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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업체 3곳 중 2곳, 대형 유통업체 횡포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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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업체 3곳 중 2곳, 대형 유통업체 횡포 경험

공정위 조사…응답률 낮아 실제 피해 더 클 수도

지난해 대형 유통업체에 납품하는 기업들이 3곳 중 2곳 꼴로 불공정행위를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대형 유통업체 19곳 및 납품업체 4807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유통 분야 서면실태조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발표 결과에 따르면 납품업체 중 대형 유통업체의 불공정행위를 최소 1차례 이상 경험한 곳이 66.5%였다. 주요 불공정거래 행위 유형으로는 대형유통업체가 주도하는 판촉행사를 서면약정 없이 강행하는 경우가 44.9%로 가장 많았다. 고객 변심·과다 재고·유통기한 임박 등을 이유로 반품을 당했다는 업체가 16.2%로 뒤를 이었으며, 판촉행사에 소요되는 비용을 납품업체에 부당하게 떠넘기는 일을 겪었다는 업체도 12.5%를 기록했다.

이밖에도 납품업체들은 계약기간 중 수수료 인상, 매장 위치 변경 등 계약조건이 부당하게 바뀌거나(4.6%) 사은행사 비용 부담 거절 등으로 인한 거래 중단(4.5%)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체의 압력으로 판촉사원을 파견하는 악습도 여전했다. 이러한 불공정사례들은 백화점·대형마트·TV쇼핑몰·인터넷쇼핑몰·편의점·대형서점·전자전문점 등 대형유통업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전반적으로 발생했다.

공정위가 발표한 수치보다 실제 불공정거래 행위가 더 만연할 가능성도 있다. 조사대상 납품업체 4807곳 중 서면조사에 응한 업체는 약 18.5%인 887곳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송정원 공정위 유통거래과장은 10일 브리핑에서 "1000곳 정도는 폐업이나 소재 불명으로 찾을 수 없어 (이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의 응답률로는 25%"라며 "업체들 입장에서는 바빠서, 또는 신분이 드러나 보복 조치를 받을까봐 두려워해서 계속되는 독촉에도 이 정도의 회수 응답률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서면실태조사결과 법 위반 혐의가 나타난 대형유통업체들에 자진 시정을 촉구하고, 혐의가 중대한 불공정거래가 발생하거나 자진 시정에 소극적인 업체들에 대해서는 현장 직권조사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 과장은 "자진 시정 기회를 통해서 납품업체들한테 더 이상 불이익이 안 가는 것이 1차 목적"이라며 "어떤 행위 자체만 놓고 그 자체가 바로 법 위반이 되는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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