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극우단체, 서울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 테러'

"다케시마는 일본 땅" 주장… 블로그에 자랑하기도

일본 극우단체 회원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진 위안부 소녀상, 서울 마포구 성산동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에 "다케시마는 일본 땅"이라고 쓴 말뚝을 세우는 등 위안부 문제와 독도 문제에 대한 극단적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다.

22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매체 등을 종합하면, 지난 19일 일본 극우파 남성 2명은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옆에 말뚝을 세우고, 이를 끈으로 묶어 사진을 찍었다. 길이 약 90cm 정도의 흰 말뚝 상단에는 일장기가 그려져 있고, 아래에는 한국어와 일본어로 "다케시마는 일본 땅"이라고 적혀 있다. 다케시마는 일본인들이 부르는 독도다.

스즈키 노부유키를 비롯한 극우단체 회원들이 말뚝을 세웠다.

이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블로그에 올려 자랑하기까지 했다. 이들 가운데 한 명은 일본 극우단체 활동가 스즈키 노부유키(47)로, '야스쿠니 신사 청소 봉사 자발적인 모임'의 대표를 지냈고, 도쿄 참의원 선거에도 출마했던 인물이다.

이들은 사진은 물론 동영상도 올렸다. 동영상에서 스즈키는 소녀상을 두고 "매춘부상"이라고 힐난하며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영상에 따르면 경찰이 인근에 있었지만, 이들의 행위는 막지 않았다.

이들은 이에 앞서 지난 18일 저녁에도 같은 말뚝을 세웠다. 마포구 성산동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 담벼락에 같은 말뚝을 세웠다.

지난 3월에는 일본의 극우단체가 도쿄 한국대사관 앞 화단에 비슷한 모양의 말뚝을 박은 바 있어, 이 역시 이들의 행동으로 추정된다.

박물관 측은 이들의 행동에 대해 경찰에 정식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경찰은 재물손괴 혐의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