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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라이

[한윤수의 '오랑캐꽃']<518>

우리 센터 출신은 어디 가도 잘되는 거 같다.
여기가 가장 바닥이기 때문이다.
돈이 있나?
권한이 있나?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도왔으니
자기 한 몸 돌보는 것쯤은 문제가 아니다.

우리 센터를 그만둔 사람들이
변호사, 노무사, 교사, 공무원이 되고 있다.

그런데 왜 주로 공직(公職)으로 갈까?
내 생각은 그렇다.
아무 힘이 없는 민간단체의 한계를 절감하고
돈과 권한을 쓸 수 있는 쪽으로 가는 거 같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K가 인사차 왔다.
"격려 전화 주셔서 고마웠어요."
"고맙긴?"
사실은 격려 전화가 아니라 탐색 전화를 한 건데.
직원을 못 구해 쩔쩔맬 때마다 아쉬워서 전활 했었다.
차마 오라 소리는 못 했지만.

"그래. 무슨 공무원이 된 겨?"
"사회복지요."
"어디로 발령 났는데?"
"충청북도요."

그는 자기만의 독특한 상담 메뉴얼을 만들어서
나를 놀라게 한 인물로
별명이 *사무라이다.

거기 가서도
이름값 하기 바란다.

*사무라이 : 오랑캐꽃 <7인의 사무라이>(2009년 10월 27일자) 참조 (☞ 바로가기)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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