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MBC 여기자회는 성명을 내 이번 조치를 "도저히 이해도, 용납도 할 수 없는 막장 인사"라고 규정하고 "특히 이런 성추행 가해자에게 심야 시간, 작가와 프리랜서 앵커만으로 방송되는 <뉴스 24>를 책임지는 PD직을 맡긴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고 우려했다.
여기자회에 따르면 황 부장은 지난 2010년 12월 보도제작국 전체 부서 회식에서 여성 작가들에게 성추행을 저지르다 적발돼 정직 6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받고, 경인지사 특별기획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지난 9일 그는 다시 뉴스PD직을 맡으면서 여의도로 복귀했다.
이와 관련, 이진숙 MBC 홍보국장은 "워낙 일손이 딸리는 와중에 본인이 돕고 싶다는 자원의사를 밝혀 지원인력으로 충원한 것"이라며 "인력이 확보되면 자연히 원래 위치로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여기자회는 특히 이 홍보국장을 콕 집어 "이 홍보국장은 지난 2009년 (다른 인물의) 성추행 사건 당시 여기자들의 대표 자격으로 사측에 가해자의 해고를 요구한 사실을 잊었"느냐며 "이 국장 논리대로라면 지난 2월 29일 성추행으로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은 보도국 김모 차장 역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김 차장은 박성호 MBC 기자회장과 함께 징계대상에 올랐으나, 해고라는 중징계를 받은 박 기자회장과 달리 상대적으로 가벼운 2개월 정직이 내려져 '파업 불참자 봐주기 아니냐'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이 홍보국장은 여기자회의 성명과 관련 "여기자들이 그렇게 의견을 표명하는 건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면서도 "내 개인적 입장을 떠나 원인(노조 파업)이 사라진다면 원래 위치대로 돌아가지 않겠느냐"고 해명했다.
여기자회는 "파업 여부를 떠나 인간적 염치와 도리를 져버린 보도국 수뇌부의 이번 결정에 참담함마저 느낀다"며 MBC가 여당 국회의원 당선자의 성추행 논란을 제대로 다루지 않는 이유가 "(MBC의) 도덕불감증이 가져온 뉴스 선택 기준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여기자회는 황 부장에 대한 인사 조치 취소와 성추행 가해자를 복직시키지 않겠다는 공개적 약속을 회사 측에 요구했다.
한편 이 홍보국장은 성추행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공간에서 업무하게 된 데 따른 피해자 보호조치를 했느냐는 질문에 "이미 이번 사태가 언론 보도로 많이 언급됐다 (따라서 방지가 될 것이다)"며 "사내에서 성추행 방지 교육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공영방송으로서 있어서는 안 될 일에 대해 지속적인 대책을 마련해 왔다"고 강조했다.
| MBC 기자회도 사측 채용정책 비판 한편 대규모 계약직 사원 공채를 시작한 MBC에 대해 노조에 이어 MBC 기자회도 성명을 내 강하게 비판했다. MBC는 지난 17일 홈페이지를 통해 기자, PD, 기술직 등 각 부문에 걸쳐 30여 명의 1년 계약직 사원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18일 MBC 기자회는 특히 '1년 계약에 1년 연장이 가능'한 MBC의 이번 채용 방식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기자회는 "이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김재철 사장과 권력의 입맛대로 뉴스를 생산해 낼 '주문생산형 용역직 리포터'를 뽑겠다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임시 계약직 기자들이 양심에 따라 팩트를 취재하고 이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기자의 본분을 지켜낼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기자회는 이미 채용돼 현장에 투입된 계약직 기자들도 "얼마 남지 않은 김재철 체제의 종언과 함께 자신들의 잘못된 선택에 대해 혹독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자회는 "권재홍 본부장과 황헌 국장은 지금이라도 당장 임시직 기자 채용을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이진숙 MBC 홍보국장은 "이와 같은 성명이 나온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시청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인력을 뽑을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또 "흔히 말하는 선진국 언론은 어떻게 보면 다 계약직"이라며 이들도 "얼마든지 살아있는 언론인 정신으로 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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