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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세 관리, 중국이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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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세 관리, 중국이 할 수 있을까?

[한반도 브리핑] 中, 핵실험은 막아도 핵문제는 해결 못 해

북미 관계는 길을 잃었다. 북한의 위성발사 강행으로 오바마 행정부는 다시 '전략적 인내'로 후퇴했다. 대선 국면 때문에 이제 협상력을 발휘하기도 어렵다. 북핵문제는 어떻게 되는가? 남북관계는 여전히 최악이다. 반전의 가능성은 없다. 무사히 2012년이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나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 희망으로 맞은 2012년이 위기로, 그리고 결국에는 절망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오바마, 아웃소싱 외교의 한계

한반도 정세를 관리할 수 있을까? 중국의 역할이 부상하고 있다. 지난주 미중 양국의 전략경제대화가 있었다. 힐러리 국무장관은 북핵문제 해결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을 다시 강조했다.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은 구동존이(求同存異, 공통점을 찾아 먼저 합의하고 의견이 서로 다른 점은 남겨둔다)와 미중 양국의 공동책임을 강조했다. 차이가 아니라, 공통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추진하자는 뜻이고 한반도 정세관리를 위해 양국이 협력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중국은 이번 기회에 미중 관계를 패권중심의 'G2'라는 개념 대신 'C2', 즉 협력(Cooperation)과 조정(Coordination)의 운명 공동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중국은 그만큼 미중 협력이 필요하다.

▲ 지난 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만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왼쪽)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한반도 문제에서 미중 양국의 협력 필요성은 상황의 산물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북핵문제와 관련해 진퇴양난이다. 북한이 위성 발사를 하면서 2월 29일 합의는 파기되었다. 미국은 기존 합의로 돌아올 수 없다. 2월 29일 합의는 인도적 지원을 주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과 우라늄농축시설 가동중단을 받는 것이다.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제재까지 추가된 상황에서 인도적 지원을 재개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고 새로운 협상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2000년 클린턴 행정부 당시의 북미 미사일 회담을 재개하는, 다시 말해 핵과 미사일을 동시에 해결하고자 하는 포괄적 협상이 대안일 수 있다. 그러나 2월 29일 합의 자체가 소극적 상황관리론의 결과였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어떻게 기대하겠는가?

그렇다고 북핵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방치하기도 어렵다. 부시 행정부의 북핵 외교를 '실패한 외교'라고 비판하지 않았던가? 오바마 정부 역시 이대로라면 '실패한 외교 시즌 2'에 불과하다. 그래서 미국은 다시 중국을 통한 아웃소싱 외교에 기대고 있다.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과연 중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어디까지일까?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위성 발사'이후 양국의 외교가 재개되었다. 김영일 당 국제부장이 4월 하순 중국을 방문하여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을 만났다. 5월 7일부터 리자오싱(李肇星) 전 중국 외교부장이 북한을 방문 중이다. 김정은의 방중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당장 북한이 추가적으로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을 막으려 한다. 바로 핵실험이다. 2006년과 2009년의 사례를 보면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이후 핵실험을 했다. 과거의 패턴으로 보면 핵실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달라진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핵실험의 기술적 효과는 상대적으로 반감되었다. 과거 두 차례의 핵실험은 플루토늄탄의 폭발력을 실험하기 위한 것이다. 세 번째 핵실험 또한 플로토늄탄이라면 기술적 성능 효과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으면서 제한된 플루토늄만 소비할 수 있다.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농축우라늄탄을 실험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그러나 농축우라늄탄은 반드시 핵실험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핵실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크지 않지만, 북한이 감당해야 하는 외교적 부담은 매우 크다. 북미관계는 말할 것도 없고, 북중관계 역시 타격이 불가피하다. 핵실험을 하게 되면 유엔 안보리의 대응은 더욱 강경해질 수밖에 없다. 중국이 북한을 두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이 대북정책을 완전히 바꾸기 어렵겠지만 현재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북중 경협은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북한의 입장에서 핵실험은 얻는 것은 적고 잃을 것이 너무 많다.

중국 또한 북한의 핵실험을 막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하고 있다. 고위급 상호방문과 김정은의 방중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최소한 김정은의 방중과 핵실험은 병행하기 어렵다. 북한 또한 핵실험 중단을 외교적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북중 외교의 수준에 따라 핵실험은 막을 가능성이 있다.

핵실험을 중단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으면 상황관리는 가능할까? 그것은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 북한의 핵실험 여부가 아니라 포괄적인 핵능력 강화를 더 주목해야 한다. 이미 북한 외무성은 우라늄농축시설을 계속 가동할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했다. 북한이 영변의 노후화된 원자로 때문에 더 이상의 플루토늄을 얻을 수 없게 되자 농축우라늄 방식으로 핵개발 방식을 바꾼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미국과의 합의도 깨진 상황에서 북한은 농축우라늄시설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그리고 북한은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핵무기의 소형화 기술을 진전시킬 것이다. 남북관계에서 이미 북한의 GPS 교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자기파 기술의 강도를 높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협상이 중단되면 북한의 핵능력은 강화된다. 소극적 상황관리 수준으로는 결코 상황이 관리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더 중요한 것은 중국의 한계다. 중국은 북한과 미국의 관계를 중재하고 상황악화를 일시적으로 관리할 수는 있지만 북핵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하고 북중 관계가 더 발전해도 핵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핵문제는 미국이 나서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남북관계는 어디까지 갈까?

남북관계는 최악의 수준을 계속해서 경신하고 있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상황 악화는 지속되는데, 다만 둔감해졌을 뿐이다. 이제 다시 꽃게잡이철이 다가온다. 분쟁의 바다 서해가 걱정이다. 이명박 정부도 상황관리의 의지를 보여주지 않는다. 국제 환경이 개선되면 그것이 남북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한 가닥의 기대도 사라졌다.

<코리아>라는 영화가 개봉되었다. 1991년 남북단일팀의 감동이 아련하다. 스포츠는 남북관계의 불신이 높을 때 추진할 수 있는 비정치적 분야의 교류다. 통일부가 현정화-리분희의 만남조차도 불허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북한을 방문하는 것도 아닌데, 다만 중국에서 만나는 것까지 막을 필요가 있을까? <코리아>라는 영화를 보러가야겠다. 그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없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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