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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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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눈

[한윤수의 '오랑캐꽃']<537>

흰 눈처럼 하얀 태국 미인이 왔다.
"이거 꼭 내야 되요?"
내미는 종이를 보니 자동차 벌과금 독촉장이다.
무려 170만 원!

사연을 들어보니 이렇다.
남편이 친구에게 차를 빌려주었다. 친구가 타고 가다가 사고를 냈다. 친구는 우그러진 데만 대충 펴서 차를 돌려주었다. 문제는 벌금인데 친구가 모른 척한단다. 독촉장은 계속 날아오고 미치겠다나?

"간단하네. 그 친구한테 내라고 하면 되잖아!"
"근데요. 남편이 그 얘길 못 해요, 친구한테!"
"왜?"
"워낙 착해서요."
"그럼 직접 내."
"못 내요."
"왜?"
"이런 일이 한 두 번이 아니거든요."
"그럼 차 팔아."
"죽어도 못 판대요."
"그럼 남편을 바꿔."

흰 눈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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