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착한눈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착한눈

[한윤수의 '오랑캐꽃']<542>

불법체류자에게 일을 시키고
돈을 안 주는 회사가 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흔적을 안 남기기 때문이다.

첫째, 기록이 없다. (예를 들어 부득이하게 돈을 줄 경우 급여명세 없이 현찰로 준다)
둘째, 전화가 없다. (핸드폰만 있는데 아는 번호 외에는 안 받는다.)
셋째, 상호를 모른다. (부르는 이름과 등록 상호가 다르다)
넷째, 주소불명이다. (노동자가 알고 있는 주소와 실제 주소가 다르다)

깔끔한 일처리가 프로다.
하지만 나 역시 프로이고,
이런 걸 잡아내야 사는 맛이 난다.
알센 루팡을 쫓는 형사 같다고나 할까.

그렇게 떼인 돈을 받아달라고
한국 노인이 필리핀 노동자 4명을 데리고 왔다.
노인에게 부탁했다.
"공장에 가셔서 주변 지번을 확인해 보시고 정확한 주소를 알아다 주실래요?"
"그러죠."
"증인이 있나요?"
"여기 있는 네 명 모두가 증인이잖아요!"
"당사자는 증인으로 인정 못 받습니다. 다른 증인 없나요?"
"없어요."
"그럼 돈 못 받습니다. 증거가 하나도 없는데 감독관에게 뭐라고 말씀하시겠습니까? <눈이 얼마나 착하게 생겼나 보세요! 생전 거짓말할 사람이 아니잖아요!>할 겁니까?"
노인이 웃었다.

필리핀이 나섰다.
"거기 네팔 사람 하나가 있었어요. 지금은 그만두었지만."
"증인 서줄 수 있을까?"
"부탁해 볼 게요."
"그래야지. 돈 받는 것도 노력해야 돼, 노력!"

이제는 해볼 만하다.
흥미롭게 생겼다.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홈페이지 바로가기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