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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망할 언론, 도와주면 뭐합니까?"

[협동조합 프레시안] 이것이 궁금하다: 10문 10답

6일 프레시안 협동조합 전환 소식이 알려지고 나서, 많은 문의 전화가 오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큰 관심에 힘이 납니다.

독자 여러분이 던진 여러 질문을 추려서 '10문 10답' 형식으로 꾸며봤습니다. 이 글을 읽고서 프레시안 협동조합에 대한 궁금증이 조금은 풀리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프레시안은 한국 언론 초유의 실험인 주식회사에서 협동조합으로의 전환 과정을 독자 여러분에게 생생히 중계할 예정입니다.

- 프레시안이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이유가 뭔가요?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언론 공공성 강화이고, 둘째는 자생력 확보, 마지막으로 협동 사회 경제와의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정치권력이나 자본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언론을 꿈꿉니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이런 언론을 찾아보기는 어렵습니다. 프레시안은 2001년 창간 때부터 이런 독립 언론과 어울리는 지배 구조를 고민해 왔습니다. 그래서 사주 일가나 소수 주주가 주인인 주식회사가 아니라 독자, 필자,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협동조합이 그 답이라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지속 가능한 독립 언론의 모델은 무엇일까요? 프레시안의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이번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습니다. 아시다시피, 한국 사회의 모든 언론은 광고에 의존해 연명합니다. 이른바 진보 언론으로 분류되는 언론 상당수의 재벌 기업 광고 의존도가 보수 언론보다 높은 것은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프레시안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난 12년간 프레시안은 광고에 의존하지 않는 생존 모델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정부 광고, 기업 광고와 끊임없는 긴장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자발적 유료 독자인 '프레시앙'도 힘을 보탰습니다. 하지만 실패했습니다. 그 결과 최근에는 외부 자본이 거액의 매수 의사를 밝혀오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의 독립성을 지키면서도 대안 언론의 가치를 표방할 수 있으려면, 결국 대안적인 언론 생태계를 구축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방안이 프레시안 협동조합의 주인인 조합원이 매월 조합비를 1만 원 이상씩 내는 구조입니다. 이 모델이 성공만 한다면,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 언론사에서도 의미 있는 실험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프레시안이 기존에 지향하던 가치가 협동조합과 맞아떨어진 점도 전환 결정에 큰 영향을 줬습니다. 프레시안은 창간부터 '생명, 평화, 평등, 협동'의 가치를 지향했습니다. 프레시안은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면서 한국 사회에서 이런 가치를 실현하고자 노력하는 개인, 공동체와 적극적으로 연대하고자 합니다. 특히 협동조합 사회 경제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입니다."

- 프레시안 조합원 가입은 어떻게 하나요?

"조합원 신청은 간단합니다. 프레시안 홈페이지 오른쪽 상단을 비롯한 곳곳에서 '조합원 신청하기'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곳을 통해서 들어간 신청 화면에 이름,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 등을 입력하고 희망 출자 금액과 출자 방법을 기입하면 사전 협동조합 가입 신청이 완료됩니다.

협동조합 가입 조건은 최소 출자금 3만 원(3구좌, 1구좌=1만 원) 이상입니다. 출자금은 5만 원이든, 100만 원이든, 1000만 원이든 제약이 없습니다. 단, 특정 개인이나 법인의 출자금이 전체 출자금의 3분의 1을 넘을 수는 없습니다. 이렇게 출자한 돈은 탈퇴와 동시에 언제든지 찾아갈 수 있습니다.

프레시안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매월 1만 원 이상의 조합비를 내야 합니다. 역시 2만 원이든 5만 원이든 10만 원이든 상관은 없습니다. 이 조합비는 프레시안의 주인으로서 내는 '자발적 운영료', 프레시안의 독자로서 내는 '자발적 구독료' 또 프레시안 조합원이 받는 혜택에 대한 '자발적 사용료'입니다.

다만 지금은 사전 모집 중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립니다. 이번에 신청한 여러분은 6월 설립 인가가 완료되는 대로 저희가 개별적으로 연락해 조합원 가입을 완료합니다."


- 프레시안이 언제부터 주식회사가 아니라 협동조합이 되나요?


"주식회사에서 협동조합으로의 전환은 크게 전환 총회, 창립 총회, 지방자치단체의 설립 인가 세 단계로 나뉩니다. 프레시안은 지난 3일 전환 총회를 개최했고, 25일 창립 총회를 열 예정입니다. 창립 총회 후 서울시에 설립 인가를 신청하면 6월 중에 공식적으로 프레시안 협동조합이 출범합니다."

- 조합원이 되면 어떻게 프레시안 경영에 참여합니까?

"프레시안 협동조합 조합원은 모두 프레시안의 '법적' 주인입니다. 3만 원을 출자하든 1억 원을 출자하든 평등하게 1인 1표의 발언권을 갖습니다. 조합원은 원칙적으로 '총회'에서 프레시안 경영의 최종적인 의사 결정에 참여하게 됩니다. 하지만 숫자가 늘어나면 대의원을 선출하기도 합니다. 물론 조합원은 누구나 대의원이 될 수 있습니다.

조합원 중 일부는 이사로 참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사회는 경영 실무를 집행하는 기구로, 임기 4년의 이사 10여 명으로 구성됩니다. 프레시안 협동조합의 이사회는 소비자 조합원 절반, 직원 조합원 절반으로 구성될 예정입니다. 이사회는 <프레시안>의 편집 방침을 논의, 결정하는 편집위원회를 구성해서 운영합니다.

소비자 조합원만으로 이뤄진 <프레시안> 지면 평가 기구 '프레시앙 위원회'도 만들어집니다. 소비자 대의원 7명 이내로 구성되는 프레시앙 위원회를 통해서 조합원은 <프레시안>이 약속한 대로 생명, 평화, 평등, 협동의 가치를 지면에 제대로 구현하는지 감시하고 격려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 조합원 가입 혜택은 없나요?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당장 조합원의 커뮤니티 (가)프레시앙 커뮤니티를 온라인에 꾸릴 예정입니다. 프레시앙 커뮤니티는 조합원끼리 연대하는 새로운 온라인 공동체입니다. 이곳에서 조합원은 일상적으로 프레시안의 기사 내용, 경영 상황을 놓고서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습니다. 또 프레시앙 커뮤니티는 조합원 기사 제보의 장으로도 활용될 것입니다.

이밖에도 매월 한 번씩 온라인 '프레시안 books'의 오프라인 매체인 <프레시안 북 리뷰>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프레시안이 준비 중인 <위클리 프레시안>도 받아볼 수 있습니다. <위클리 프레시안>은 한 주간의 중요한 뉴스를 큐레이팅해서 한눈에 보여주는 신개념의 뉴스 서비스입니다.

현재 프레시안은 더 많은 혜택을 드리고자 여러 협동조합, 출판사 등과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프레시안 books'에 소개된 책의 일부를 구매할 시 할인 혜택을 누리는 방안, 프레시안과 연대하는 여러 협동조합을 이용할 시 우대를 받는 방안 등이 논의 중입니다. 장기적으로 '프레시안 몰'을 통해 대안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도록 도울 예정입니다.

물론 기존 프레시안의 자발적 유료 독자인 프레시앙이 받던 혜택도 그대로 누릴 수 있습니다. 로그인을 하면 '광고 없는 프레시안'을 볼 수 있습니다. 또 각종 강연, 강좌의 할인 혜택도 계속됩니다. 앞으로 조합원이 늘어날수록 이런 혜택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프레시안 말고 다른 데 후원하는 곳도 많은데요?

"프레시안 외에도 어렵게 살림을 꾸리는 소중한 시민·사회단체가 많습니다. 프레시안과 프레시안 임직원도 여러 시민·사회단체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프레시안은 한국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고자 노력하는 이런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에 힘을 보태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이런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이 더 힘을 받기 위해서도 대안 언론이 필요합니다. 대형 보수 언론이 언론 시장을 과점한 상황에서,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같이 목소리를 높여 줄 곳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언론을 대신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믿음직한 대안 언론 없는 SNS의 한계는 지난 대선 때 충분히 확인했습니다.

프레시안은 독자를 주인으로 모셔 이런 어려운 현실을 돌파하고자 합니다. 대형 언론의 그늘에 가려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한국 사회 다양한 이들의 의견을 뚝심 있게 전달하겠습니다. 작지만 믿음직한 '우리 언론'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참여한다면, 어떤 시민·사회단체를 후원하는 것보다 값진 기쁨으로 돌려드리겠습니다."

- 매월 조합비 1만 원이 부담스럽습니다.

"조합원이 선뜻 되고자 나선 분들의 살림살이 역시 넉넉지 않을 것입니다.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면서 저희가 가장 고심하던 것도 매월 조합비의 하한선을 정하는 문제였습니다. 결국 갑론을박 끝에 1만 원으로 정했습니다. 이미 기존 종이 신문의 월 구독료가 1만5000원을 넘어선 마당에, <프레시안>도 1만 원 정도는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프레시안> 기사가 모두 훌륭하다고 공언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지난 12년간 기존의 종이 신문과 비교했을 때 결코 뒤지지 않는 기사나 칼럼을 끊임없이 선보였다고 자부합니다. 매월 1만 원, 커피 두 잔 값이면 프레시안의 주인이 되어서 한국 사회를 함께 바꿔갈 수 있습니다. 일단 조합원이 되십시오."

- 아무리 그래도 프레시안을 도울 이유를 모르겠어요.

"생각을 바꿔서 프레시안이 없는 한국 사회를 생각해 보세요. 만약 프레시안이 없었다면 황우석 박사의 사기 행각이 쉽게 밝혀졌을까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수많은 독소 조항을 과연 제대로 추적 보도한 언론이 있었을까요?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백혈병으로 죽어나가던 젊은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가장 적극적으로 알린 곳은 어디인가요?

프레시안 따위는 없어도 한국 사회가 돌아가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분은 프레시안의 주인이 될 자격도 없습니다. 하지만 프레시안이 그간 해온 것이 눈에 안 차는 분이라면 지금 당장 프레시안의 조합원이 되십시오. 프레시안의 부족한 2퍼센트는 독자 여러분이 채워주면 되기 때문입니다."

- 프레시안 외에도 협동조합 언론을 준비하는 곳이 많습니다. 프레시안은 뭐가 다른가요?

"프레시안은 주식회사 언론이 협동조합 언론으로 변신하는, 한국은 물론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모험을 감행했습니다. 지난 12년간 프레시안이 쌓아온 독자 여러분의 신뢰에 기반을 둔 노하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만큼,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다른 협동조합 언론보다 시행착오가 적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프레시안은 앞으로 전국 곳곳에서 만들어지는 협동조합 언론을 지원하고 연대하면서 협동조합 언론의 맏형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일 예정입니다."

- 어차피 망할 언론, 섣불리 도와줬다 손해만 보는 건 아닌가요?

"한국 사회에서 진보 언론치고 경영 상태가 좋은 곳이 없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보수 언론의 사정도 그다지 좋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런 언론 생태계를 그대로 놓아두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독자 여러분에게 돌아갑니다. 더 이상 상황이 나빠지기 전에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합니다.

프레시안 협동조합의 성공이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프레시안 협동조합이 대안적인 언론 생태계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겠습니다. 공언한 대로 조합원 1만 명이 되는 순간 독자 여러분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던 선정적인 광고를 없애겠습니다. 2만 명, 3만 명 혹은 그 이상이 되면 말 그대로의 '독립 언론'도 가능합니다.

이 때 비로소 한국의 언론 생태계가 바뀔 수 있습니다. 가장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합니다.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중국의 루쉰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희망이란 본디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땅 위의 길과 같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프레시안 협동조합이 함께 걸어가며 새로운 길을 만들 조합원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프레시안(손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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