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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속' 한일 군사협정,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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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속' 한일 군사협정, 무엇이 문제인가?

MD·자위대 진출 우려…"MB 정부, 제 발로 들어간 꼴"

한일 양국이 해방 이래 처음으로 군사협정을 체결하기로 하면서 거센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과거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일본의 군사력 확장을 사실상 용인했다는 반발과 함께 동북아 신냉전 구도를 조성할 위험이 있는 한미일 삼각동맹 구축에 한국이 말려들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협정에 대한 반발은 정부가 여론 수렴 절차를 생략한 채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 체결을 강행하면서 더욱 심화됐다. 27일 국무회의에서 GSOMIA는 '정보보호협정'이라는 말로 '순화'돼 비공개로 처리됐다. 지난달 김관진 국방장관이 국민정서를 고려, 일본 방문을 취소하면서 체결이 보류될 것이라던 예상이 뒤집어져 주무부처가 외교통상부로 바뀌고 29일 신각수 주일 대사와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일본 외무상 사이에 정보보호협정 서명을 진행하는 방향으로 추진되는 것도 '꼼수'로 비춰진다.

일본과의 군사협정 체결에 부정적인 여론과 시민단체 등의 반발을 회피하려는 시도이지만, 동시에 "미국과 일본에 등 떠밀려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의심케하는 근거가 된다.

'등을 떠밀리지 않았다'라는 게 사실이라고 해도 한일 군사협정이 정부의 악수(惡手)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프레시안>에 쓴 칼럼에서 군사협정 체결과 일본 이지스함의 서해 진출설에 정부가 별다른 우려를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북한 흡수통일'론에 경도된 이명박 정부가 '삼각동맹'을 들고나온 미국과 일본의 비용·책임 떠넘기기에 놀아나는 상황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군사정보보호협정, 무엇이 문제인가

한일이 이번에 체결하는 정보보호협정은 중국과 북한의 동향에 대한 군사비밀을 양국간에 공유하는 초기 단계의 군사협력이다. 여기에 이명박 정부가 정보보호협정과 '패키지'로 추진해왔던 상호군수지원협정(ACSA)까지 체결되면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 유사상황에서 자국민 보호 및 탈출 지원을 명분으로 국내에 들어올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이는 위안부, 강제징용 피해자 등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배상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여론의 반발을 부르고, 일본의 군사대국화 욕심에 한국 정부가 반기를 들 명분을 약화시킨다. 정부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과거사 문제는 과거사대로, 군사협력은 군사협력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반응이지만 이는 군사협정이 주는 신호를 과소평가하고 있거나, 당장의 논란을 회피하려는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 지난해 12월 제10000회 위안부 수요집회 당시 세워진 소녀상을 끌어안고 있는 위안부 피해자들. ⓒ프레시안(최형락)

이번 협정은 동아시아 중심의 대외정책을 천명한 미국이 학수고대하던 '한미일 삼각동맹' 구축을 알리는 신호탄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가 높다. 지난달 여론의 반발에 떠밀려 중단됐던 군사정보보호협정이 이달 들어 급물살을 탄 것은 지난 14일 미국에 열린 '한미 2+2 회의'(외교·국방장관 회의) 당시 미국 측의 강력한 요구가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미국의 요구는 과거에서부터 일관적이었다. 위키리크스가 과거 폭로했던 미국의 외교전문을 보면 미국은 한반도 유사시 미군과 일본 군대의 한반도 투입을 강조해 왔으며, 한국이 한미 동맹뿐 아니라 한일 군사협력관계를 발전시켜 한미일 삼각동맹체제를 구축해야한다는 압력을 지속적으로 가해왔다. 미국이 추구하는 한미일 삼각동맹의 구체적인 모습이 미사일방어체제(MD) 구축에 있다는 것은 미국 관료들의 과거 발언에서 확인된 바 있으며 전문가들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한국이 MD와 자위대 진출을 용인하게 되면 한반도가 유사시 군사적 충돌의 장으로 이용될 가능성을 더욱 높이게 되고, 동북아 정세를 한미일-북중러 대결 상태로 만들어 대화를 통한 북한 문제 해결 가능성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욱식 대표는 지난 21일 칼럼에서 과거 김대중 정부가 한미일 동맹 강화로 인해 북한, 중국, 러시아와의 군사적 긴장을 높이고 동북아 정세가 신냉전 상태로 갈 것을 우려해 북한 미사일 기지에 대한 선제타격론을 들오나오는 일본 등을 자체시켜 온 반면, 이명박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북한 붕괴에 근거를 둔 흡수통일론'으로 남북관계를 경색시키고 미국·일본과의 관계 강화에만 매달리면서 MD와 삼각동맹이라는 '금지선'을 스스로 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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