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영화제는 국내 유일의 휴양 영화제라는 것이 손꼽히는 특징이다. 제천과 단양을 잇는 청풍호반의 풍경이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서 매일 밤 야외 상영과 공연이 이루어짐으로써 큰 호응을 얻어 왔다. 그러나 지난 6년까지는 다소 '마니아'적 특성이 강했던 것이 사실이어서 전국 단위의 영화제로 성장하기까지는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다. 올해부터는 마니아 영화제에서 일반 대중 영화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 제천영화제 측의 의지이며 이를 위해 영화와 공연 편수를 대폭 늘렸다.
제천영화제는 국내 영화제 가운데 가장 젊은 영화제라는 것이 또 다른 특징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영화제의 이력도 가장 짧고 주요 임원과 스태프들의 나이 또한 가장 젊다. 무엇보다 이 영화제에 몰리는 관객들의 연령층이 가장 젊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영화제가 '음악영화'라는 강한 컨셉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영화와 음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두 분야의 젊은 팬들이 집중적으로 모이는 행사로 평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천영화제가 영화의 힘을 등에 업고 '지산 록 콘서트', '송도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등과 차별화 하면서도 이들을 뛰어 넘는 모습으로 젊은 팬들을 대거 유입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올해 영화제는 8월11일부터 1월16일까지 5박6일간 열리며 청풍랜드를 주 야외상영관으로 다운타운에 위치한 TTC 극장, 유적지인 의림지에 마련된 새로운 상영 및 공연 공간에서 진행된다.
이번 제천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는 영화와 공연 베스트5를 골라 소개한다.
영화 베스트5 |
뮤직 네버 스탑
▲ 뮤직 네버 스탑 ⓒ제천 국제음악영화제 |
베스트5에 개막작이 빠질 수 없다. 제작자 출신의 감독 짐 콜버그의 첫 연출 작품인 <뮤직 네버 스탑>은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가 갖고 있는 정신적인 외상을 음악을 통해 극복해 나간다는 내용이다. 로버트 드 니로와 로빈 윌리엄스가 주연을 맡았던 <어웨이크닝>의 작가 올리버 삭스의 <마지막 히피>가 원작이다. <스파이더 맨> 시리즈에서 코믹한 편집장 역을 맡았던 J.K.시몬즈가 아버지 역을 맡아 열연한다. 할리우드 최고의 여배우 가운데 한명인 줄리아 오몬드가 음악치료사로 출연한다. 성격파 배우들의 연기를 볼 수 있다는 점 말고도 버펄로 스프링필드, 그레이트풀 데드, 비틀즈, 밥 딜런 등 1960~70년대의 주옥같은 팝 음악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야말로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치코와 리타
▲ 치코와 리타 ⓒ제천 국제음악영화제 |
공식경쟁부문인 '세계 음악영화의 흐름'에 상영되는 작품. 1948년 쿠바가 배경이다. 치코는 원대한 꿈을 가진 젊은 피아니스트이고 리타는 멋진 목소리를 가진 아름다운 가수이다. 음악과 낭만적인 욕망이 서로를 강렬하게 이끌지만 그들의 여행은 상심과 고통을 가져온다. 아바나에서 뉴욕, 파리, 할리우드 그리고 라스베가스에 이르기까지 음악과 사랑을 이루기 위해 두 사람은 힘든 역경을 극복하려 애쓴다. 쿠바의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베보 발데스의 음악을 비롯하여 주옥같은 라틴 넘버들로 장식된 독특한 애니메이션.
스웰 시즌
▲ 스웰 시즌 ⓒ제천 국제음악영화제 |
'세계 음악영화의 흐름'에 상영되는 또 다른 작품. 제천영화제 제5회 개막작으로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모았던 <원스>의 후속작 격인 작품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글렌 한사드와 마르케타 이글로바는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으며 하루아침에 스타가 된다. 시상식이 끝난 후 현실로 돌아온 35세의 한사드와 18세의 이글로바는 잇단 공연을 진행하면서 자신들이 받은 인기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기로 한다. 이 작품은 두 연인과 그들의 밴드가 만들어내는 노래들로 관객의 귀를 즐겁게 할 뿐 아니라 그들이 이별에 이르기까지 둘만의 몸짓, 침묵의 순간들을 따라간다.
락 어스 대디!
▲ 락 어스 대디! ⓒ제천 국제음악영화제 |
다양한 장르의 음악영화, 특히 극영화를 소개하는 '시네 심포니' 섹션 작품. 평범한 월급쟁이 토루 후지오카는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순간 인생을 되돌아보기 시작하고, 자신의 인생 최고의 순간은 고교시절 밴드 시절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후지오카는 딸의 결혼식을 맞아 자신의 가족을 위해 마지막으로 단 한 번의 연주를 하기로 결심하고 밴드를 함께 했던 옛 친구들을 찾아 나선다.
내 사랑, 세르쥬 갱스부르
▲ 내 사랑, 세르쥬 갱스부르 ⓒ제천 국제음악영화제 |
'시네 심포니'의 또 다른 작품. 나치가 점령한 1941년이 배경이다. 뤼시앙은 위조한 계급장을 달고 파리를 활보한다. 몇 년 후 예술학교를 졸업한 그는 환멸감에 빠져 동네 바에서 연주하며 살기로 한다. 그렇게 '자유분방한 60년대'의 카바레 스타, 세르쥬 갱스부르가 탄생하지만 항상 무언가 그의 행복을 가로막고 있다. 프랑스 최고의 여배우 샤롯 갱스부르의 아버지이자 프랑스 히피를 대표하는 세르쥬 갱스부르의 음악인생을 그린 작품.
공연 베스트5 |
▲ 김창완, 장기하와 얼굴들, DJ RYOO, 강산에 ⓒ제천 국제음악영화제 |
밴드 강산에
제천영화제의 인기 공연 프로그램인 '원 썸머 나이트'에서 만나게 된다. 강산에는 <브로콜리 너마저>, <아침>과 함께 차례로 무대에 설 예정. 이번 공연에서는 최근 발매된 앨범 <KISS>에 수록된 곡들을 집중적으로 만날 수 있다. 라이브 콘서트에서 느낄 수 있는 강산에 특유의 카리스마가 기대되는 공연이다.
김창완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
올해 영화제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공연 중의 하나. 한국 록 음악의 아이콘 '산울림'의 김창완과 지난 2~3년간 늘 화제의 중심에 서 온 '장기하와 얼굴들'이 한 무대에 선다. 김창완은 2009년 결성한 '김창완 밴드'와 함께 하며 '장기하와 얼굴들'은 지난 6월 발표한 2집 앨범의 음악들을 집중 소개할 예정이다.
DJ 류승범 나이트
<부당거래>, <위험한 고객들> 등의 영화로 한층 성숙된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류승범은 지난 2008년부터 DJ로도 명성을 날리고 있다. 류승범은 2009년 공식 디제이로 데뷔한 후 'DJ RYOO'라는 이름으로 클럽 및 페스티벌에서 활동해 왔으며 DJ 유닛인 '리볼버 식스티 나인'을 결성해 '글로벌 게더링 코리아'에서 공연한 바 있다. 올해 제천이 야심작으로 내놓은 공연. 제천의 가장 뜨거운 밤이 기대된다.
거리의 악사 페스티벌
2007년 처음 시작된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거리의 악사 페스티벌'은 신인 뮤지션의 공연을 지원하고 음반 제작의 기회를 제공하는 획기적인 프로그램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올해 다섯 번째로 진행되는 '2011 거리의 악사 페스티벌'은 숨겨져 있던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뜨거운 열기를 보여주고 있다. 예심 심사를 통과한 본선 진출 5팀은 영화제 기간인 8월 13일(토) 저녁 7시 의림지 JIMFF스테이지 무대에서 공연 심사를 거친다. 본선 무대를 통해 선정된 최종 우승팀에게는 무비클로저에서 제공하는 정식 앨범 제작의 기회가, 준우승 팀에게는 '(주)피어리스 기타'에서 제공하는 기타가 수여된다.
JIMFF 라이브 스테이지 "물빛에 춤추고"
포크 음악의 대표적인 레이블로 손꼽히고 있는 '푸른 곰팡이'의 멤버들이 올해 제천영화제가 새로 마련한 의림지 야외무대에 선다. 장필순과 윤영배, 고찬용, 이규호, 김정렬 등 국내의 포크 가수들을 대거 만날 수 있는 기회다. '푸른 곰팡이'는 '뮤지션들의 사관학교'라는 호칭을 지니고 있을 만큼 국내 음악계에 큰 영향을 끼쳐 온 그룹이다. 1980년대 후반 <어느새>란 노래로 주목을 받았던 장필순을 오랜만에 공연 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이 글은 대중문화사이트 엔터미디어에 실린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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