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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한국야구 10대 뉴스 :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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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한국야구 10대 뉴스 :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

[배지헌의 그린라이트] 밝은 미래와 그늘진 미래 사이에서

'10대 뉴스'만으로 정리하기에는 부족한 한 해였다. 야구계에는 항상 이야깃거리가 넘쳐나게 마련이지만, 2012 임진년은 특히 더했던 것 같다. 올해 한국야구는 그 어느 때보다도 풍성하고 다채로운 뉴스가 넘쳐났다.

자랑스럽고 영광스러운 소식이 있는가 하면, 부끄럽고 참담한 이야기도 들려왔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감동적인 드라마와 웃지 못할 코미디, 안타까운 사연이 교차했다. 파란만장하고 다사다난했던 2012년 '야구의 해'를 10가지 주요 소식으로 돌아봤다.

▲올해 프로야구는 연초부터 승부조작 파문으로 크게 흔들렸다. 지난 3월 1일 오후 3시께 프로야구 승부조작에 가담했던 LG트윈스 소속 투수 김성현(23)선수가 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대구지검 13호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1. 프로야구 경기조작 파문

연초부터 충격적인 스캔들이 야구계를 뒤흔들었다. 2011년 배구와 축구계를 강타한 승부조작 사태의 여파가 야구계까지 이어졌다. 당초 야구계에선 '야구경기의 특성상 승부조작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장담했지만, 검찰조사 결과는 상상을 초월했다. 일부선수가 브로커에게 돈을 받고 '1회 고의볼넷' 등으로 경기를 조작한 혐의가 드러난 것이다. 그 결과 LG 트윈스 소속 박현준과 김성현이 영구제명 철퇴를 맞았다. 수사가 더 확대될 경우 프로야구 판 전체가 초토화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지만, 다행히(?)도 수사는 두 선수와 관련 인물들을 기소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승부조작의 검은 손길에서 야구계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교훈이 남았다.

2. 700만 관중 돌파

프로야구가 완전히 '국민스포츠'로 자리를 잡았다. 연초에는 경기조작 파문이, 연중에는 런던올림픽이 발목을 잡을 듯 했지만 프로야구 인기는 끄떡없었다. 박찬호, 이승엽 등 해외파 스타들의 잇단 복귀와 시즌 초반 뜨거운 순위 다툼 등이 맞물려 연일 구름 관중이 야구장을 찾았다. 올해 총 관중수는 715만 6157명. 지난해 달성한 첫 600만 관중을 훌쩍 뛰어넘어 사상 처음으로 700만 관중을 돌파했다. 폭발적인 야구 인기에 현역 스타들은 물론 은퇴한 야구인들까지 각종 CF와 예능프로그램 출연으로 인지도를 과시했다. 야구계에서는 9, 10구단 창단과 구장 신축 등을 감안하면 조만간 800만 관중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 고양, NC의 퓨처스리그 돌풍

프로야구의 인기는 1군을 넘어 2군리그인 퓨처스리그까지 이어졌다. 신생구단 NC 다이노스와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가 가세하며 퓨처스리그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NC는 남부리그에서 단독 1위를 차지하며 내년 시즌 청신호를 밝혔고, 고양도 교류경기에서 5할에 근접한 승률로 만만찮은 경쟁력을 과시했다.

특히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고양 원더스는 5명의 선수가 프로 입단에 성공하며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를 거뒀다. '야신' 김성근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지도력과 허민 구단주의 아낌없는 지원, 무엇보다 야구에 대한 '절박함'을 가진 선수들의 열정이 만들어낸 한 편의 아름다운 드라마였다. 인간의 선의가 사회는 몰라도 최소한 야구계는 바꿔놓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제는 프로야구가 고양의 노력에 대답해줘야 할 때다.

4. 삼성 라이온즈 2년 연속 우승

모두가 예상했던 결과였다. 삼성이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통산 6번째 왕좌에 올랐다. 특히 2000년대 이후로만 5차례 우승하며 프로야구 현존 최강팀의 자리를 굳건히 했다. 그러나 쉽지만은 않은 과정이었다. 삼성은 시즌 초반 하위권으로 떨어지는 등 고전을 거듭했다. 우승에 대한 지나친 부담감,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이 원인이었다. 시즌 중반 이후로는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80승 2무 51패(승률 .611)의 성적으로 가볍게 정규시즌 1위. 한국시리즈에서도 3년 연속 맞상대한 SK에 4승 2패 완승을 거뒀다. 두꺼운 선수층과 탁월한 구단 운영 시스템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삼성의 시대는 오랫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 2013년에도 우승후보 1순위는 삼성이다.

5. 10구단 창단 박차

온 야구계의 염원인 10구단 창단이 마침내 확정됐다.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일부 구단의 몽니로 10구단 창단 결정이 계속 뒤로 미뤄졌다. 결국 선수협은 올스타전을 앞두고 '10구단 승인'을 조건으로 보이콧을 거론하며 압박에 나섰다. 그러나 시즌 뒤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선수협은 골든글러브 시상식과 향후의 모든 일정을 거부하겠다는 초강수를 띄웠다. 박근혜, 문재인 등 대통령 후보들에게 서한을 보내 10구단에 대한 지지도 이끌어냈다. 여론의 지원과 야구계의 전방위적인 압박에 마침내 12월 11일, 프로야구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이 공식 결의됐다. 10구단은 철저한 심사를 거쳐 수원과 전북 중 한 곳으로 정해질 예정이다. 10구단 시대와 함께 프로야구가 비로소 프로스포츠다운 틀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6. 박병호 MVP와 '패자부활전'

올 시즌 프로야구 최고의 스타는 넥센 4번 타자 박병호였다. 박병호는 2012년 전경기(133)에 출전하며 타율 .290에 31홈런 105타점 20도루를 기록하며 생애 첫 1루수 골든글러브와 시즌 MVP의 영광을 안았다. 프로 데뷔 8년 만에 놀라운 성공 드라마를 써냈다. 박병호 외에도 올해는 유독 늦깎이 스타가 여럿 탄생한 한 해였다. 신인왕 서건창은 방출-군입대-신고선수 입단의 설움을 딛고 스타로 도약했고, 두산 노경은은 무려 데뷔 10년 만에 정상급 투수로 올라섰다. 여기에 프로에서 방출되거나 아예 지명조차 받지 못한 선수들이 고양 원더스를 통해 프로선수의 꿈을 이루는 사례도 잇따랐다. 프로야구에 보다 많은 '패자부활전'의 기회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당장 내년부터 야구 팬들은 류현진의 활약상을 지켜볼 것이다. LA다저스는 다시금 '국민구단'이 될 지도 모른다. 한국 프로야구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LA다저스에 입단 계약을 마친 류현진이 다저스의 99번 유니폼을 입고 지난 11일(현지시각) LA 윌셔가 라디오코리아 앞 광장에서 팬들을 위한 사인회 행사를 갖고 있다. ⓒ뉴시스

7. 류현진 메이저리그 진출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최초의 선수가 나왔다. 한화 류현진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 프로야구 LA 다저스 입단에 성공했다. LA가 경쟁입찰에서 써낸 포스팅비는 무려 280여억 원(2573만 7737달러 33센트). 여기에 몸값 협상에서도 마운드에서 보여준 대담함이 발휘된 결과, 6년간 최대 4200만 달러를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총액으로 따지면 6700만 달러(약 717억 원)에 해당하는 초대형 계약이다. 과거 박찬호의 전성기 때 그랬듯이, 2013년에는 류현진의 등판일마다 전 국민이 'LA 다저스 팬'이 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류현진의 미국 진출은 프로야구에도 적지 않은 고민거리다. 메이저리그와의 인기 경쟁을 벌여야 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스타들이 줄줄이 미국 진출을 선언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프로야구가 좀 더 바짝 긴장해야 할 이유다.

8. 아마야구 입시비리 파문

연초에는 경기조작 파문이, 연말에는 입시비리 파문이 야구계를 흔들었다. 시작은 인천지역 모 고교야구부에서부터. 대학 신입생 선발 대가로 금품이 오고간 사실이 적발되면서 인천 고교야구부 감독 2명과 서울-부산 지역 대학야구 감독 다수, 대한야구협회 심판위원 1명 등이 줄줄이 구속됐다. 게다가 시즌 뒤에는 롯데에서 물러난 양승호 감독이 구속되고, 현대 코치 출신의 정진호 감독(연세대), LG 감독 출신의 이광은 감독(전 연세대) 등도 검찰의 수사망에 오르는 등 사태가 프로야구까지 확대될 조짐을 보여줬다. 양승호 감독의 경우 고려대 감독 시절의 혐의가 드러나면서 수사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야구의 고질적 병폐가 얼마나 뿌리 깊은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관행'이란 이름으로 야구계에 만연한 도덕적 해이를 일깨운 사건이다.

9. 감독 수난시대

2012년도 감독들의 수난은 계속됐다. 한대화 감독과 김시진 감독이 시즌 중 물러났고, 롯데 양승호 감독은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성과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경질이나 다름없는 수순을 밟았다. 그 외에도 한동안 야구계의 트렌드였던 '젊은 감독' 선임이 대부분 실패로 돌아가면서, 김성근 감독을 비롯한 노장 사령탑들이 다시금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가장 먼저 노장 감독을 영입한 팀은 한화 이글스. 한화는 여러 감독후보를 놓고 고민한 끝에, 과거 10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뤄낸 김응룡 감독을 새 감독으로 영입했다. 김응룡 감독은 김성한, 이종범 등 해태 사단들을 코치로 영입하며 2013년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내년 창단할 10구단 초대 감독 역시 경험 많은 노장 감독이 물망에 오르는 중이다. 프로야구의 '젊은 감독 유행'이 '감독 수난시대'로, 감독들의 잇단 실패가 다시 '노장들의 귀환'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10. 국제대회에서의 연이은 부진

프로야구의 폭발적인 인기와는 반대로, 아마추어 야구의 국제대회 성적은 실망스러웠다. 한국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대회 5위에 머물렀다. 그나마 마지막 일본과의 5-6위 결정전을 승리로 이끈 것이 유일한 즐거움이었다. 또 시즌 뒤 열린 아시아야구선수권에서도 매 경기 고전한 끝에 일본, 대만에 이어 3위에 오르는데 그쳤다. 아마추어 야구의 경기력 저하는 앞으로 프로야구의 경기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다. 국제대회 때만 반짝 관심을 가질 게 아니라, 평상시에 꾸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다. 2013년 초에 열리는 제3회 WBC도 그다지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것. 가뜩이나 약화된 전력에 대표로 뽑힌 선수들이 줄줄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역대 최악의 성적을 기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초 프로야구 선수들이 WBC에서 실망스런 모습을 보일 경우, 프로야구 시즌 흥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과연 한국 대표팀은 WBC에서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www.futuresba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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