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골프' 비판한 YTN 노조, 법정 싸움서 승소

YTN 노조 "상식 승리…언론 탄압한 사측, 사죄하라"

배석규 사장의 평일 골프 접대 소식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 사측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던 김종욱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장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YTN 노조는 지난해 9월 7일 <이 많은 '접대비'를 다 어디에 썼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배 사장이 평일에 골프 접대를 받은 사실을 비판한 바 있다. YTN은 같은 달 23일 김종욱 지부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남대문경찰서에 고소했으며, 검찰의 약식 벌금형에 노조가 불복해 정식재판에 들어가게 됐다.

3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배 사장이 뉴스 전문 방송사인 YTN의 대표이사로서 공적 인물"이라는 점과 노조의 성명이 "YTN 경영상황의 문제점을 지적함과 동시에 경영자의 업무방식을 비판하고 반성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피고인(노조)의 게재행위로 피해자(배석규 사장)의 명예가 새롭게 침해되었다거나 추가로 침해되었다고 볼 여지가 매우 적다"고 설명했다.

또 관련 성명이 나온 배경에 "피해자가 자초한 면도 적지 않다.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그러한 (노조의) 의사의 표명을 수인해야 할 책임도 있다"며 "피고인에게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배 사장을 비롯한 YTN 간부 3명은 지난해 7월 12일 중부골프장에서 광고대행사 미디어컴 대표와 함께 골프를 쳤으며, 이 사실이 같은 달 26일 <미디어오늘> 보도를 통해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YTN은 "골프는 일상적인 마케팅 활동의 일환"이었다며 해당 보도를 한 기자를 고소했으며, 노조와 우장균 기자협회장도 고소했었다. 검찰은 특히 '황제 골프'라고 비판한 <미디어오늘> 기자에게 징역 8개월을 구형하는 등 강경하게 나서 언론계의 비판을 받았다.

YTN 노조는 성명을 내 "자신들의 잘못이 드러나면 '법'과 '명예훼손'이라는 말을 악용해 탄압부터 하고 보는 정권과 몇몇 언론사 경영진의 행태에 대해 상식이라는 힘이 제동을 건 것"이라고 판결 내용을 환영했다.

또 배석규 사장과 사측에 대해 "현 정권 하의 검찰력만 믿고 치부를 덮기 위해 노조를 탄압하고 언론자유를 탄압"했다며 "YTN 구성원들에게는 물론 전체 언론계에 백배 사죄하고 즉각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