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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정전, 승자와 패자는?

"이스라엘, 하마스, 미국, 이집트가 이득 얻어"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21일(현지시간) 정전에 합의하면서 1주일간 막대한 민간인 피해자를 냈던 교전 국면이 새로운 장을 맞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번 교전을 둘러싼 이해당사자들 중 승자와 패자를 나누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애틀랜틱>에서 국제면 편집자로 일했고 현재 <워싱턴포스트>의 외교 분야 블로거로 활동하고 있는 맥스 피셔는 21일 올린 글에서 이번 갈등의 단기적 승자로 이스라엘과 하마스, 미국, 이집트를 꼽은 반면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파타당, 터키를 패자로 꼽았다.

피셔는 하지만 "가장 큰 패자는 (과거에도) 종종 그랬든 가자지구, 그리고 하마스의 로켓 발사 및 이스라엘의 반격으로 수십 명이 숨진 이스라엘 남부 인근 주민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가자지구 갈등의 근본적인 속성이 바뀌지 않는다면, 최근의 교전 혹은 정전 합의가 갈등을 유발하는 폭력의 순환을 멈추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이러한 점에서 '승자'는 없다"고 덧붙였다. 단기적 차원에서 피셔가 분석한 승자의 이득과 패자의 손실은 다음과 같다.

이스라엘(승자): 하마스를 약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정전 합의를 발표하면서 "우리는 목적을 완전히 달성했다. 하마스는 타격을 입었고 고위 지도자는 죽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들은 재앙을 초래하는 공격이나 2009년 초반에 큰 비용이 소요됐던 지상군 투입도 반복하지 않고 목적을 달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하마스의 로켓 공격 의지는 여전히 남아있다.

하마스(승자): 이스라엘과의 국경을 통한 사람과 물자의 횡단을 자유롭게 하는 협상을 이끌어냈다. 이는 빈곤상태의 팔레스타인 지역을 봉쇄하고 있는 이스라엘이 현재 엄격하게 유지하고 있는 국경선 관리를 완화할 것을 암시한다. 이는 확실히 가자 주민들에게 좋은 뉴스다. 가자 주민의 40%는 실업자고 38%는 빈곤상태다. 팔레스타인인 사이에서 인기가 하락하고 있는 하마스가 이러한 양보를 얻어냄으로써 가자지구 내에서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세계 지도자들과 고위급 협상을 진행했다는 것도 소득이다.

▲ 8일간 교전해 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휴전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에 21일(현지시간) 오후 가자지구의 가자시티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승자): 이스라엘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했다.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정전 발표장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했고, 많은 이스라엘인들은 미국이 돈을 댄 첨단 미사일 방어체제 '아이언돔'이 하마스의 미사일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는 데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가 "이제 가자지구 포위부터 이란 문제까지 네타냐후에 압박을 가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르면서 약간의 영향력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집트(승자): 중동에서 위상을 강화하고 서방을 안심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집트는 정전 협상을 중재해 하마스를 협상장으로 끌어낸 장본인이다. 몇몇 서방 전문가들은 무바라크 축출 이후 이슬람주의자 주도의 민주주의를 맞이한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중재자 역할을 그만두고 하마스 측으로 기울지 않을까 우려한 바 있다. 이집트의 새 대통령 모하메드 무르시는 중동에서 중요 인물로 부상했다. 하마스를 도우려는 그의 노력은 중동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줬고, 그의 정전협상 지지 노선은 그가 중동의 평화 협상에서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안도감을 서방에 줄 것이다.

마무드 압바스와 파타당(패자): 교전 국면에서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하마스보다 위상이 추락했다. 동시에 웨스트뱅크에서 압바스가 이끄는 파타당은 하마스가 공습 기간 중에 얻은 정치적 이득과 싸우고 있다. <BBC> 중동지국장 폴 다나하르는 "팔레스타인 정치는 제로섬(zero-sum) 게임이며 하마스는 아마도 팔레스타인에서 더욱 강력해졌을 것이다. 따라서 압바스는 약해졌다"고 말했다.

터키(패자): 이번 갈등의 중심에 서지 못함으로써 영향력이 줄어들었다. 터키는 중동 분쟁사에서 오랫동안 중재자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이슬람주의자들이 주도하는 터키 정부는 최근 몇 년간 반 이스라엘 노선으로 기울면서 그러한 위상을 상실하고 있다. 터키 정치전문가 마이클 코플로우는 "이제 터키는 이스라엘이나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을 압박하는 데 무력함을 노출했고. 또한 가치 있는 대화 상대로서의 신뢰성도 잃었다"고 혹평했다.

장기적인 중동 평화 협상(패자): 이번 교전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장기 평화협상 노력에서 멀어져 단기적인 군사적 해법을 택하는 습관을 공고히 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갈등을 빚는 게 더 이득이라고 믿는 것은 전략의 급격한 전환을 암시한다. 특히 중동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현 상황은 안전한 쪽에 돈을 걸게 되면서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 모두가 평화로 나아가게 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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