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에서는 총 12개국 5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우승을 다툰다. 지난 2006년과 2008년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한 한국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4년 만의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 절대 쉽지만은 않은 도전이다. 한국은 호주, 콜롬비아, 네덜란드, 미국, 베네수엘라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라운드 로빈 방식(한 조에 속한 팀이 모두 한 번씩 대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예선에서는 6개 팀 중 최소 3위 안에 들어야 제2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 2라운드에서는 상위 3팀이 크로스로 대전을 벌이며, 예선 2경기와 제2라운드 3경기 결과를 합해서 결승 라운드 순위가 정해진다. 여기서 1, 2위를 차지한 팀이 9월 8일 목동야구장에서 결승전을 펼치게 된다.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당연히 우승이 목표지만, 거기까지 가는 길이 녹록지는 않을 전망이다. 우선 같은 조에 속한 팀들의 전력이 만만치 않다. 강속구 투수가 즐비한 미국은 물론 야구의 신흥 강국인 호주와 네덜란드의 전력도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B조에 속한 일본도 이번에는 전국 고교 팀에서 선발한 정예 선수들을 데리고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게다가 올해 한국 고교야구 3학년 선수들의 기량도 예년에 비해서는 약하다는 평가가 많다. 예년과 달리 고교 2학년 선수가 5명이나 대표팀에 포함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안팎으로 쉽지 않은 조건에서 안방 우승에 도전해야 하는 대표팀의 상황이다.
'독배'일 수도 있는 청소년대표팀 지휘봉은 '악바리' 이정훈 북일고 감독에게 돌아갔다. 여기에 코치진으로는 대구고 권영진 감독(투수코치), 청룡기 우승을 이끈 덕수고 정윤진 감독, 경기권의 강호 야탑고 김성용 감독이 함께한다. 이들 코칭스태프는 지난달 15~16일 열린 대표팀 상비군 평가전부터 호흡을 맞춰 선수 선발을 함께했고, 18일부터는 경기 이천 건국대학교 야구장에서 합숙훈련을 통해 선수들을 지도했다. 27일 잠실에서 건국대와의 연습경기를 끝으로 합숙 일정을 마친 대표팀은, 29일 한 차례 더 연습경기를 가진 뒤 30일 열리는 개막전에 나설 예정이다. 대표팀 한 코치는 "훈련 첫날보다는 선수들이 체력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많이 좋아졌다"며 훈련 성과에 대해 희망적인 말을 건넸다.
과연 이정훈 호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안방 우승의 영광을 차지할 수 있을까. 단체훈련 마지막 날인 26일 이천 건국대 스포츠센터에서 이정훈 감독을 만나 대표팀 전력과 대회 전망에 대해 살펴봤다. 북일고를 고교 최강으로 이끈 지도력을 대표팀 선수들에게 어떻게 발휘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인터뷰 진행=배지헌, 서우리)
▲'안방우승'에 도전하는 이정훈 세계청소년야구대표팀 감독이 결연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서우리 |
-무더위에 고생이 많으십니다. 먼저 이번 대표팀을 맡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규정상 그렇게 되었죠. 최근 2년 간 가장 좋은 성적을 낸 팀의 감독이 청소년 대표팀 감독을 하는데, 북일이 지난해 대통령배부터 올해 황금사자기까지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했으니까요. 황금사자기 우승을 했을 때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는 있었죠.
-사실 지난해 3개국 초청 고교야구대회 이전까지는 국제대회 사령탑 경험은 없었던 것으로 압니다.
그렇죠. 그 대회에서 처음 맡았고, 이전에 코치로 참가한 적도 없었어요.
-하지만 지도자로 미국 연수를 장기간 다녀오셨으니까, 외국야구에 대해서는 잘 알고 계시다고 봐도 될까요.
저는 프로야구 코치하던 시절에 1년 동안 미국에서 연수를 받았습니다. 대표팀 코치로 합류한 감독들도 기간은 길지 않지만, 미국 연수 경험들이 있고요.
-코치진은 어떤 과정을 거쳐 구성됐나요.
사실 이번 대회는 코치들의 역량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아무나 맡길 수 없는 자리고, 그래서 주위 야구인들의 의견을 많이 들어보고 능력 있는 지도자들을 선임했어요. 권영진 투수코치도 대구고에서 오랜 기간 좋은 투수들을 많이 키워냈고, 정윤진 코치도 덕수고에서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꾸준히 내고 있죠. 김성용 코치도 야탑고 이끌면서 경기도에서 계속해서 1위를 유지하고 있고. 다들 자기 분야에서 이론도 갖고 있고 노력하는 지도자들입니다.
-훈련 기간은 이전 대표팀보다는 다소 여유 있게 주어진 것 같은데, 실제 지도하는 입장에서는 어떻습니까.
보통 대한야구협회(KBA)에서 대표팀에 주는 기한이 일주일이에요. 그런데 우리는 열흘이 주어졌어요. 물론 그래도 감독 입장에서는 부족하죠. 원래는 최소 2주 정도는 해야겠다 싶었는데…. 아쉬운 건 훈련기간 내내 비가 많이 와서 생각한 만큼 훈련을 많이 소화하지는 못했다는 거에요.
-선수들 몸 상태는 어떻습니까. 부상 선수는 아직 보이지 않는 것 같은데요.
지금 크게 아픈 선수는 없고 대체로 잘 가고 있는 것 같아요. 다만 문제는 팀 전력인데….
-안 그래도 대표팀 선발할 때부터 고민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전력이 약하다고 주위에서 걱정하는 분들이 많죠. 사실 올해가 3학년들이 약한 해거든요. 대표팀에 2학년이 5명 뽑힌 예가 많지 않았을 거에요. 3학년이 약한 건 사실이에요.
-게다가 부상과 부진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선수들도 있습니다.
그렇죠. 대전고 조상우(넥센 지명) 같은 경우 원래는 명단에 올리려고 생각했는데, 평가전 때 투구내용이 좋지가 않았어요. 제구도 안 되고 안타도 많이 맞았고. 그때가 한창 페이스가 나빴을 땐 데, 아쉽게 됐죠. 또 부산고 정현(삼성 지명)도 평가전 하다가 타구에 맞아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뽑을 수가 없었고. 팀에 있으면 3루수 겸 중심타자로 활용도가 높은 선수인데 아쉽죠.
-선수 선발 과정에서 협회 측과 의견차이는 없었나요?
이번에는 그런 문제는 없었어요. 협회에서 누굴 뽑으라는 것도 없었고, 기술위원들이 대부분 코칭스태프에서 60명 40명 명단 확정하는 과정에서 조언도 많이 해줬어요. 상비군 데리고 평가전 한 뒤에 코칭스태프 회의에서 최종 20명이 어느 정도 결정이 났는데, 그 선수들이 거의 그대로 다 됐다고 보면 됩니다.
-감독으로 계신 북일고 선수가 많다는 게 장점인 부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장점이 많죠. 훈련기간에 연습경기를 세 차례 했는데 북일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보여줬어요. 북일고 선수들이 기량 면에서 뛰어난 건 사실이니까. 또 내 스타일을 잘 아니까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플레이해야 하는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해야 하는지도 선수들이 알아서 잘 파악하죠.
-훈련 기간 특별히 두각을 드러낸 선수는 누가 있을까요?
일단 강승호(LG 지명)가 잘 쳤고 김민준(넥센 지명)도 공격에서 잘해줬어요. 그리고 윤대영(NC 지명), 이우성(두산 지명), 심재윤(LG 지명) 선수도 괜찮았고요. 지금까지 봐선 타순은 김인태-김민준-강승호-윤대영-이우성-심재윤 순서로 가야 하지 않나 싶어요. 남은 기간 하는 걸 봐서 최종 베스트 나인이 정해지겠지만, 일단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인태, 윤대영, 이우성, 심재윤 모두 외야를 보는 선수들인데 공격 위주의 라인업이 되겠군요.
그렇죠. 요즘 심재윤을 3루 수비 연습시키는 것도 공격 위주로 라인업을 짜기 위해서예요. 유영준(NC 지명)이 처음에 왔을 때는 타격이 너무 안 돼서. 그런데 오늘 아침에 훈련할 때 보니까 타격에서 조금씩 감을 잡는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도루능력도 있고 수비도 되는 선수니까 9번에 기용해서 상위타순에 연결하는 역할을 주면 괜찮을 것 같아요.
-오른손 타자보다 왼손 타자가 부족하다는 느낌도 듭니다.
뭐 어쩔 수 없죠. 왼손 타자가 별로 없어요. 김인태(두산 지명)와 송준석(삼성 지명) 정도니까. 왼손 타자가 많아야 하는데 그만큼 잘하는 타자가 없어요. 그러다 보니 처음 훈련하던 날에는 답답했죠. '너무 약하다' 하는 생각도 들었고.
-첫날 훈련하는 모습을 보니 다들 체력들이 많이 약한 것 같더군요.
나도 첫날 깜짝 놀랐어요. 모아놓고 운동장에서 뛰고 움직이는 모습을 봤는데, 너무 느리고 제대로 뛰는 선수가 없는 거에요.
▲세계청소년야구대표팀 선수단이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배지헌 |
-왜 그런 걸까요.
아무래도 날이 덥다 보니까 다들 훈련량이 적은 상태에서 대표팀에 온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선수들 몸이 무거워진 거죠. 그리고 대표팀에 뽑힌 뒤에 마음이 들떠서 다소 해이해진 것도 있었을 거에요. 국가대표 됐다고 학교 친구들이랑 친척들이 주위에서 난리였을 거 아니에요? 그 분위기에 젖어있다가 왔으니, 몸 상태가 말이 아닌 거죠. 어떤 투수는 굉장히 평가가 좋았고 기대도 많이 했는데, 여기 와서 던지는 거 보니까 설렁설렁 하는 게 영 아닌 거에요. 대표팀 선수를 교체해야 하나 고민했다니까요.
-그래서인지 첫날부터 선수들을 강하게 몰아치시더군요.
며칠 바짝 고생했죠. 3루까지 러닝 초시계 재가며 하는데 죄다 지쳐서 죽으려고 하더라고요. 경기에 나가면 조국을 위해서 몸을 던져야 하는데, 그 정도 갖고 힘들다고 못 하겠다고 하면 안 되잖아요. 짧은 기간이지만 선수들 러닝도 많이 시켰고, 순발력 운동과 스피드 강화 훈련도 많이 하게 했어요. 그나마 지금은 움직임들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물론 성에 차지는 않지만.
-코치 한 분도 "몇몇 선수가 대표팀 처음 왔을 때보다 기량이 많이 좋아졌다"면서 기대감을 보이더군요. 훈련 기간 성과가 있었다니 다행입니다.
그래요. 계속 연습하다 보니까 투수들도 조금씩 컨디션이 올라오는 것 같아요. 2학년이지만 좌완 이수민도 나름대로 괜찮고. 장현식(NC 지명)도 초반에는 안 좋다가 많이 올라왔고, 개성고 심재민(2학년)도 요즘에는 많이 좋아졌어요. 윤형배도 청룡기 끝난 뒤에 어깨가 약간 안 좋았다가 지금은 완전히 원래 상태로 회복했으니까. 가면 갈수록 마운드 운영만 잘 하면 해볼 만 하다는 자신감이 생겨요.
-투수 외에 훈련기간 동안 성과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선수들 정신 무장을 시킨 게 잘 됐다고 보고, 또 컨디션 조절도 지금까지는 잘 해온 것 같아요. 비가 와서 연습량은 좀 부족했지만, 적절히 휴식해 가면서 부상자 없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표팀 마운드는 어떻게 운영할 계획이세요?
확실한 건 윤형배(NC 지명)는 마무리로 기용한다는 겁니다. 이기는 경기에서는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도 있고, 짧은 이닝을 던질 수도 있지만, 아무튼 뒤에서 내보내게 될 거에요. 사이드암인 송주영(두산 지명)과 안규현은 중간계투로 투입하고, 나머지 투수들을 갖고 선발진을 꾸려야죠.
-확실한 선발 투숫감은 없다고 봐야 하겠군요.
이번 대표팀은 선발, 중간 없이 전원 대기해야 할 것 같아요. 진짜 약한 팀 상대가 아닌 이상은 선발이 4~5회 이상 가기가 쉽지 않을 거에요. 윤형배 외에는 한 경기를 책임질만한 에이스감이 없다 보니 게릴라식으로 넣고 빼고, 상대가 적응할만하면 바꾸고 하면서 투수를 운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1, 2번 선발이 없어요. 전부 1, 2번 선발이라고 보면 됩니다.
-국제경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이드암 투수들의 역할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송주영과 안규현을 잘 활용해야죠. 상대가 적응하기 전에 헷갈리게 해야 해요. 아무래도 유럽이나 미국 쪽에는 사이드암 투수가 많지 않으니까요. 사이드암 이렇게 많은 나라는 아마 한국밖에 없을 겁니다. 고교에서 타자에서 투수로 전향하는 선수들이 사이드를 많이 하고, 또 투수가 없는 팀에서 당장 써먹기 위해서 사이드암으로 던지게 하는데, 그렇게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죠.
-최근에는 세계 야구가 점차 평준화되는 추세입니다. 미국과 일본 외의 참가국도 결코 만만하게 볼 상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사실이죠. 지금 내가 아는 정보만 해도 캐나다, 호주, 네덜란드의 전력이 상당하다고 하더군요. 캐나다와 호주는 아주 강하고, 네덜란드는 복병이라고 다들 하더라고요. 그 외에도 만만히 볼 팀은 하나도 없어요. 베네수엘라, 콜롬비아가 조금 약하다고 하는데 야구는 모르는 거니까요. 우리 팀이 확실하게 강한 전력을 갖췄으면 몰라도 그런 상황이 아니니까.
-그래서인지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의 우승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야구 관계자도 많습니다.
안 그래도 요즘 골치가 아파요. 하도 생각이 많아서. 새벽에도 자다가 몇 번씩 깨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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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감독은 현역 시절 강한 상대를 만나면 오히려 더 악착같이 달라붙었다. 그 근성에 사람들은 '악바리'라는 별명을 붙였다. 이번 대표팀에서도 악바리 근성이 힘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서우리 |
글쎄요. 일단 1등은 일본이 아닐까 싶어요. 원래 일본은 고시엔 때문에 세계청소년 참가를 안 하거나, 참가해도 지역 대표팀이 출전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이번엔 고시엔도 끝나고 정예멤버로 구성해서 온다고 하더군요. 일본이 잔뜩 벼르고 있다는 얘기가 들려요. 다른 참가국에 비해 짜임새도 있고 기본기도 잘 되어 있으니까 가장 강한 상대가 아니겠나. 그 외에도 대만, 미국, 호주, 캐나다가 결승 라운드 진출할 후보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한국은 지난해 연말 3개국 대회에서 일본에 패한 바 있습니다. 그때 일본 대표팀 투수들은 지역에서 차출한 선수들인데도 구위와 제구가 모두 뛰어나더군요.
그렇죠. 일본 투수들이 변화구 구사와 제구가 대부분 뛰어난 편입니다. 만약 정예멤버가 오게 되면 일본 4000여 개 고교에서 뽑은 선수들이니까, 굉장히 강한 팀이라고 봐야겠죠. 한국과 붙는다면 전력상으로는 6:4 정도가 아닐까 싶어요. 솔직하게 말해.
-그런데 요즘 일본과 한국의 관계가 워낙 험악해서, 결승 라운드에 진출하게 되면 일본전 승패에 모든 관심이 집중될 것 같습니다. 요즘 분위기를 봐선 선수들은 물론이고 감독님도 부담을 느끼실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 지금 뭐 일본 상대로 진다는 것은 상상하기 싫은 일이잖아요. 저도 일본전은 무조건 '부숴야 한다'고 다짐을 하고 있어요. (강조하듯) 부숴야죠, 부숴야 해요. 그렇다고 너무 부담을 가지는 것도 곤란해요. 야구가 부담 갖고 해서 되는 운동이 아니잖아요. 일단 분위기는 괜찮아요. 선수들도 보니까 회식 자리에서 자기들끼리 '타도 일본!' 외치면서 이야기들 하더군요. 나름대로 일본에 대해 전력분석 철저히 하고, 준비 잘해서 좋은 승부를 펼쳐 보일 생각입니다.
-일본 대표팀에는 160km/h 광속구를 던지는 오오타니 쇼헤이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과연 타자들이 공략할 수 있을까, 하는 염려도 됩니다.
할 수 있어요. 야구공은 둥그니까 모르는 겁니다. 물론 160km/h를 프로 선수도 치기가 쉽지 않은데 고교생들이 쳐내기는 쉽지 않겠죠. 방법을 짜내야죠. 순간순간 대처해 나가고, 또 우리 쪽에서도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경기 후반까지 가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상대가 아무리 강해도 계속 압박하고, 상대를 최대한 어렵게 만들면서 기회를 봐야죠. 해볼 만 해요. 솔직히 고교야구 감독 4년 하는 동안 야구는 정말 모른다는 걸 수도 없이 느꼈어요. 북일고만 해도 최강팀이니까 전주고 상대로 쉽게 이길 줄 알았는데, 실제로 붙어보니까 지고 있다가 역전해서 어렵게 이겼단 말이죠. 야구는 정말 몰라요. 그러려면 선수들의 강한 정신력이 필요합니다.
-정신력 강화를 위해 어떤 이야기를 주로 해주시나요?
다른 것 있겠어요. 자기 몸을 던지라는 거죠. 몸 사리지 말고 몸을 던져서 플레이하라고. 또 '할 수 있다'보다는 '해내고야 만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라고 조언합니다. 할 수 있다는 자칫하면 '할 수 없다'가 되기도 하니까, 그보다는 해내고야 만다는 강한 자기 주문이 필요해요.
-그렇다면 이번 대회 목표는 우승이라고 봐도 될까요?
우리는 뭐 죽어도 우승이에요. 우승 반드시 해야 할 이유도 있고, 해야만 해요. 우선 1라운드에서 미국과 호주를 꺾고 1위로 2라운드에 올라가야 해요. 제 예상대로 일본, 대만, 캐나다가 올라오면 거기서 2승 1패를 해서 결승 1~2위전을 치르는 게 현재 시나리오에요. 쉽지는 않겠지만, 한국야구가 가진 끈끈한 근성과 팀워크를 발휘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이미 한국야구가 WBC와 올림픽에서 보여줬잖아요.
-남은 준비 기간에는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훈련할 계획이십니까?
선수들 타격 페이스 끌어올리고 투수들도 좀 더 페이스를 올려야죠. 컨디션 조절을 대회 일자에 맞춰서 최상의 몸 상태로 베스트 게임을 할 수 있게 준비할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이루고 싶은 진짜 목표가 있어요.
-그게 뭔가요?
우리 아마추어 야구가 지금 굉장히 소외되고 팬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국제대회에서 아마추어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보여 드려서, 많은 팬이 아마야구에도 관심을 둘 수 있도록 하는 계기를 만들고 싶어요. 고교 선수들이 항상 관중도 없는 텅 빈 경기장에서 경기하잖아요. 그게 제일 아쉬워요. 관중이 꽉꽉 들어차서 큰 함성을 들으면서 경기하면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굉장히 도움이 되거든요. 그러니까 이번 대회에 야구팬들이 많이 관심 둬주시고, 경기장 찾아서 우리 선수들 응원 많이 해주셨으면 합니다. 선수들도 잘 해야 하고, 코칭스태프도 잘 해야 하지만 팬들의 응원까지 더해져야 우승에 도전할 수 있어요. 세 가지가 삼위일체가 되어야 해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이번 대회 우승, 정말 자신 있으세요?
일본이 단단히 벼르고 있다는데, 어느 정도 수준일지는 모르지만, 솔직히 기대돼요. 저는 현역 시절 운동할 때부터 강한 상대와 만나면 전의가 더 불타오르는 스타일이었어요. 상대가 강하면 강할수록 더 힘이 솟았고 전력을 다해서 '부셔야' 직성이 풀렸어요. 우리 선수들도 그런 자세로 경기에 임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제25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한국 대표팀 경기일정 8.30(목) 14:00 A조 네덜란드 vs 한국 (잠실야구장, SBS-ESPN 중계) 8.31(금) 14:00 A조 한국 vs 베네수엘라 (잠실야구장, SBS-ESPN 중계) 9.1(토) 14:00 A조 한국 vs 미국 (잠실야구장, SBS-ESPN 중계) 9.2(일) 14:00 A조 호주 vs 한국 (목동야구장, SBS-ESPN 중계) 9.3(월) 18:00 A조 한국 vs 콜롬비아 (목동야구장, SBS-ESPN 중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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