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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MB'로 표 얻는다? '2013년 체제'로 비전 보여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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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MB'로 표 얻는다? '2013년 체제'로 비전 보여줘야"

[토론회] 안보·경제·복지 아우르는 2013년 체제란?

남북관계 개선과 경제 발전, 복지국가의 선순환을 위한 '2013 체제'가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정부가 악화시킨 남북관계를 복원하는 것이 경제·복지 문제까지 맞물려 있음을 설득시키기 위한 시도다.

세교연구소와 한반도평화포럼 등이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공동 주최한 '2013년 체제를 향하여' 심포지엄은 '87년 체제'가 분단체제 이후 설정된 남북 대결구도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배경 하에 차후 한국이 나아가야할 외교안보 정책과 경제발전 전략을 동시에 모색하는 자리였다.

발제에 나선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추진됐던 전향적 대북정책이 수구세력의 색깔론으로 악용됐다"며 "이 때문에 치열한 남북 대결구조가 이어져 국내 제반 개혁의 발목을 잡아왔고 국방비의 과다 지출로 복지 희생을 강요했다"고 말했다.

이종석 전 장관은 "이명박 정부 아래서 남북관계는 전쟁을 걱정하는 상황까지 악화됐고 대화가 끊겨있는 동안 북한의 핵능력은 강화됐다"며 "한국과 서방의 대북 경제 제재는 북중 경제협력을 강화시키는 결과만 낳은 채 효과를 상실했으며 동시에 한국 경제의 중국 의존도도 이미 미국 의존도를 추월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 전 장관은 "2012년 선거를 앞둔 현재 '반MB'는 야권 단일대오 형성의 핵심이지만 이는 반사적 이익의 영역에 있어 지속성을 지닌 단일 정치세력을 만들기 어렵고 국민들에게 표를 달라고 할 수도 없다"며 "이명박 정부가 무너뜨린 보편적 가치와 질서를 다시 세우고,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어갈 비전과 정책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2013년 체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2013년 체제'라는 화두가 제시된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은 한미동맹 '올인'보다는 동북아 다자 협력구도를 만들어내야 하며 동시에 국민들에게 평화가 경제·복지를 증진시키고 번영을 보장하는 수단이라는 점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 전 장관의 제안이다.

이 전 장관은 2013년 체제의 목표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경제 시대 △동아시아 다자협력 체제를 제시했다. 이 목표를 추구하기 위한 전략으로 그는 우선 "북핵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자"고 제안했다. 북중 협력으로 서방이 제재를 통해 핵을 포기하게끔 만들기 힘든 상황에서 거꾸로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통해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하는 환경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전 장관은 또 과거의 대북 포용정책을 발전시킨 '포용정책 2.0'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추진됐던 포용정책에서 부족했던 시민 사회와 지방자치단체, 정당의 참여를 보장함으로써 특정 정권에 따라 대북정책이 좌우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북한 인권 결의안 찬성, 대북 인도적 지원 상시화,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납북자·국군포로 문제 해결을 패키지화해 수구세력의 부당한 비판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지난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벌어진 탈핵 운동도 '포용정책 2.0'의 새로운 모습이 될 수 있다고 이 전 장관은 제안했다. 에너지 문제 해결을 핵 개발의 명분으로 삼고 있는 북한에게 원전이 아닌 대체 에너지를 제공하는 것이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전 장관은 "2013년 체제는 2012년 선거에서 민주진보 진영의 승리를 전제해야 성공할 수 있다"며 "평화안보 분야에서 수구세력의 네거티브 공세에 적극 대응하고,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와 같은 평화·안보·경제 동시발전 구상을 검토해 구체적 비전으로 제안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 2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세교연구소와 한반도평화포럼,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주최로 열린 '2013년체제'를 향하여 심포지엄에서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왼쪽 두번째)과 이일영 한신대 교수(왼쪽 네번째)가 2013년체제와 평화안보전략, 한반도 경제의 과제와 전략 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2013년 체제, 도시간 네트워크 경제 필요해"

이일영 한신대 교수는 평화와 한반도 경제의 동시 발전을 고민하는 2013년 체제에서는 도시간 네트워크 경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와 중국의 급속한 부상으로 세계 경제는 카오스(혼돈)적 상황에 놓여 있다"며 "혼란을 줄이기 위한 기존의 정책수단의 행위자로 보통 국가를 꼽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초국적 자본이나 국제기구 등 비국가적 요소들이 행위자가 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금까지는 동아시아 발전 모델이 국가를 단위로 추진됐지만 이제는 비국가 행위자와의 네트워크적 관계가 많아진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게다가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주도력이 유지되는 동시에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약소국 입장에서는 미국과 중국 중 한편에 서는 부담이 크기 때문에 국가 차원을 벗어난 프로젝트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 교수의 제안이다. 그는 "영토와 인구를 지배하는 경향이 강한 국가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주체는 도시"라며 "제네바·베네치아 같은 지중해 모델처럼 도시를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 강화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인천, 부산, 제주, 서울과 중국의 상해, 청도, 천진, 북경, 일본의 오사카, 동경 등의 주요 도시를 다양한 층위의 네트워크로 묶어 경제적·문화적 교류를 활성화해 나가자는 구상이다. 이 교수는 "한반도 경제를 이야기할 때 영토를 넘어 바다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동북아 지중해 경제'에서는 인천과 부산의 역할이 새롭게 인식되며 한반도 경제를 바꿀 동력이 지방에서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네트워크 경제로 새로운 성장의 활로를 찾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지방 사이의 격차를 해소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성장과 고용, 경제적 격차 문제는 세계화와 관련되어 있어 한국 혼자 해결할 수 없다"며 "종래의 발전국가 모델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으며 네트워크 혁신국가로 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에 나선 패널들은 이 전 장관과 이 교수의 주장에 전반적으로 공감을 표했다.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2013년 체제는 제도 혁신보다 문화 혁신이 필요하다"며 "대북정책에 있어 보수 진영과 공감대를 이루기 위해서는 (노태우) 보수 정권에서 나왔던 남북기본합의서를 (6.15 및 10.4) 공동선언과 연계할 필요가 있고, 복지제도를 정착시켜 대북정책과 상호 연관시킨다면 '퍼주기' 논란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상에서 남한의 군사비가 북한의 국내총생산(GDP)을 상회하는 현실과 핵우산·미사일방어체제(MD) 등을 구려해 보다 적극적인 군비 통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후쿠시마 사태와 관련해 북한에만 탈 원전을 강요할 게 아니라 동북아 전체를 탈핵 사회로 만드는 비전과 연계되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성경륭 한림대 교수는 이일영 교수의 도시간 네트워크 구상과 관련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한 발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국가 권력이 교체되어야 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과거의 성장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서는 재벌 독과점 해체, 대-중소기업 상생, 분배 강화라는 단계를 거쳐야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하는 복지 국가가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종학 경원대 교수는 "네트워크 구상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진보 진영의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홍 교수는 "과거 박정희 정권 시절처럼 국가가 특정 대기업을 지원해 경제가 발전한다는 패러다임에 반대하는 것에 대해 진보 진영도 확답을 갖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 사회가 발전한 동력은 '평등'에서 출발했으며 2013년 체제의 화두 역시 평등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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