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측 이사들은 1일 오후 3시 열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서도 김 사장 해임안을 상정하지 못했다. 상정해도 부결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용마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정영하) 홍보국장은 이사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해임안이 상정조차 되지 않은 이유는 결과적으로 여당 이사들이 협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지금 해임안을 올릴 경우 부결 가능성이 높아서 (야당 측 이사들이) 올리지 않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홍보국장은 "조합이 누차 경고했지만, 여권과 방문진 여당 이사들이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게 확인됐다"며 "노조는 다음 주 월요일(5일) 임시대의원대회를 거쳐서 파업을 의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MBC 노조는 이날 이사회를 '마지노선'으로 규정하고, 이번 이사회에서 김 사장 해임안이 가결되지 않을 경우 파업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재 MBC 노조는 파업을 잠정 중단한 상태로, 집행부가 파업을 의결할 경우 별도의 찬반투표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김재철 MBC 사장. ⓒ연합뉴스 |
그러나 이사회 분위기 상 이날 상정해도 표 대결에서 승리하기 힘든 상황으로 야당 측 이사들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이사회에서 일부 여당 측 이사들은 "왜 이렇게 시간을 질질 끄느냐"고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 측인 선동규 이사는 "여당 이사들 사이에선 '오늘이라도 당장 상정해서 표결하자'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말했다.
다만 야당 측 이사들은 오는 8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김 사장 해임안 표결에 무조건 돌입하기로 한 상태다.
선 이사는 "오는 5일까지 김 사장 해임안을 제출하는 조건으로 목요일(8일) 오전 8시 임시이사회를 열어 김 사장 해임안을 논의하기로 했다"며 "야당 이사들은 8일에 안건을 상정해서 표결까지 할 생각이다. 어떤 식으로든 8일에는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MBC 노조가 김 사장 해임안 표결과 관계없이 파업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아져, 김 사장 해임 여부의 공은 다시금 노조로 넘어간 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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