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는 '국민일보 불법발행' 논란과 관련한 서울시의 유권해석 요청을 받고 지난 6일 "현 국민일보 대표이사는 미 합중국인이므로 신문법 제13조 4항 2호 위반"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서울시에 보냈다. 신문법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사람은 신문의 '대표자'가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화부는 또한 신문법 제22조 1항 2호에 규정된 벌칙에 따라 서울시장은 3개월 이내의 발행정지 명령과 2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화부는 정부법무공단의 자문 결과를 바탕으로 이 같은 유권해석을 내렸다. 서울시는 문화부의 유권해석 결과와 국민일보가 시에 신고한 발행인 변경 관련 내용을 비교해 신문법 위반 여부를 최종 판정할 예정이다.
불법 발행 논쟁과 관련해 '대표자'에 대한 해석을 놓고 그동안 국민일보 노사간 의견은 팽팽히 맞섰다. 국민일보 대주주인 국민문화재단은 신문법 13조 4항 2호의 '대표자'는 '발행인'을 의미한다며 국민일보의 발행인이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로 등록돼 있고 조 목사가 한국인이므로 신문법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문화부 미디어정책과 담당자는 "신문법상 대표자는 대표이사를 의미한다는 게 법무공단과 문화부의 일치된 해석"이라며 "국민일보주식회사의 대표이사 조사무엘민제씨가 미국 국적자가 맞다면 이 조항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문화부는 <국민일보>의 대표자와 발행인이 각각 조사무엘민제 씨와 그의 아버지 조용기 목사로 일치하지 않는 점도 신문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법상 대표자와 발행인은 동일인이어야 하고, 다만 9조 2항에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다른 이사나 임원을 발행인으로 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고 있다.
문화부 관계자는 "국민일보의 발행인을 변경하는 데 정당한 사유가 입증되지 않거나 2006년 12월 대표이사를 조민제 씨로 변경했을 때 발행인 변경등록을 하지 않았다면 3개월 이내의 발행정지나 2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상운 국민일보노조 위원장은 "사측이 궤변을 동원해 명백한 위법 사실을 호도해 왔지만, 문화부 유권해석을 통해 신문법 위반 사실이 분명하게 확인됐다"면서 "국민문화재단이 조 씨를 국민일보주식회사 대표이사에 선임한 것 자체가 불법이라는 점이 드러난 만큼 재단 이사회는 즉각 조 씨를 대표이사 자리에서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위원장은 또 "국민일보주식회사가 대표이사를 발행인으로 등록하지 않고 조 목사를 발행인으로 내세운 이유는 조 씨가 미국 국적자라는 이유 때문"이라며 "이를 발행인 변경의 정당한 사유로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목사가 아들에게 <국민일보>를 물려주기 위해 편법적으로 '발행인'과 '대표이사'직을 분리했다는 주장이다.
한편 7일로 파업 76일차에 접어든 국민일보노조는 지난달 29일 <국민일보>가 실정법을 어긴 채 5년 넘게 불법으로 발행되고 있다고 폭로했다. 노조는 "2006년 12월부터 국민일보주식회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조사무엘민제씨는 26세 때인 1996년 한국 국적을 버리고 미국 국적을 취득한 채 지금까지 미합중국인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신문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 '조용기 목사 일가의 언론장악 반대'와 '편집권 독립'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선 국민일보 기자들. ⓒ국민일보노동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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