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이사장은 1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12돌 기념식 특별강연에서 "(2013년 체제는) 6.15, 10.4 공동선언이 열어준 남북화해와 평화선언의 역사를 복권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며 이같이 말했다.
백 이사장은 이날 강연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9주년 기념식에서 정치적 유언을 남기듯 간곡히, 피맺힌 마음으로 '행동하는 양심이 되자'고 호소했다"며 "이명박 정부가 지금과 같은 길로 나가면 국민도 불행하고 이명박 정부도 불행하다는 것을 확신을 가지고 말씀드린다고 했다"고 말했다.
백 이사장은 이어서 "이 대통령은 충언과 경고를 줄곧 무시해왔다"며 "6.15 공동선언으로 돌아가기는커녕 2010년에는 천안함 침몰을 빌미로 5.24 조치를 발표해 노태우 정부 이래 꾸준히 진행된 민족화해 흐름을 뒤집고 남북교류를 완전히 차단하고자 했다"고 지적했다.
백 이사장은 "이명박 정부의 이러한 조치의 결과로 북의 핵 능력만 강화됐고 중국 의존도를 높였으며 한국 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고 국제무대에서도 한국의 역할은 초라해졌다"며 "김 대통령 말씀대로 이명박 정부도 불행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백 이사장은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 와서 바뀔 리도 없고 바뀐다 한들 별 힘이 없다"며 "더 이상 큰 사고를 안치고 찔끔찔끔 허용했던 민간접촉이나마 확대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백 이사장은 지난 6.2 지방선거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들이 정권 심판 의지를 보워졌고 4.11 총선에서도 야당이 패배했지만 혁신하고 단합하면 대선에서 야당이 승리한 가능성을 열어줬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그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내세우고 6.15와 10.4 선언에 원칙적 승인을 말하지만 얼마만큼의 진정성과 내실이 담겨있는지 미심쩍다"며 "그를 둘러싼 인사들의 면면도 그렇지만 자신도 아무렇지 않게 거론하는 색깔 공세, 독재시절 지긋지긋하게 듣던 국가관 타령이 그렇다"고 깎아내렸다.
▲ 백낙청 한반도평화포럼 공동이사장(서울대 명예교수). ⓒ프레시안(최형락) |
"우리의 선택은 종북이 아닌 통북"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종북주의 논란에 대해 백 이사장은 "이명박 시대 4년을 거치며 진행된 한국 주류언론의 저질화는 6.15 공동선언에 대한 지지 자체를 종북 내지 친북좌파로 몰아세우는 언사를 일삼아 왔다"며 "이것이야 말로 종북문제에 대한 공개적 논의와 비판을 오히려 힘들게 했고 소수의 종북세력에 안신한 은신처를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백 이사장은 "(보수언론은) 대한민국의 국익과 전체 한반도 주민의 안전,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북측과 소통하고 접촉하고 협력하자는 '통북'(通北)과 남북대결 상황에서 북측 당국의 노선을 추종하는 종북의 차이를 흐렸다"며 "여당과 보수언론까지 종북주의를 들고 나와 대선에서의 손쉬운 승리를 꿈꾸고 있는데 우리는 이 토론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종북과 통북은 마땅히 구분해야 하고 우리의 선택은 통북이다"라고 말했다.
백 이사장은 "다만 종북주의에 대한 비판이 어떤 관점에서 이뤄지느냐가 중요하다"며 "헤묵은 반공이나 국가주의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원칙에 입각해야 하며 6.15 공동선언의 합의 그대로 한반도의 평화적이고 점진적, 단계적인 통일을 위해 최소한 남쪽 국민만이라도 제3의 당사자로, 북측 정권은 물론이고 우리 정부에도 굴종을 거부하는 주권시민으로 우뚝 서는 자세여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한 원칙과 자체에 따른 야권의 정비가 이뤄질 때 대선 승리가 가능해지고 승리 이후의 새 시대 건설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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