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사장의 J씨 편의 봐주기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정영하)가 밝힌 계약 내용에 따르면 무용가 J씨의 오빠 J모 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 말까지 MBC와 "동북3성에서 ①한중 문화 사업 기획, 실행 ②한중 협력 사업 ③MBC 북경지사 통신원 ④기타 요청하는 업무를 수행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이를 근거로 J모 씨는 김 사장이 취임한 2010년 3월경부터 주변에 김 씨를 '사촌형'으로 지칭하며 친분을 자랑하고 다닌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J모 씨가 언제부터 이 일을 해왔는가는 분명치 않다.
J모 씨는 이에 따라 매달 고정급 200만 원가량을 받기도 했다. 중국 노동자 평균 임금을 감안할 때 매우 큰 규모다.
MBC 노조는 "아주 가끔씩 소규모 문화행사를 유치하거나 1년에 불과 두 번 정도로 매우 드물게 통신원 역할을 했던 오빠 J모 씨에게 고정적으로 급여를 지급해온 것은 지극히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MBC 통신원 대부분은 아무런 급여 없이 활동하고 있으며, 사안에 따라 사례금을 받는다.
▲김재철 MBC 사장이 지난달 21일 저녁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두해 조사받은 후 귀가하고 있다. ⓒMBC 노조 제공 |
더구나 J모 씨가 활동하는 사무실 또한 찾기 어렵다. MBC 노조에 따르면 J모 씨의 명함과 계약서에 명기된 사무실 주소에는 중국인들이 사는 허름한 7층짜리 아파트가 있을 뿐이다.
MBC 노조는 "단순히 자리만 만들어 준 수준을 뛰어넘어, 회사 돈을 매우 황당하게, 극히 이례적으로 퍼 준 셈"이라고 일갈했다.
특히 J모 씨는 언론 경력이 없을 뿐 아니라 전과도 여러 차례 있던 인물로 확인됐다. 공영방송의 특정 지역을 대표하는 인물로는 부적격인 셈이다. J모 씨는 2000년경 중국으로 건너가기 전, 한국에서 사기 혐의 등으로 10여 차례에 걸쳐 국내 사법기관에 기소 중지가 걸려있는 상태다. 중국에서는 연예기획사를 급조해 교민들을 상대로 공연사업을 이어가다 수백만 원이 넘는 빚을 식대 외상으로 지기도 했다. MBC에 취직한 후인 지난해 9월경에도 중국 공안에 체포된 전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모 씨는 MBC 노조에 "MBC의 요청에 따라 일을 했을 뿐 자신이 먼저 일을 구한 건 아니"라고 해명했다. 무용가 J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답을 피했다.
MBC노조는 "특정 지역 MBC 대표라는 자리는 전례가 없는 직함"이라며 "김 사장이 공영방송 MBC를 개인 소유로 생각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MBC는 그러나 "중국 동북3성 네트워크를 강화할 필요가 있어, 임원 회의를 거쳐 설립한 것"이라며 특채 의혹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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