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의 체류기한은 3년이다.
하지만 재고용되면 2년을 더 일할 수 있다.
즉 3 플러스 2다.
하지만 재고용에는 조건이 있다.
반드시 사장님이
"나, 이 사람 재고용하겠소."하고
최소한 만기 15일 전에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이 15일을 넘겨서 재고용이 안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왜 15일을 넘길까?
사장님의 건망증이나 무지?
대부분 그렇다.
하지만 다른 경우도 있다.
일부러 안 해준다.
그 동안 지내온 정이 있기 때문에
"재고용 못해 줘!"
라고 대놓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15일을 넘기면 자동 *나가리가 되니까,
구렁이 담 넘어가듯 슬쩍 넘어간다.
태국 여성 트리는 사모님에게 부탁했다. (사실은 나도 부탁했다)
"15일 넘기지 말고 꼭 신고해 주세요."
"알았어(요)."
그러나 15일 마감 날이 되었지만 아무도 신고하지 않았다.
왜?
1. 사모님은 입원 중이었고,
2. 사모님을 대신하여 사무실 일을 보는 이사는 나 몰라라 했고,
3. 사장님은 원래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라 언제나처럼 아무 일도 안했고,
4. 트리는 공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완벽한 알리바이다.
아무도 잘못한 게 없다. 하지만 재고용이 안 되었다.
트리는 분해서 나를 찾아왔다.
"이럴 수가 있어요?"
나도 속이 상했다.
"너라도 갔어야지, 고용지원센터에! 가서 더 일하고 싶다고 울고 매달리기라도 했으면 *뭔가 구정(歸正)이 났을 거 아니냐. 내가 언제까지 너희들 밥을 떠먹여줘야 되냐? 좀 알아서 먹으면 안 되냐?"
저희도 답답하겠지만
나도 답답하다.
한 두 명이라야지.
* 22만 명이나 되는데!
*나가리(ながれ) → 원뜻은 '흐르다'. 깨짐, 유산, 허사, 무효의 뜻을 나타내는 일본어.
*뭔가 구정이 났을 거 아니냐 : 울고 매달렸으면 고용지원센터에서 최소한 회사에 전화라도 해줬을 것이다. 그러면 재고용할 건지 분명한 대답을 해줬을 것이고. 적어도 진의(眞意)는 알 수 있었다.
*22만 명 : 고용허가제로 온 외국인 노동자의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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