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하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장은 11일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지난 9일부터 오늘(11일)까지 파업 복귀를 놓고 부문별 간담회가 진행 중"이라며 "만일 노조 총회 날짜가 잡힌다면 복귀를 결심한 것으로 이해해도 된다"고 말했다. MBC 노조 집행부는 부문별 간담회 결과를 바탕으로 12일 회의를 열어 총회 개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정 위원장은 "19대 국회 개원 합의문이 유의미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본다"며 "이 상황에서 노조가 계속 파업한다면, 오히려 김재철 사장의 명만 더 늘려주는 꼴이 된다는 우려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국회를 열면서 새누리당까지 김 사장을 교체하는 방안에 대해 공감대를 이뤘는데, 노조의 파업이 이어지면, 오히려 '노조에 지는 꼴'이 되는 걸 우려한 여권으로 인해 김 사장 교체가 미뤄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실제 여당 수뇌부에서도 교체설이 구체적으로 흘러나오면서, 김 사장의 경질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강하게 제기된 게 사실이다. 특히 전날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장이 출마선언을 하면서 설명한 언론의 공공성 문제가 사실상 MBC를 염두에 둔 말이란 해석도 많았다.
10일 박 후보는 "방송의 공정성과 중립성이 중요한 가치"라며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저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겨울에 시작한 파업은 장마가 올 때까지 이어지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그러나 일각에선 '노조가 얻은 게 없는 마당이라 복귀가 어렵다'는 분위기도 있다. 특히 조합원 수가 가장 많은 보도 부문 간담회가 아직 이뤄지지 않아, 파업 복귀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보도 부문 간담회는 이날(11일) 기술 부문, 영상미술 부문 조합원 간담회와 함께 열린다.
정 위원장은 '얻은 게 없다'는 지적에 대해 "그 부분에는 할 말이 없다. 우리도 힘들겠지만 국민도 힘드실 것"이라며 "어떤 말을 해도 변명으로 들리니 솔직하게 말할 수밖에 없다. '저항권' 밖에 없는 노조가 할 일을 다 했다(더는 파업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언론 사상 최장기 파업이 이어졌으나 사측이 꿈쩍도 하지 않는 마당에 공이 국회로 넘어갔으니, 이제 노조는 MBC의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11일로 MBC 노조는 164일 동안 파업을 이어왔다.
정 위원장은 "김 사장이 나가더라도 망가진 MBC를 되살리는 건 고스란히 우리 몫"이라며 "안에 들어가 유의미한 싸움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 위원장은 다음 주 중 복귀가 이뤄지더라도, 올림픽 보도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사측에서 3차 대기발령자를 낸다는 얘기도 있다. 올림픽 보도를 위해 이미 계약직 중심으로 대규모 인력을 준비해놨다"며 "사측이 저희가 올림픽 보도에 투입되는 걸 바랄지는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