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세빌리야의 이발사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세빌리야의 이발사

[한윤수의 '오랑캐꽃']<520>

외국인이 머리를 깎을 때
수수하고 싼 미용실로 갈까, 비싸도 화려한 미용실로 갈까?
비싸도 화려한 쪽으로 간다.
그래서 사무실 옆에 있는 A헤어는 외국인들로 항상 붐빈다.

외국인이 나보다 낫다.
아무데서나 깎을 수 있으니까.

이론상으로 나는 A헤어에서 특별대우를 받는다.
8천원을 5천원으로 깎아준다.

하지만 이게 오히려 독이다.
손님이 한 명도 없을 때나 깎아주니까.
그럴 때가 있나?
없지!

그래서 현실적으로는, 너무 외지고 수수해서 손님은 별로 없는 대신에, 동네 아줌마들이 모여 온갖 소문들을 긴급히 처리하는 B숍을 주로 이용한다.
하지만 여기는 더 골치가 아프다.
돈을 받았다 안 받았다 하기 때문이다.

시골 인심이 그렇지 않은가.
어떤 날은
돈을 내밀어도
"*오라버니가 무슨 돈이 있어요?"
하며 받지 않고,
받으면
시퍼런 배춧잎을 집어넣고
거슬러 줄 생각도 않는다.

그럼 다음번에는 그냥 깎아주느냐?
아니!
누가 그걸 기억해?

맞돈 주고 이발하는
외국인이 부럽다.

*오라버니 : 촌에서는 웬만하면 오라버니다. 나는 같은 산에 다닌다고 오라버니다

*세빌리야의 이발사 : 로시니의 오페라에 나오는 이발사. 동네일에 다 참견한다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홈페이지 바로가기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