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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노조파괴 노무법인' 자문…"감사패까지 수여"

새노조 출범 전후, 언론 파업 때 자문료 급증

'노조파괴 노무법인'으로 악명을 떨치다 설립인가 취소까지 당한 창조컨설팅에 KBS도 지난 10년 간 수시로 자문을 받아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재개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민희 민주통합당 의원은 "2003년부터 올해까지 KBS가 창조컨설팅에 지급한 고정자문료는 8340만 원"이었다고 밝혔다.

KBS도 창조컨설팅 자문…노조파괴 자문 중점

실제 지급된 자문료는 제출된 자료 이상이었다. 국감에 출석한 김인규 KBS 사장은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지급한 자문료는 모두 2억8270만 원"이었다며 "2008년에 정연주 사장 문제로 대폭 늘어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배재정 민주통합당 의원에 따르면, KBS가 창조컨설팅에 지급한 자문료가 대폭 늘어나기 시작한 때가 바로 2008년이다. 2003년부터 2007년 사이 KBS가 창조컨설팅에 지급한 특약보수 사례는 단 한 건, 1100만 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8년 6120만 원으로 갑작스레 늘어난 후, 2009년과 2010년 각각 3810만 원, 5360만 원을 지급했고 지난해와 올해도 2060만 원, 5980만 원을 지급했다.

2008년은 정연주 사장이 강제로 퇴임당한 때고 2010년은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김현석, 새노조)가 출범한 때며 올해는 각 언론사의 파업이 이어진 바 있다. 이 시기마다 자문료가 급증했음을 확인 가능하다.

2008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5년간 KBS가 창조컨설팅으로부터 받은 자문건수는 59건에 달한다.

새노조 파업 시기에 자문료 급증

이와 관련, KBS가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08년 11월 KBS는 노조 조합원들의 근무시간 외 시위활동(피케팅) 관련 법률 자문을 받았고, 2009년 1월에는 교향악단을 무기계약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자문받았다.

또 2009년 4월에는 회사의 징계처분을 반대하고 노조 조합원들이 집단 휴가투쟁에 나서는 데 대한 대처방안을 자문 받았고, 지난해 8월에는 노조 조합원들이 근무시간 피케팅 시위를 하는 데 대한 법률 의견을 청취했다.

대부분이 새노조 조합원들의 활동에 대한 감시 자문이거나 교향악단 등의 근무조건을 보다 열악하게 만드는 내용이다.

특히 각 언론사 연대파업이 이어졌던 올해 자문은 대부분이 관련 시위에 관한 검토로 채워졌다. KBS는 올해 1월과 4월, 5월, 8월 등 네 차례에 걸쳐 파업 관련 자문을 창조컨설팅으로부터 받았다.

배재정 의원은 "2008년부터 올해 9월까지 KBS가 창조컨설팅에 정액 일반보수 이외에 특약보수를 지급한 경우는 35건으로, 모두 부당해고ㆍ부당징계ㆍ부당노동 관련 자문에 대한 대가"라고 지적했다.

"노조 탄압 컨설팅하고 감사패 수여"

특히 KBS는 창조컨설팅 측에 감사패까지 수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민희 의원은 "김인규 KBS 사장이 지난해 KBS 창립기념일 행사에서 창조컨설팅 심종두 대표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고 지적했다. "공사 고문 노무사로서 활동하면서 노사 문제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해결책을 제시하여 KBS 노사 관계 안정에 크게 기여"했다는 이유다.

창조컨설팅은 조합원들의 지회 탈퇴 유도, 어용 노조 설립 등의 방법으로 유성기업, 발레오전장, 골든브릿지투자증권, KEC, 재능교육, SJM 등 숱한 사업장에서 불법적인 노조 탄압을 유도한 곳이다.

최민희 의원은 "국가기간방송 KBS가 노조파괴집단으로부터 10년 동안이나 상시적인 자문을 받아왔다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노조 탄압의 실체가 드러날 경우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배재정 의원에 따르면, KBS는 창조컨설팅이 사회적으로 문제되자 지난 4일 계약을 해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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