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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설욕전'…2차 TV토론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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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설욕전'…2차 TV토론 승자는?

오바마,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

미 대선을 앞두고 16일 열린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대등한 설전을 벌였다. 지난 3일 열렸던 첫 토론회에서 수세에 몰렸던 오바마가 어느 정도 기세를 회복하는데 성공했지만 지난 토론을 계기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롬니의 분전도 만만치 않았다는 평가다.

이날 뉴욕주 헴스테드에서 진행된 이번 토론은 무작위로 선정된 중립성향의 부동층 유권자들이 청중이 돼 지켜보는 가운데 두 후보가 속도감이 느껴질 정도로 번갈아 가면서 발언하는 형식으로 진행돼 흥미를 더했다.

특히 지난 토론회에서 롬니가 압승을 거두면서 두 후보 사이의 지지율 격차가 급격히 좁혀지자 다급해진 오바마와 고삐를 늦추지 않으려는 롬니가 서로에 대한 인신공격까지 하는 등 치열한 말싸움을 벌였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청중의 질문에 각 후보가 2분씩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된 이번 토론에서 오바마는 처음부터 "롬니는 디스로이트가 파산하도록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라고 포문을 열고 마지막에도 롬니의 '(세금을 내지 않는) 47%' 발언을 상기시키는 등 시종일관 공세를 펼쳤다.

반면 롬니는 오바마가 집권 기간 동안 자신의 공약을 실천하는데 실패했다고 강조하면서 "우리는 지난 4년과 같은 앞으로의 4년을 감당할 수 없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오바마가 훌륭한 언변을 갖추고 자신의 비전을 그려내는데 탁월하다고 추켜세우면서도 "국가 부채 감축 실패 등의 기록만 없었다면 멋졌을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대부분이 여성으로 채워진 청중을 의식해 오바마는 롬니가 가족계획에 쓰이는 정부 지출을 삭감하려 한다고 수 차례나 강조했다. 롬니는 이에 대해 오바마의 집권 이후 350만 명의 여성이 더 빈곤 상태가 됐다고 반격하는가 하면 모든 여성이 피임도구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등 여성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이날 토론에서 돋보인 장면은 두 후보가 예의를 차리지 않을 정도로 서로를 공격하는 모습이었다고 평가했다. 오바마는 억만장자인 롬니의 세율이 14%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들추면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고 비난하는 롬니가 베인 캐피털 CEO 시절 중국 등 해외로 일자리를 외주화하던 기업에 투자했던 사실을 부각시켰다. 이에 롬니가 '오바마의 연금도 중국에 투자됐을 것'이라고 맞서자 오바마는 "난 내 연금이 어떻게 되는지 보지도 않는다. 당신 연금보다 많지도 않다"라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이슬람 모욕 영상으로 촉발된 리비아 주재 미국대사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롬니는 오바마 정부가 가해자를 두둔하는 등 의도적으로 왜곡된 설명을 해 국민을 호도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오바마는 롬니를 노려보며 미국인이 4명이나 사망한 상황에서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반박하면서 자신은 대통령으로서 그런 공격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롬니는 또 오바마가 리비아 무장세력의 미국 영사관 공격을 즉각 테러로 규정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자 오바마는 자신이 공격 발생 직후 '테러 행위'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진행을 맡은 <CNN>의 캔디 크롤리 기자가 오바마의 편을 들어주기도 했다.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오바마와 롬니는 수시로 의자에서 일어나 상대방의 말을 끊어 진행자가 말리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날 롬니와 오바마가 서로에 대한 공격에 중점을 둬 '창 대 창'의 대결이 펼쳐졌지만 <뉴욕타임스>는 오바마에 대한 기존의 비판을 반복한 롬니가 보다 수세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1차 토론에서 롬니에 대한 비난을 아꼈던 오바마는 이날 토론에서 의도적으로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1차 토론 이후 침체됐던 분위기를 반전시킬 계기를 만들었다.

토론 직후 <CNN>과 여론조사기관 ORC인터내셔널이 공동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46%는 오바마를 승자로 꼽았고 39%는 롬니를 지지했다. <CBS> 방송 조사에서도 오바마가 선전했다는 응답이 37%로 30%를 얻은 롬니를 앞섰다. 격차는 크지 않지만 1차 토론회 직후 67%가 롬니를, 25%가 오바마를 승자로 꼽은 점을 감안하면 오바마의 '공수전환'이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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