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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교육감 소환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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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교육감 소환에 부쳐

[기고]공개적인 진실 규명과 토론의 장이 되길

곽노현 서울 교육감이 5일 검찰에 소환되었다. 황폐화된 우리 교육현실에서 희망교육의 기치를 들었던 곽노현 교육감이 '후보 매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학교를 깨우고, 학생을 살리려는' 곽 교육감의 열정과 리더십에 기대를 걸었던 이들에게는 정말 충격적인 일이고 착잡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서울 시민만이 아니라 모든 국민들에게 사태의 진실은 초미의 관심사이다.

곽교육감은 이미 기자회견을 통하여 사건의 개요를 밝힌 바 있다. 이어서 돈 전달 역할을 맡은 친구와 선거 당시 곽노현 후보 측의 회계책임자도 언론을 통해 자신들이 한 일을 말하고 있다. 심지어 법적으로 곽 교육감에 불리한 얘기까지 가감없이 진술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그 세 사람은 대학 동창으로 40년 지기들이다. 그런데 그처럼 절친한 이들이 제 각각, 앞뒤 재지 않고, '법률적'인 유불리에 대한 인식 없이 사실을 말하고 있다. 오히려 보는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 통념과는 무언가 다른 부분이 있다.

다른 쪽 당사자인 박명기 후보는 현재 구속된 상태이므로 그의 자유로운 진술을 들을 수 없다. 하지만 검찰이 알려주는 바에 따르면 박명기 후보 측은 수수된 돈의 '대가성'을 인정한다고 한다. 논리적으로만 본다면 대가성이 없다고 하면 무죄의 가능성도 있는데, 그것을 마다하고 스스로 유죄를 공언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도 상식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다.

이처럼 이번 사건은 통상적인 '후보매수' 사건과는 다른 측면을 많이 보여준다. 사람들은 후보 단일화 상대에게 돈이, 그것도 2억이라는 적지 않은 돈이 건네졌다는 사실만으로 이 사건은 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에 대하여 '선의'라고 말하는 곽 교육감의 말은 구차한 변명이고, 무언가 숨기고 있을 것이라고 의심하게 된다. 그러나 예단은 언제나 위험하고 조심스러운 것이다. 더욱이 이번 사건은 일반적인 사례와 사뭇 다르지 않은가?

곽 교육감은 '사실'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 의미를 다투고 있다. 곽 교육감 측은 후보단일화는 어차피 자신들 쪽으로 되는 것이었고, 다만, 사후 고통분담의 차원에서 상대 후보의 생계 곤란을 외면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후보 결정과 돈 전달은 별개의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돈을 건네는 순간 당장 선거법 위반 혐의가 씌워질 것이고, 조심스럽게 한다고 하여도 결국은 알려지고 말텐데, 돈을 주었다는 사실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하여튼 이제 곽 교육감 본인에 대한 검찰 조사가 실시됐고, 곧 이어 기소될 것이다. 최종적으로 사태의 전모가 드러나게 될 것이다. 곽노현 교육감은 이미 자신의 행위가 "범죄인지 아닌지, 부당한 일인지 아닌지, 부끄러운 짓인지 아닌지를 사법당국과 국민들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선언하였다. 정말 말 그대로 앞으로의 수사 및 재판 절차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전개되어 합리적인 판단으로 귀결되기를 기대한다.

그런 점에서 도주의 우려가 전혀 없는 곽 교육감에게 불필요한 출국금지 명령을 내리거나, 비리로 점철된 공정택 전 교육감의 경우에는 전혀 하지 않던 압수수색 장면을 연출하고, 또 피의사실 공표를 서슴지 않고 일방적 주장들을 흘리면서 여론재판으로 몰고가는 검찰의 행위는 치졸하다. 곽노현 교육감도 처음 기자회견에서 미처 얘기하지 않은 사실들이 있다면 마저 다 밝혀 진실 발견에 적극 협조하기 바란다. 그리하여 앞으로의 과정이 단순히 검찰과 곽 교육감의 공방에 그치지 않고, 모든 국민들이 참여하는 공개적인 진실규명과 토론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 곽 교육감이 유죄판결을 받든 무죄판결을 받든, 이번 사건은 우리 학생들에게 사법과 진실에 관한 엄중한 교육의 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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