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OBS는 물론, SBS 노조의 반발까지 거세다.
이날 방통위는 1년 간 한시적으로 운영할 방송광고 고시안을 의결하며, OBS의 방송광고를 미디어크리에이트가 전담하고, SBS에서 결합판매하던 불교방송, 원음방송, 경기방송 광고는 공영미디어렙이 맡도록 했다.
또 OBS의 방송 결합판매 액수를 종전보다 17.3% 인상해, 최대 253억 원의 광고판매를 보장키로 했다.
이번 방통위 고시안은 결국 방송광고 대행의 기준을 민영방송과 공영방송으로 세웠음을 뜻한다. 이에 따라 기존 미디어크리에이트가 맡기로 했던 종교방송 광고판매가 모두 공영미디어렙으로 넘어갔고, 대신 OBS는 미디어크리에이트로 확정됐다.
그러나 당장 이번 결정에 대해 OBS는 물론, SBS 노조까지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OBS 노조는 그간 OBS 광고판매를 공영미디어렙이 담당하도록 하고, 결합판매 액수를 iTV 수준으로 높여주길 요구해 왔다.
▲OBS 노조의 주장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방통위 고시안이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
OBS 노조가 반발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당장 결합판매 액수가 예전 iTV 당시와 비교해도 절반 수준에 머물러, 이대로는 OBS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iTV의 광고액수는 500억 원대에 달했다.
김용주 OBS 희망조합지부장은 "현재 자본잠식 수준인 OBS 상황을 감안하면, 중소방송 중에서도 OBS가 가장 취약한 매체"라며 "취약매체를 보호하라는 미디어렙법 취지는 온데 간데 없다. OBS는 방통위의 고려대상도 아니었음이 입증됐다"고 지적했다.
김 지부장은 "결합판매 금액이 iTV 시절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으로 책정됐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이대로는 퇴출하라는 꼴밖에 안 된다"고 비판했다.
경쟁사인 SBS의 미디어렙이 OBS 광고 판매를 전담하게 된 것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방통위 권고안 내용은 결국 미디어크리에이트가 OBS 광고 결합판매분을 종전보다 늘려서 팔아야 하고, 비결합판매분까지 사실상 미디어크리에이트가 담당해야 함을 뜻한다. OBS의 성장과 매출 확대를 위해 경쟁사인 SBS가 노력해야 하는 셈이다. 이 부분에 대한 비판은 OBS 노조뿐만 아니라 SBS 노조에서도 나온다.
이날 SBS 노조는 성명서를 내 "SBS와 OBS는 방송권역이 겹치는 명백한 경쟁사"라며 "LG 제품을 삼성 대리점에서 팔게 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방통위가 대선을 고려해 종교계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나오는 판국이다. 미디어크리에이트의 결합판매 대상이었던 불교, 원불교계 방송의 광고판매분을 공영미디어렙으로 넘기고, 대신 OBS를 미디어크리에이트에 넘겼기 때문이다. 그간 불교계에서는 기독교계 방송의 광고판매는 공영미디어렙이 담당하는데, 불교계 방송의 광고판매만 민영미디어렙이 담당하게 된 건 부당하다며 현 정부의 종교적 특수성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명해 왔다.
SBS 노조는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방통위가 12월 대선을 의식해 종교계의 손을 들어줬다는 해석까지 나온다"며 "2010년 종편을 대거 허가해준 것처럼, 이명박 정부가 다시금 종교와 방송을 정치적 거래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저급함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