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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승리의 유일한 열쇠는 바로…

[이태경의 고공비행] "20~30 세대 투표율에 달렸다"

현재 시점에서 대한민국의 18대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은 분명 박근혜다. 메인스트림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데다 4천만명을 넘는 대한민국 유권자들 중 가장 많은 숫자와 변치 않는 충성심을 지닌 지지자들을 지닌 박근혜가 12월 대선의 승자가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박근혜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될 자격이나 자질이 있는지, 박근혜를 애호하고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정치적 선택이 현명한지 등의 주제는 정치학이나 정치평론의 영역에서는 유의미할지 몰라도 선거의 승패를 결정짓는데는 별 의미 없는 주제다.

박근혜를 꼭 꺾고 정권을 교체하겠다고 다짐하는 야권에게 박근혜의 우세는 객관적으로 주어진 조건이다. 박근혜의 견고한 우세라는 객관적 조건은 싸움의 형식과 내용을 구조적으로 규정한다. 박근혜의 지지자들은 어떤 악재에도 동요하지 않고 흩어지지 않는다. 또한 이번 대선은 부동층이나 무당파가 상대적으로 적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야권은 야권 성향 지지자들을 최대한 결집시키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물론 깔끔하고 감동 있는 후보 단일화는 기본이다.

무엇보다 야권이 주목할 것은 20~30대 유권자의 투표참여다. 박근혜에게 절대적으로 우호적인 50세 이상 유권자가 전체 유권자 가운데 39.6%에 달하는데 이는 20~30대 유권자 38.5%를 넘는 수치다. 더구나 근래 치러진 선거결과를 보면 50세 이상 유권자들의 투표율은 20~30대의 투표율을 압도했다. 야권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20~30대 유권자들의 투표율을 50세 이상 유권자들의 투표율과 대등하게 만들고 40대 유권자들의 지지를 대거 이끌어내는 것 뿐이다. 다른 길은 없다.

관건은 야권 지지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하지만 투표에는 소극적인 20~30대를 어떻게 투표장으로 이끌것인가이다. 즉 변화와 개혁을 열망하는 젊은이들의 요구를 어떻게 조직화하고 투표라는 고도의 정치행위로 연결시킬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대한민국의 비전을 보여주고, 젊은이들의 삶을 아주 구체적으로 변화시킬 정책들을 제시하며, 젊은이들에게 소구될 인물이 전면에 등장해야 한다.

아울러 '대표와 책임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기존의 정당 체제를 전면적으로 개혁해 사회적 균열을 적확히 포착하고 이를 제도 안에서 해소하는 혁신 정당으로 탈바꿈시키는 노력이 긴절하다. 현대 민주주의가 정당 민주주의임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안철수 현상의 이면에 기존 정당정치 혹은 정당체제에 대한 유권자들의 광범위한 혐오와 불신이 자리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않된다. 지금과 같이 지역주의에 기대 사회적 균열을 은폐하는 기능을 하는 정당체제가 온존하는 한 대한민국에 미래는 없다.

거급 강조하거니와 기존 질서에 대한 젊은이들의 분노와 변화에의 열망을 야권이 투표라는 정치 행위로 연결시킬 수 있는지 여부가 대선 승패를 가르는 열쇠 역할을 할 것이다. 세대별 투표 전쟁에서 패배한 야권이 박근혜의 승리를 저지할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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