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파업 사태와 맞물리며 총선 국면에서 새롭게 여론의 중심에 떠오른 정수장학회가 입장을 밝혔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연이 없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선거 기간마다 박 위원장과의 인연이 논란이 된 점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23일 정수장학회는 '정수장학회가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보도자료를 내 "대선과 총선을 앞둔 올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7년 전에 이사장에서 물러나 현재 장학회와는 아무 관련도 없는 박근혜 전 이사장과의 과거의 인연을 이유로 정치쟁점화하는 것은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장학회는 특히 부산일보 파업 사태와 관련해 "부산일보는 현재 편집국장을 기자들이 직접 선출하기 때문에 어느 언론사보다 완벽히 편집권이 독립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장학회는 야권과 언론단체 등에서 "장학회를 심지어는 장물이라고까지 비하"한다며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미 박 비대위원장도 지난 20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저는 2005년 이사장직을 그만둬 그 후로 장학회와 관련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그간 정수장학회와 박 전 대표와의 관계를 지적해 온 언론계의 비판과 정면 배치된다. 지난달 17일 (가칭) '독재유산 정수장학회 사회환원과 독립정론 부산일보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발족을 위한 기자회견에서는 박 비대위원장이 여전히 정수장학회를 실질 소유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부산일보 노조도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박 비대위원장의 인연을 예로 들며 박 비대위원장과 정수장학회가 여전히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이호진 노조위원장은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부산일보 노조가 최 이사장을 면담하러 갔을 때 그가 박 비대위원장과의 인연을 강조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 이사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당시 박 비대위원장을 보좌하는 등 박 비대위원장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부산일보> 편집권이 경영진으로부터 독립했다는 주장은 이미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 난 바 있다. 경영진이 신문 발행을 중단시킨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편 주요 언론과 정치권은 박 비대위원장이 정수장학회 논란에 부담을 느끼고, 총선 전에 장학회 이사진 교체에 힘을 실을 것이라는 관측을 하고 있다. 이 관측이 사실로 판명된다면, 역설적으로 정수장학회의 주장과 달리 박 비대위원장의 영향력이 여전히 장학회에 미친다는 점을 최종 확인시켜 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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