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으로 내일(4일) 새벽 예고된 남자 탁구 단체전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단체전이 도입된 이후 첫 남북 대결이 될 전망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일(현지시간) 올림픽에서 한국·북한과 관련해 벌어진 논란들을 돌아보면서 두 국가의 냉랭한 관계가 올림픽에서 대결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올림픽 개막 전에 열렸던 여자 축구 경기에서 북한 선수를 소개하는 전광판에 태극기가 등장한 사건을 거론하면서 "이는 당혹스러운 만큼 불길하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신문은 "공식적으로 전쟁이 끝나지 않은 두 역사적인 라이벌이 남북 탁구대결에서 더욱 심화시킬 증오심을 유지하는 가운데 국기 혼동 사건은 올림픽 초기의 분위기를 설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북한이 국제스포츠 무대에서 자국의 존재감을 과시하려고 한다며 이번 올림픽에서 한때 "자신들보다 부유한 이웃"인 남한보다 금메달 개수에서 불과 2계단 뒤처진 5위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 남북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휘날리면서 공동 입장했지만 이후 두 나라의 관계는 급격히 악화됐다고 덧붙였다. 금강산에서 박왕자 씨 피살 사건이 터진 직후 열린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관계가 개선됐다는 징후를 찾아볼 수 없었으며, 이번 런던올림픽에서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국기 혼동 사건 이외에도 북한 팀은 남북 대결을 앞두고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 탁구팀 코치는 남측 사진기자들이 북한 선수들의 훈련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한 뒤 올림픽조직위 측에도 항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남한 역시 잇단 오심으로 인한 불만이 있는데 북한이 자국과 순위가 얼마 안 떨어져 있다는 사실이 더욱 신경 쓰일 수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하지만 신문은 남북 사이에 관대한 정신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면서 <조선일보>가 북한의 초반 선전에 찬사를 보내며 더 많은 메달을 딸 것으로 예상하는 기사를 썼다고 전했다.
한편, 신문은 곧 있을 탁구 남북대결에서 국가적 자존심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며 북한 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 조국을 창피하게 하면 강제수용소로 보내진다는 소문을 언급하기도 했다.
신문은 북한 선수들이 수수께끼에 쌓여 있다며 일례로 북한과 맞붙은 미국 여자 축구팀이 쇼핑과 외식을 하는 동안 북한 선수들은 호텔방에 머물러 있었다고 전했다. 또 북한이 국내에서는 런던올림픽에서 선전하는 모습을 적극 홍보하고 그 공을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에게 돌리는 한편, 개막 전 북한의 경제상황을 기초로 은메달 하나 혹은 '노 메달'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던 서방을 비난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반면에 한국은 오심 논란으로 올림픽에 대한 신뢰에 의심을 보내고 있고 여론의 분노가 이는 상황이다. "신아람 사건 등 일련의 형편없는 오심들에 몇몇 남한 해설진들이 자신들의 라이벌인 북한과 비슷하게 반응할 정도"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한국 언론을 인용해 유럽 국가들이 한국 선수를 시상대에 세우지 않으려 한다는 음모론까지 나온다면서 여론은 문제가 된 경기의 규칙을 만든 유럽 국가들이 경제위기 속에서 한국을 질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한국 교수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신문은 "만약 악랄한 유럽인들이 도를 넘는다면, 남한은 적어도 아직까진 동맹국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 여자축구팀이 북한을 이긴 다음날 주한 미대사관 트위터는 '한국 대표팀 파이팅! 한국은 2012 런던올림픽에서 미국 다음으로 3위에 올라 있습니다. 그들이 얼마나 (순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라는 격려글을 남겼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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