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가명)은 신혼 한 달만에 한국에 왔다.
2년이 흘렀다.
아내가 너무 보고 싶고 아기도 갖고 싶다.
천성적으로 아기를 좋아하니까.
부모님 역시 난리다.
연세가 너무 많아 손주를 간절히 원하기 때문이다.
부장님에게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저 휴가 주시면 안 되요?"
"무슨 휴가?"
"애기 낳으려구요."
"무슨 남자가 애기를 낳아?"
"아뇨. 제가 가야 애기가 생길 거 아니에요!"
"하긴, 그렇지! 그래 얼마가 필요한데?"
"두 달이요."
"두 달씩이나? 안 돼. 20일이라면 몰라도."
생각해보니 20일 가지고는 임신이 안 될 것 같다.
그래서 발안으로 찾아온 것이다.
내가 충고했다.
"부장님 갖고는 안 돼. 사장님한테 직접 얘기해봐."
"될까요?"
"되지! 사장님 뭘 좋아하셔?"
"그것까지는 조사 안 해봤는데요."
"그것까지 조사해서, 그거 사가지고 가."
일주일 후
짱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떻게 됐어?"
"20일 이상은 안 된대요."
"사장님이?"
"아뇨, 부장님이."
"사장님 못 만났어?"
"예, 사장님은 바빠서 못 만나요."
이 못난 놈. 시도도 안 해봤다는 얘기다. 직원이 100명도 넘는 회사라 사장님이 까마득히 높아보일 수도 있다. 그래도 과감히 도전했어야 하는데.
하지만 더 이상 권해봤자 소용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게 베트남 촌놈의 한계다.
짱이 겸연쩍게 물었다.
"이제 어떡하죠? 갈까요, 말까요?"
"그래도 가야지."
"임신이 될까요?"
"되지, 간절히 원하면! 기도하고 들어가!"
그는 어제 비행기로 출발했다.
지금쯤 기도하고 있을 거다.
나 또한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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