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쿵후 3대 명인 '장강대협' 뤼쯔젠, 118세로 별세

'훠룽장' 창안…'영화화', 스스로 거부

중국의 쿵후(功夫) 대가로 국민적 존경을 받아온 '장강대협(長江大俠)' 뤼쯔젠(呂紫劍)이 11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23일 중경만보(重慶晩報)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뤼쯔젠은 지난 21일 충칭의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노환으로 숨을 거뒀다.

그는 영화 '무인 곽원갑'의 실재 인물인 '진문대협(津門大俠)' 훠위안자, '관동대협(關東大俠)' 두신우와 함께 청나라 말엽의 중국 3대 쿵후 명인으로 꼽힌다.

1893년생인 뤼쯔젠은 18세 때 베이징에 상경해 쿵후 고수들로부터 팔괘장(八卦掌)과 형의권(形意拳)을 전수받았고 충칭으로 내려가 장권(長拳)을 익혔다.

뤼쯔젠은 27세에 난징(南京)에서 열린 무술대회에서 우승해 이름을 떨친 뒤 1930년대 당시 창장(長江)의 항로를 독점하고 있던 외국 선박회사들로부터 중국 선사를 보호하는 활동을 벌였다.

외국 선사들이 그를 제압하기 위해 미국의 권투 챔피언 톰 존을 초빙하자 증인들 앞에서 생사(生死)문서에 서명한 뒤 목숨을 건 결투를 벌여 자신의 절기인 팔괘연환장(八卦連環掌)으로 승리한 일화가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다.

뤼쯔젠은 이후 스스로 훠룽장(火龍掌)을 창안했고 지난 2000년 중국 국가체육총국, 무술관리센터로부터 '중국무림태두', '장강대협'의 칭호를 받았으며 민간무술가로는 처음으로 국가무술 9단을 공인받았다.

중국 언론들은 일찍부터 국내외 감독들이 뤼쯔젠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소재로 한 영화와 드라마 제작을 타진했지만 그의 조용하고 부드러운 성품 탓에 작품이 세상에 나오지 못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