국형 누벨바그 영화의 등장, 코리안 팝과 같은 문화 한류, 6.15 남북공동선언, 붉은 악마, 촛불문화제 등등의 문화적 축제가 이루어지는 시대에 지배와 피지배 혹은 주인과 노예의 이분법은 사라졌다. 아버지는 아들과 딸의 지배자가 아니라 아들과 딸의 삶의 동반자이고, 서양과 백인은 동양이나 유색인(흑인)의 주인이 아니라 동양이나 유색인과 함께 생태적인 지구촌 사회를 만들어야만 하는 동반자이며, 남성이나 교사는 여성이나 학생의 주인이 아니라 남성은 여성과 함께 더불어 살아야만 하는 동지이고 선생은 학생과 더불어 지혜와 진리를 추구하는 도반이다. 또한 중국과 북조선은 남한의 적이 아니라 동아시아와 한반도에서 함께 살아야만 하는 친구나 연인의 국가들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국가는 국민의 주인이 아니고, 정부 관료는 시민의 지배자가 아니라 함께 국가와 사회의 미래를 만드는 친구나 연인의 관계이다.

21세기의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통령이나 시장, 국회의원이나 교육감, 혹은 검사나 판사를 지배자나 주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스로 지배자나 주인이라고 생각하거나 알아서 피지배자나 노예 노릇을 하는 사람들은 근대적 이분법에 사로잡혀 오직 개인적인 권력과 자본만을 추구하는 구태의 정치인들이나 근대의 식민지적 열등감으로 패배감에 젖은 일부 시민과 국민들이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우리는 대통령이나 시장 혹은 국회의원이나 교육감 스스로가 지배자나 주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국민과 시민의 친구인 동시에 연인이라고 생각하는 훌륭한 탈근대적 지도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러한 탈근대적 지도자들의 대표자들이 바로 경기도 김상곤 교육감을 필두로 하는 안철수 교수와 서울시 곽노현 교육감이고, 이들 이외에도 수없이 많다.

그러나 구태의 근대적 이분법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단지 조선일보나 한나라당 그리고 민주당의 일부 정치인들만은 아니다. 지난 20세기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도 우리는 스스로 권력의 지배자나 주인이라고 생각하면서 실제로 권력의 하수인이면서 노예 노릇을 하는 검찰을 수없이 보아왔다. 그러한 권력의 하수이면서 노예 노릇을 하는 검찰 때문에 우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잃었고, 그러한 검찰 앞에서 의연히 싸운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이광재 전 강원도 도지사를 보았다.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은 어떤가? 그는 검찰의 감시와 견제로 인하여 교육감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고 한탄한다.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의 과거 1년이 그러했고, 그것이 현재에도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감상곤 경기도 교육감과 마찬가지로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이 권력의 하수인이면서 노예 노릇을 하는 검찰 앞에서 의연히 싸우고 있는 것은 그가 진보와 보수 혹은 좌익과 우익의 근대적 이분법에서 벗어나 정치적 이데올로기나 경제적 손익계산서가 아닌 우정과 사랑의 문화적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한 탈근대인의 윤리적 실천에 삶의 토대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미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밝혔다. "제가 배우고 가르친 법은 인정이 있는 법이자 도리에 맞는 법입니다. 이번 일은 저의 전인격적 판단에 기초한 것으로 저에게는 최선의 조치였습니다. 이것이 범죄인지 아닌지, 부당한지 아닌지, 부끄러운 일인지 아닌지는 사법당국과 국민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도주와 증거인멸의 위험이 있다"며 곽노현 교육감을 구속하고 교육감의 고유권한인 교육정책 결재의 업무마저도 막고 있다.

권력의 노예 노릇을 하는 검찰이나 마치 대통령이나 시장 혹은 국회의원이 지배자이거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선의의 지원"으로 같은 교육운동을 하는 친구이자 동료인 박명기 교수에게 "2억 원"을 준 것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또한 여론조사에서 50 퍼센트의 대중적 지지를 받는 안철수 교수가 5 퍼센트의 대중적 지지를 받는 박원순 대표에게 시장 후보 자리를 양보한 사건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곽노현 교육감과 안철수 교수의 행동에는 정치적 이데올로기나 경제적 손익계산서가 작동하는 음험한 근대인의 도덕적 판단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탈근대인의 윤리적 실천이 선행하고 있는 것이다. 곽노현 교육감처럼 당신에게 만약 돈이 있다면 사랑하는 친구나 연인에게 "2억 원"을 줄 수 없는가? 안철수 교수처럼 당신에게 만약 기회가 있다면 당신보다 더 잘 시민의 친구 노릇을 하고 서울시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유능한 사람에게 당신의 자리를 양보할 수 없는가?

III. 곽노현 교육감에게 교육감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게 하라!

안철수 교수와 곽노현 교육감만이 탈근대인이 아니다. 오늘날의 지구촌 세계와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의 수많은 시민들과 국민들은 대부분 탈근대인들이다. 그들은 대부분 정치적 이데올로기나 경제적 손익계산서로 세상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우정의 친구관계나 연인관계로 탈근대적 윤리를 실천하고 있다. 이러한 탈근대의 문화적 인간관계의 세계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근대의 정치적 이데올로기나 경제적 손익계산서의 선과 악, 혹은 진보와 보수이거나 좌익과 우익의 세계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은 사랑과 우정의 인간관계를 전혀 모르고 오직 권력과 자본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스스로 자신을 주인이거나 노예라고 부르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눈에는 곽노현 교육감의 "2억 원"이 불법인 것처럼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안철수 교수가 박원순 대표에게 "매수"되었거나 "대가성"으로 무엇을 받았다고 의심할지도 모른다.

안철수 교수가 박원순 대표에게 "매수"되었거나 "대가성"으로 무엇을 받았다고 의심하는 것이 어불성설이듯이 곽노현 교육감이 "도주와 증거인멸의 위험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직 권력의 노예 노릇을 하는 일부 검찰들만의 의심이다. 필자를 포함하여 곽노현 교육감을 알고 있는 민교협이나 교수노조의 수많은 교수들은 만일에 하나 곽노현 교육감이 도주하거나 증거인멸을 하면 대신 감옥에 갈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 검찰이 진정으로 서열화와 지배자들만을 위한 정치적 이데올로기와 경제적 손익계산서의 근대적 교육을 우정과 사랑을 토대로 한 탈근대적 대한민국 교육으로 바꾸고자 하는 수많은 서울시민들과 곽노현 교육감의 교육개혁을 막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단순히 "2억 원"이라는 "선의의 지원"만을 의심하는 것이라면, 검찰은 하루라도 빨리 곽노현 교육감이 이야기한 것처럼 철저하게 불구속 수사하고 남은 임기 동안 곽노현 교육감이 교육감 업무를 성실히 수행할 수 있게 해야만 한다. 그것만이 검찰이 최소한 근대적 도덕의 법률을 충실히 따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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