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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로켓 발사, 치명적 자살골 될 수도"

[해외 시각] 가디언 "달갑지 않은 크리스마스 선물"

북한의 올해 두 번째 위성 발사 시도가 다가오면서 한반도와 주변국에 미칠 영향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국 당국은 북한이 1단 로켓을 발사대에 장착한 것으로 보고 북한이 예고한 발사 기간 시작일인 10일 이전에 발사 준비를 마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이 주변국에 통보한 항공고시보에 따르면 로켓 발사시 1단계 추진체는 전라북도 부안 격포항 서쪽 약 140킬로미터 해역에, 2단계 추진체는 필리핀 동쪽 해상에 떨어지게 된다.

북한이 실제 발사를 감행할 경우 추가 제재에 직면할 것인지,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한 대화 국면이 형성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분분하다. 이와 관련해 영국 <가디언>의 국제문제 칼럼니스트 사이먼 티스달은 3일(현지시간) 칼럼(☞바로 가기)에서 북한의 이번 발사 시도가 남한 대선에 영향을 미쳐 그 자신에게 부메랑이 돌아올 수 있는 시각을 보였다.

티스달은 북한이 중국과 미국, 한국의 새 정부에 달갑지 않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겨줬다고 비유하면서 미국의 달라진 아시아 정책, 한국의 상황을 고려하면 대내적 동기가 어떻든 대외적으로는 과거보다 더 바람직한 결과를 낳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칼럼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무도 받고 싶어하지 않는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

북한이 12월 22일까지 궤도로 위성을 쏘아 올릴 3단 로켓을 발사하겠다고 지난 주말(1일) 밝힌 것은 중국의 검증되지 않은 지도부, 아직 꾸려지지 못한 버락 오바마의 국가안보팀, 그리고 전쟁을 벌이고 있는 남한의 대선 후보들이 받고 싶지 않은 크리스마스 선물과 같다.

늙은 숙모가 짜 준 니트 스웨터를 아무도 원하지 않는 것처럼, 북한의 젊은 새 지도자 김정은이 계절마다 보내는 이러한 안부는 선물을 받는 사람들을 곤경으로 몰아넣는다. 북한의 항변에도 불구하고, 로켓 발사는 지구 관측위성에는 별로 기여하는 게 없는 반면에 이론적으로 미국의 서부해안에 핵폭탄을 떨어트릴 수 있는 탄도미사일의 불법 시험발사와는 많은 관련이 있다.

김정은은 북한의 기술적 기량을 보여줌으로써 부친의 사망 1주년(12월 17) 및 자신의 승계를 강조하려 한다. 그는 또한 올 초 바다 속으로 급강하함으로써 부끄럽게 실패했던 로켓 발사를 벌충하고 싶을 것이다. 아마도 김정은은 발사 성공이 북한의 원로 지도부들에게 자신의 위상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길 바랄 것이다.

대내적 요인이 어떻든 미사일 발사는 북한의 국제적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고 19일 남한 대선을 앞두고 한반도와 주변국의 긴장을 심화시키는 행위로 보인다. 한국 외교통상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계획을 "엄중한 도발"이라고 지칭했고, 일본은 경보를 발령했다. 미국은 북한의 발표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평화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밝혔다. 중국은 자국의 "우려"를 표했다.

다가오는 위기가 익숙한 종류임에도 불구하고, 오바마와 미국의 포지션이 두 개의 핵심 분야에서 바뀌었다.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가 맥스 피셔가 분석했듯이 미국의 변화 중 하나는 지난달 오바마의 버마(미얀마) 방문에서 부각됐다. 아시아에서 또 하나의 낙후되고, 빈곤한 권위주의 국가인 버마는 핵에 대한 은밀한 야망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바마의 방문은 그가 집권 초기 이란 등에 대해 수용했던 유화적 접근법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며, 소위 '아시아로의 전환'(pivot to Asia)이라는 그의 대외정책 내용을 보다 자세히 보여준다.

오바마는 "이제 오랜 원한과 의심을 묻고 새롭게 출발한 시간이다"라고 말했다.

"이곳 양곤에서 나는 아시아 전역에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 우리는 과거라는 감옥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우리는 미래를 고대할 필요가 있다. 북한 지도부에 나는 하나의 선택을 제안했다. 핵무기를 포기하고 평화와 진전의 길을 가라고. 그렇게 한다면, 미국으로부터 도움의 손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미 정부가 유화적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했을 수 있지만 미국의 두 번째 변화는 이러한 환상을 지워버린다. 남한과의 방위 협정 개정이다. 리처드 바이츠가 <중-미 포커스>(China-US Focus)에 쓴 글을 옮겨 간단하게 설명하면, 남한의 미사일은 표면적으로 북으로부터 오는 위협에 대한 반격 능력이 상당히 확장됐다.

"2001년 개정 미사일 지침에서 한국 정부는 사거리 300킬로미터 혹은 탄두 중량 500킬로그램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사용할 수 없다는데 동의했었다. 이제 개정된 지침에서 한국은 사거리 800킬로미터에 탄두중량 500킬로그램 탄도미사일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 미사일 협정은 또한 한국군이 항속거리 300킬로미터 이상 무인기의 탑재 중량을 2500킬로그램으로 올리고 그 이하 항속거리 무인기의 탑재중량은 제한을 두지 않도록 했다."

북한의 관점에서 보다 도발적인 것은 남한이 자국의 민간 우주로켓 프로그램을 실행하면서도 국제사회의 불신을 받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남한의 로켓 발사는 기술적 문제로 인해 지난 주 취소됐다.

다가오는 북한의 로켓 발사는 이제 남한의 대선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될 것 같다. 집권 보수정당의 박근혜와 진보 후보 문재인 사이에서 격전이 예상되고 있다. 과거와 같이 북한은 남한에 진보적 지도자가 들어서는 것을 선호할 것이다. 그리고 문재인은 대북원조 및 경제협력 재개를 요구했다.

이 맥락에서 김정은의 미사일 발사는 과거의 잘못됐던 유사 시도보다 더 치명적인 자책골로 증명될 수 있다. 김정은이 남측을 충분히 겁준다면, 남한 유권자들은 북한 지도부에 가장 강경하게 나갈 지도자를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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