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2일 오전 장거리 로켓을 발사함에 따라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가 한국 시간으로 13일 오전 1시 긴급 소집될 예정이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북한의 로켓 발사 직후 한국과 미국, 일본 정부가 이번 달 안보리 의장국을 맡고 있는 모로코에 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안보리가 소집되면 북한의 유엔 안보리 결의안 1718, 1784호 위반을 규탄하고 이에 따른 조치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보리의 제재 형식은 법적 구속력을 갖는 결의안과 그 아래 단계인 의장성명, 의장 언론성명이 있다. 지난 4월 북한이 로켓 발사에 실패한 뒤 안보리는 3일 만에 대북 제재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의장 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바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12일 "기본 안보리 결의안은 (북한의) 핵실험 이후 나온 것으로 미사일을 발사하고 나온 조치와는 차이가 있다"며 "협의를 해봐야 하지만 상당히 강한 결의가 (이미) 나와있기 때문에 미사일 발사 행위에 대해 강한 결의가 나올 수 있을지 등을 염두에 두고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예상되는 안보리 제재의 수위나 결과가 나올 시점에 대해 이 당국자는 말을 아꼈다.
안보리가 소집된다고 해도 전문가들은 제재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미일을 주축으로 이란 제재에 버금가는 대북제재를 추진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경제 타격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등을 주축으로 한 양자제재도 가능성이 있지만 북한의 경제의존도가 큰 중국이 이에 동참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미, 북한 로켓 발사 규탄
한편,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 4시간 만에 미 백악관은 국가안보회의(NSC) 토미 비터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지역 안보를 위협하는 심각한 도발 행위"라고 비난했다.
비터 대변인은 "북한의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와 1874호에서 금지하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것"이라면서 "이는 국제의무를 위반하고 비확산 체제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이는 북한의 무책임한 행동 패턴을 또다시 보여준 사례"라면서 "미국은 북한의 도발을 감시하는 동시에 역내 안보위협을 감안해 동맹국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강화, 증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터 대변인은 또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것은 상응하는 결과가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일치된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국제사회는 북한이 약속을 지키고, 국제의무를 준수하고, 이웃국가들과의 평화를 유지하도록 지속적으로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서 한국 정부는 성명에서 "북한의 이번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떠한 발사도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 및 1718호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서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도전이며 위협"이라며 "그간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와 발사 철회 요구를 무시하고 북한이 이러한 도발을 강행한데 대해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와 함께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도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지만 제재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우리는 국제사회가 보편적 우려를 표시한 가운데 (로켓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조선(북한)에 유감을 표한다"라며 "조선은 평화적 우주 이용권이 있지만 이러한 권리는 북한과 관련된 유엔 안보리 결의 등의 제약을 받는다. 조선은 유엔 회원국으로서 안보리 결의를 준수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훙 대변인은 제재와 관련해 "안보리의 관련 대응은 마땅히 신중하고 적절해야 한다"며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큰 틀을 지키고 번갈아가면서 정세를 격화시키는 것을 피해야 한다. 대화와 협상을 통해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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