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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이마트 "자극적 단어로 충돌 유발하라" 지침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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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이마트 "자극적 단어로 충돌 유발하라" 지침 파문

[단독] 이마트노조, 사측 '1인 시위 대응지침' 폭로

신세계 이마트 사측 관리자가 '노조 설립'을 알리는 이마트노조의 1인 시위에 대비해 수도권 각 점포에 조직적인 '대응 지침'을 하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매뉴얼은 1인 시위에 돌입한 노조위원장 등에게 "자극할 수 있는 모든 단어를 사용"하면서 충돌 과정을 녹취, 촬영할 것을 지시했다.

이마트노조는 12일 이마트 성수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 인사담당부서 관리자가 수도권의 이마트 점장 등에게 지난 9일 보낸 이메일을 공개했다. 해당 이메일은 여의도, 목동, 신월, 은평, 구로, 영등포, 파주, 탄현, 가양, 공항점 등의 인사지원팀장, 점장, 인사파트장 등에게 전달됐다.

이마트 인사담당기업문화 부서 소속 관리자 이름으로 발송된 해당 이메일에는 '1인 시위 대응지침' 파일이 첨부됐다. 이 지침은 전수찬 이마트노조 위원장의 '노조 가입 독려 1인 시위'에 대비해 "말을 잘하고 성격이 대찬 사원(당연히 로열티가 높은 사원 중)을 선별해 첨부된 멘트를 교육하되, 관리자급은 대응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예시로 든 멘트는 "수찬아(노조위원장)! 너는 꼬봉 같은데, 너 말고 나 쟤랑 얘기할래! (옆 사람을 보며) 니가 꼬봉이니?", "정말 너 쪼잔하다. 사택 핑계, 애들 핑계 대고 노조 만드냐? 딱 터놓고 만들지?", "월급 적다고 하는 놈이 맨날 파마하냐! 넌 입만 열면 거짓말이더라!" 등 모욕적인 말로 가득했다.

매뉴얼은 △ 자극할 수 있는 모든 단어를 사용하되, 단 '죽인다', '밤길 조심해라' 같은 협박성 단어는 금지할 것 △ 각 점포별로 7명 이상 대응조를 사전구성(대응인력은 사복근무), 1인 시위 동반자가 여자일 경우는 여자보안이나 여성인력이 대응할 것 등 세세한 대응책을 제시했다.

특히 "대응할 시 핸드폰으로 녹취를 부탁드리며 점포 내 비치되어 있는 캠코더로 촬영을 부탁드린다(아마도 촬영하지 말라고 강하게 반발할 수 있으나 무관하게 촬영을 하시기 바란다)"고 적어 1인 시위 촬영을 위해 캠코더까지 각 지점에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충돌을 유발한 뒤 충돌 장면을 반드시 촬영하되, 그 주체는 보안팀이 아니라 우리 사원이어야 한다"며 "회사 관리자는 절대 현장에 나타나지 말고 준비된 사원급만이 응대할 것"이라고 당부해 부당노동행위를 피하려는 치밀함도 보였다.

그밖에도 매뉴얼은 "직원 출퇴근 동선에서 시위가 발생될 경우 직원 출퇴근 동선을 변경해 사원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덧붙여 노조와 다른 노동자들과의 접촉 차단을 지시했다.

해당 문건을 폭로한 이마트노조는 "재벌 자본 삼성가에서 갈라져 나온 신세계그룹이 삼성그룹의 노무관리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며 "이번 인사노무 매뉴얼로 사측이 합법적 1인 시위와 노동조합 활동을 탄압하는 부당노동행위를 했음이 입증됐다"고 비판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인사 담당자가 (1인 시위가 진행되면) 매장 운영 등에서 문제가 생기겠다 싶어서 개인 차원에서 자기가 관할하는 지역의 지점들에 대응한 것이지 회사 차원의 대응은 아니다"라며 "개인 직원이 판단을 과하게 한 부분이 있어서 회사도 난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0월 29일 설립신고를 마친 이마트노조에서는 현재 전수찬 노조위원장과 김 모 사무국장 등 노조 설립 주도자 3명 가운데 2명이 해고된 상태다.

▲ 노조 설립을 알리는 1인 시위에 돌입한 전수찬 이마트노조 위원장. ⓒ이마트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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