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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의 처음이자 "마지막 올림픽"은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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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의 처음이자 "마지막 올림픽"은 아름다웠다

[런던올림픽] 깜짝 금메달 안긴 올림픽 스타들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이 1일(현지시간) 3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이날 국민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던 세 명은 모두 예상을 뒤엎고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는 점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남자 유도 90㎏급에서 쿠바의 아슬레이 곤살레스를 꺾고 우승한 송대남은 '인간 승리'의 전형을 보여준다. 선수 생활 내내 81㎏급의 강자로 지낸 그지만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출전권은 같은 체급의 신예 김재범에게 양보해야 했다. 이후 설상가상으로 무릎 부상을 고치기 위해 대수술을 받아 선수생활의 기로에 놓였지만, 재활과 90㎏급으로 체급 변경이라는 난제를 모두 극복하고 선수생활 말미에 런던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처음으로 밟아보는 올림픽 무대였다.

화려한 업어치기 기술이 장기인 송대남은 8강에서 이 체급 최강자인 니시야마 마사시와 혈투를 벌인 끝에 승리하면서 기대를 모았다. 결승에서 만난 곤살레스가 송대남의 장기를 파악하고 업어치기 기술에 잘 대응했다. 하지만 송대남은 업어치기 기술을 들어가다가 기습적으로 안뒤축걸기로 전환, 절반을 따내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았던 송대남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너무 기쁘고 정신이 없다"면서 "마지막이 될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게 돼 한을 푼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송대남이 우승을 확정지었을 때 선수보다 더 기뻐한 이는 정훈 감독이었다. 이날 종료 1분여를 남기고 소란을 피웠다는 이유로 퇴장당했던 정 감독은 송대남의 우승이 확정되자 펄쩍펄쩍 뛰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정 감독과 송대남은 가족관계이기도 하다. 정 감독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송대남에게 자신의 막내 처제를 소개했다. 두 사람은 연애 3개월 만에 결혼해 아들을 낳았다. 이 때문에 경기 이후 둘은 유독 서로 부둥켜안으며 감격에 겨워했고, 급기야 송대남이 중계카메라 앞에서 큰절을 해 정 감독이 황급히 맞절을 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정 감독은 "송대남이 저한테 욕도 많이 먹고 매일같이 밤 11~12시까지 훈련하느라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면서 "시련도 많았지만 워낙 성실하고 착실한 성격이라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낼 것으로 믿었다"고 말했다.

▲ 남자 유도 90㎏급에서 우승한 송대남이 정훈 감독과 진한 포옹을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펜싱 분위기 바꾼 김지연

신아람의 '흐르지 않은 1초' 오심 사건으로 뒤숭숭했던 펜싱계는 기대하지 않았던 종목에서 깜짝 메달이 나와 한숨을 돌렸다. 대표팀에 합류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김지연(24)이 여자 사브르 종목에서 세계 최강 마리엘 자구니스(미국)를 준결승에서 꺾는 파란을 연출한 끝에 한국 여자 펜싱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중학교 1학년 때 플뢰레로 시작해 고등학교 때 사브르로 전향한 김지연은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가 지난해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세계 랭킹을 174위에서 11위로 끌어올렸다. 빠른 발을 앞세운 순발력과 상대방의 공격을 파악하는 눈이 장기인 김지연은 8강에서 랭킹 4위 바실리키 부지우카(그리스)를 꺾었다. 4강에서는 랭킹 1위 자구니스를 맞아 1세트에서 1대 6까지 밀렸지만 이후 집중력을 발휘해 점수를 뒤집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후에도 기세를 몰아 결승에서 러시아의 소피아 벨리카야를 몰아붙인 끝에 15대 9로 꺾고 우승했다.

김지연의 활약은 기대를 모았던 플뢰레의 남현희가 아쉬운 역전패로 메달 획득에 실패하고, 남자 사브르에서 구본길이 석연찮은 판정으로 탈락하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나와 더욱 값진 우승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신아람의 오심 판정으로 펜싱 단체전에서 컨디션 저하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분위기를 바꿨다는 평가다.

김지연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다른 국제 대회에서 2, 3등은 많이 했지만 1등은 처음"이라며 "원래 쉽게 포기하는 편인데 오늘은 정말 포기하기 싫었다"라고 말했다. 유독 펜싱 경기에서 오심 의혹이 제기되는 데 대해 그는 "그렇기 때문에 오심의 여지를 두지 않으려 더 악착같이 뛰었다"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사격 신성, '강심장' 김장미

여자 25m 권총에서 금메달을 딴 김장미는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여갑순이 금메달을 딴 그해 태어났다. 그로부터 20년 뒤 김장미는 올림픽에서 여자 사격 부분 두 번째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장미는 초등학교 시절인 2005년 소총으로 처음 사격 인생을 시작했지만 2007년 권총으로 종목을 바꿨고, 2년 만인 2009년 유스 아시안게임 10m 우승을 시작으로 지난 4월 프레올림픽에서는 세계신기록을 수립해 기대를 모았다.

타고난 강심장으로 알려진 김장미는 이날 결선에서 라이벌인 중국의 천잉을 맞아 한때 역전을 허용했지만, 마지막 5발에서 모두 10점 이상을 맞추는 집중력과 침착함을 보이며 사격계의 샛별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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