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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문제가 곧 한국사회 노동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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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문제가 곧 한국사회 노동 문제"

[토론회] "쌍용자동차 경영진을 국회 청문회로 불러야"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가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벌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해 정동영 전 민주당 의원이 청문회를 통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에 대한 노사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듯이, 정치권이 쌍용자동차 노사 간의 새로운 교섭 국면을 만들 통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쌍용자동차 희생자 추모 및 해고자 원직복직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과 심상정 통합진보당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11일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에서 토론회를 열고 "쌍용자동차 청문회 실시를 위한 통합진보당·민주통합당 대책회의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민주통합당 내부에는 지난달 9일 쌍용자동차 특별위원회가 발족했고, 12일에는 19대 국회 내 '쌍용자동차 문제 해결을 위한 국회의원모임'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이 열릴 예정이어서 그 귀추가 주목된다.

ⓒ프레시안(김윤나영)

토론회에서 이정희 전국금속노동조합 정책기획실장은 "한진중공업 사태에서 정동영 전 의원처럼 쌍용자동차 문제를 진정성 있게 해결할 국회의원이 있어야 한다"며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이 청문회를 활용해 쌍용자동차 경영진을 압박하고 새로운 교섭국면을 창출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 정책기획실장은 "정리해고의 근거가 됐던 쌍용자동차의 파산 신청은 회계 조작을 통해 이뤄졌다"며 "실제보다 부채를 부풀려 파산한 것은 정당성이 없는 만큼, 국회가 진상조사를 통해 회계조작에 대한 근거를 확보하면 청문회를 열 수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가 파산하기 직전인 지난 2008년 안진회계법인은 쌍용차의 유형자산 평가를 대폭 낮춰 부채비율을 높이는 수법으로 위법하게 법정관리신청을 했다는 것이다.

"쌍용자동차, 부채 안 부풀렸다면 정리해고할 상황 아냐"

이와 관련해 김태욱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기업회계기준에서 회수가능액이란 순매각가치와 사용가치 중 큰 금액을 의미한다"면서 "안진회계법인은 쌍용차의 순매각가치를 계산하지 않고 사용가치만을 고려했으므로 기업회계기준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위법하게 측정된 사용가치마저 지나치게 낮게 측정됐다"면서 "당시 쌍용차의 액티온은 2009년 6월 말, 카이런은 2009년 말, 렉스턴과 로디우스는 2010년 말 단종한다고 추산하고 사용가치를 계산했지만, 위 차량들은 최근까지도 계속 생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쌍용차의 손상차손액도 매우 과도하게 측정됐다고 꼬집었다. 일례로 파산 당시 쌍용차 건물의 손상차손액이었던 2028억 원은 2007년 말 건물 장부가액인 4300억 원의 약 50%로 측정됐다.

반면에 2008년 모기업인 GM이 파산절차에 돌입했을 때 한국지엠은 유형자산 총장부가액의 단 1.3%만을 손상차손으로 처리했다. 심지어 1998년 IMF 당시 대우그룹이 부도를 맞았을 때, 기아자동차 등 대부분의 회사는 손상차손을 아예 하지 않았다.

그는 "2008년 감사보고서에서 이러한 식으로 약 5177억 원의 유형자산손상차손이 위법하게 계상됐다"면서 "그렇지 않았더라면 쌍용차의 부채비율은 561%에서 187%로 줄어들고, 일반적으로 부채가 200% 이하인 기업은 건실한 기업에 속해 대규모 정리해고를 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쌍용차 판매량, 해고 이전 상태로 회복…3라인 생산직 부족"

이 정책기획실장은 또한 "2008~2010년 8만 대 수준으로 떨어졌던 쌍용자동차의 생산과 판매는 2011년 11만3000대로 회복됐고, 올해에는 12만3000대로 늘어날 예정"이라며 "그러나 쌍용자동차는 무급휴직자를 복직하겠다는 8.6 노사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쌍용자동차 사측이 발간하는 홍보지 <참여와 역할>에서 "3라인에서 연일 특근과 작업을 함에도 생산량이 판매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구절을 인용하며 "이미 3라인은 생산직 노동자의 추가 투입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복직을 통한 생산정상화'라는 사측의 결단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이 정책기획실장은 "1000명, 2000명이 한 번에 복직하기는 어렵겠지만, 우선순위를 두고 무급휴직자부터 복직하는 방안은 논의할 수 있다"면서 "다만 (2010년부터 무급휴직자를 순환복직시키기로 한) 8.6노사합의 선은 넘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쌍용차 청문회에 여당 국회의원들도 나서야"

심상정 의원은 "19대 국회 들어서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할 것 없이 1호 법안으로 비정규직 법안을 냈다"면서 "쌍용차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노동의 희망은 없다. 19대 국회에서 쌍용차 문제를 가장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화답했다.

심 의원은 "쌍용차 문제는 단순한 노사관계 문제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정치적인 해결이 필요하다"며 △쌍용차 문제에 대한 진상조사 추진 △해고자 복직을 위한 특별법 제정 △테러 진압용 테이저건을 사용한 공권력의 반인륜적인 행태에 대한 사과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은수미 의원 또한 "쌍용차에서는 국가폭력 문제, 실업급여를 못 받는 무급휴직자 문제 등 모든 노동 문제가 압축적으로 일어났다"면서 "쌍용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한국 사회의 노동문제를 바꿔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 의원은 "나와 심 의원 등이 '쌍용차 문제해결을 위한 국회의원단 모임'을 만들자고 제안할 것"이라면서 "진상조사와 국정조사, 청문회를 여는 데 다른 국회의원들도 나설 수 있도록 시민·사회·노동계가 구체적인 활동계획을 제안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이도흠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공동의장은 "한진중공업이 흑자임에도 정리해고를 단행했다는 사실 때문에 여당 의원조차도 청문회를 열자는 입장으로 돌아섰다"면서 "쌍용차도 지난해부터 해고 이전 상태로 생산과 판매량이 회복됐지만 아직도 8.6합의를 이행하지 않은 만큼, 쌍용차 사태에 새누리당 의원도 끌어들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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