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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교수 성추행 사건, 2차 가해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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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교수 성추행 사건, 2차 가해자 있다

고대 대학원 총학 "'성폭력 교수' 비판 후 측근에게 협박당해"

고려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가 '고려대 H 교수가 여자 대학원생들에게 성추행을 일삼았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학내에 게시했다가 해당 교수의 측근들에게 협박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고려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학부 총학생회, 여학생위원회, 문과대·사범대·정경대 학생회 등으로 구성된 'H교수 사건 대책회의(대책회의)'는 1일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또한 "H 교수의 측근인 남자 강사 A와 B가 피해 여학생들에게 2차 가해를 했다"며 "강사 A, B의 강의 자격을 즉시 박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반대학원 총학생회는 "지난 3월 17일 H 교수를 규탄하는 대자보를 학내에 게시하자, 같은 날 신원 미상의 남성으로부터 대자보를 뗄 것을 종용하는 전화를 받았고, 그렇지 않으면 대학원 총학생회의 총사퇴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는 협박을 당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3월 26일에는 H 교수의 측근인 강사 A 등이 대학원총학생회 사무실에 방문해 H 교수에 대한 사과 대자보를 24시간 안에 게시하지 않을 경우 법적 처벌을 감내하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고, 반대의 경우에는 대학원총학생회를 용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회유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3월 26일 당시 고려대 안암캠퍼스에는 H 교수를 비판하는 대책회의의 기자회견이 열렸고, 이날 강사 A 씨는 회견장에 나타나 "오히려 여제자들이 해당교수의 허벅지, 엉덩이를 만지는 등 해당교수를 성추행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기자회견을 한 학생들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고 고함을 치다가 제지당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고려대 교수, 여학생에게 '모텔 가자'고 성희롱")

▲ 고려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등으로 구성된 'H교수 사건 대책회의'는 1일 고려대 안암캠퍼스 학생회관 앞에서 'H교수의 파면과 성희롱 강사들 징계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대책회의는 "H 교수 측근들의 가해 행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고, 이후 H 교수의 측근 강사인 B는 'H 교수에게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혐의로 도리어 피해 여학생들을 고발했다"며 "이는 경찰의 조사 결과 거짓으로 밝혀졌지만, 피해 여학생들은 불필요한 경찰 조사를 받으며 고통받아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거짓으로 선전하며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등을 협박하거나 교원의 품위를 손상시킨 이들은, 성폭력 및 금전적 착취를 일삼았던 H 교수의 편에 서서 피해자들의 피해와 고통을 가중시킨 장본인들이자 성폭력 가해자이기도 하다"며 "그러나 이들은 오늘도 교단에 서서 학생들 앞에서 강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교 당국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대책회의는 "피해자들의 신고에 학내 양성평등센터가 강사 A와 B의 2차 가해혐의를 인정했지만 학교 당국은 강사 A, B의 이번 학기 강사 자격을 박탈하지 않았다"며 "학교 관계자는 대책회의 학생 대표자에게 오히려 역으로 정보를 얻은 경로를 물으며 무책임한 반응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H 교수의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는 오늘도 계속해서 진행 중이고 피해자들은 H 교수로부터 고소를 당해 매우 지쳐있는 상황"이라며 △즉각적인 징계위원회 소집 및 H 교수 파면 △강사 A와 B의 강의 자격 즉각 박탈 △H 교수 측근들에 대한 엄중한 징계를 학교 당국에 요구했다.

한편 <프레시안>은 지난 3월 '인면수심의 여제자들, 지도교수에게 비수를 날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한 A 강사에게 전화통화를 통해 '2차 가해'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물었으나, A 씨는 "지금 강의 중이니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다"고 답하고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B 강사는 "H 교수 본인이 직접 고소하면 사제관계가 단절된다고 고민하기에 내가 H교수 대신 (성희롱 피해 제보 여학생들을) 성매매 알선 혐의로 고발했다"며 "부당하다면 그들이 나를 무고로 다시 고소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B 강사는 "나는 그 사람들(성희롱 피해 제보 여학생)을 본 적도 없는데도, 양성평등센터는 고발행위 자체로 내가 정신적 피해를 입혀서 성희롱이라고 한다"며 "근거도 없이 어떻게 성희롱인가"라고 말했다.

앞서 H 교수는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양성평등센터가 (나의 두 제자인) 남자 강사들의 강의권 영구박탈을 요구했지만 교학처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총장, 부총장도 받아들이지 않은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성평등센터가 편파적인 조사를 했다"며 "성희롱·성추행 주장 등은 모두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했다.

교학처 관계자는 "양성평등센터가 두 강사에 대해 '강의를 맡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냈을 때는 이미 두 강사가 강의배정을 받고 난 뒤였다"며 "이번 학기에는 두 강사가 강의를 하는 것은 사실이고, 다음 학기 강의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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