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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류 외국인 147만 명 시대, 이민자 복지 정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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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류 외국인 147만 명 시대, 이민자 복지 정책은?

[복지국가SOCIETY] 사회 통합적 이민자 복지 정책이 중요한 이유

지난 5월 20일은 '세계인의 날'이었다. 이날은 국민과 재한 외국인이 서로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정한 법정 기념일이다. 세계인의 날을 맞아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다양한 행사를 기획·수행하는 등 다채로운 축제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체류 외국인 147만 명 시대, 이민자 복지 정책은?

우리 사회는 체류 외국인 147만 명, 결혼 이민자 15만 명 시대를 맞고 있다. 따라서 국적과 문화적 배경이 다양한 이주민들과 조화롭게 공존하고, 미래의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이민자 복지 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국제결혼을 통해 우리 국민으로 새롭게 유입되고 있는 결혼 이민자 가족은 사회적 소수자이며 취약계층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 정부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대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국가 정책적 필요로 추진되어 온 이민자 복지 정책은 이민자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부족한 가운데 결혼 이주 여성 위주로 시행되어 왔다. 그러면서 외국인 근로자, 외국인 유학생, 난민 등은 상대적으로 정책의 관심에서 소외됐다.

▲ 2008년 8월, 서울 동숭동 마로니에공원에서 '이주노동자 차별 철폐와 인권 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 행동'이 이주노동자 단속 및 추방 중단,노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뉴시스

사회권으로서 이민자 복지 정책의 수행 원칙

이민자 복지 정책은 한 사회의 새로운 이주 구성원에 대한 시혜적 자선의 관점이 아니라, 이들이 한 사회의 시민으로서 마땅한 권리로 향유해야 하는 사회권(social right)적 관점을 바탕으로 한다. 사회권은 한 사회에서 생활하는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유지하면서 살 수 있는 권리로, 건강, 교육, 주거, 노동 등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생존권적 권리이자 시민으로서 정당한 권리로 규정된다.

이러한 사회권으로서 이민자 복지 정책은 정책의 보편적 시행이라는 기본 원칙에 기초해수행해야 한다. 정책의 보편적 적용 원칙에 기초해 볼 때, 현재 특정 이민자에게 치중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이민자 복지 정책을 사회권적 관점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수행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체류 자격에 따른 이민자 복지 정책의 단계적 적용

외국의 사례를 보면, 이민자는 단기 체류, 영주권, 시민권 등 체류 자격에 따라 단계적인 사회 통합 과정을 거친다. 영주권은 외국인이 가질 수 있는 최상의 법적 지위로 일정한 자격을 갖춘 이들에게 영주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귀화를 통해 시민이 되기 직전의 지위를 보장하는 권리다. 영주권은 영구적 체류뿐만 아니라 취업, 교육, 사회보장, 정치적 권리 등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영주권이 부여하는 사회적 혜택이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이주민은 귀화와 영주 제도를 단계적 통합 과정이라기보다는 양자택일의 과정으로 이해하고, 성급한 귀화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어 순차적 사회통합을 위한 제도 조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영주권자에 대한 사회적 지위와 사회 보장적 처우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영주권자에 대한 복지 정책의 확대는 영주권 전치주의 도입의 실효성을 제고하는 데 성공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국제적 지위에 상응하는 이민자 복지 정책 체계의 마련

이민자 복지 정책을 설계할 때는 국익을 고려하여 정책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일례로 저출산·고령화 등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고려할 때, 이민 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국내 체류 외국인은 이제 거부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한 구성원으로 자리를 잡고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그 비중은 점차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전문 인력, 외국인 투자자 등에 대한 법적 지위 보장뿐만 아니라 불법 체류자나 난민 등 외국인의 인권 보호와 관련해서도 장기적인 영역과 중·단기적인 영역을 구분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체류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사회 정책의 시행은 내국인과 외국인의 상생을 통한 한국 사회의 지속적 발전의 토대로 기능할 뿐만 아니라, 높아진 한국의 국제적 지위에 상응하는 체류 외국인 정책 체계를 마련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어느 나라건 외국인의 유입은 국익의 차원에서 결정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들에 대한 체류 자격의 유형을 우리 사회의 필요에 따라 분류하고, 이들의 법적 지위를 법률로 제정함으로써 체류 외국인들이 더 안정감을 느끼고 한국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이러한 법적 지위가 이민자의 체류 자격에 따라 확보된다면, 이들에 대한 복지나 교육, 의료 등에 대한 권리는 내국인이냐 외국인이냐가 아니라, 해당 복지 영역의 대상 선정 기준에 부합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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