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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근 "에리카 김같은 여성 만나 사랑을…"

대통령에게 편지 띄워…MB가 박정희에게 보낸 편지 속 문장 인용

트위터에 북한 체제를 조롱하는 멘션을 꾸준히 올렸다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사진가 박정근(25) 씨가 16일 경찰서 유치장에서 '이명박 대통령 각하께 보내는 공개서한'을 썼다. 박 씨는 북한의 인터넷 매체인 '우리민족끼리'의 트위트 102건을 장난삼아 리트윗했다가 지난 11일 수원남부경찰서에 '찬양 고무'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박 씨는 서한에서 검찰이 "'트위터라는, 4명만 구독해도 엄청난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무시무시한 SNS 매체'를 이용해 반국가단체인 북한을 찬양하고 선전선동을 유도했다"는 이유로 자신을 구속했다며 "체제 찬양으로 보이는 글들은 대부분 농담이었으나 저는 이 편지에서 농담을 일일이 설명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보다 그는 "저에게 지금 중요한 건 제게 씌워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자체가 아니다"라며 "대통령님께 제가 국가로부터 고통을 받고 있는 청년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로 △조사 때문에 박 씨가 운영하고 있는 사진관 문을 닫아야 하는 점 △방을 압수수색당한 이후로 불면증에 시달린다는 점 △압수수색과 경찰조사 이후 성욕 감퇴 △판사와 검찰조차 박 씨의 트위트가 '농담'인 것을 알면서도 박 씨를 고향땅에서 수 시간 거리에 있는 수원남부경찰서에 구속 한 것 등 12가지 근거를 내세웠다.

그리고 박 씨는 "그런데 아직 조사가 많이 남았으며 여론은 이미 저에게 죄가 없다는 쪽으로 가고 있고 저도 대충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이 사건으로 지금 많은 이들이 저를 지켜보고 있으며, 이미 이 사건으로 인해 저는 국가보안법 위반자라는 낙인이 찍혀버렸다. 저 같은 청년을 국가가 보살펴주지는 못할망정 범법자로 만들어 버린 것"이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박 씨는 "저는 경찰조사를 받으면서 경찰들에게 무한한 미안함을 느꼈다. 제가 트위터에 몇 개의 글을 올렸냐면 무려 7만 여 개의 글을 올렸다"며 "경찰 수사관 분들 정말 수고하셨는데, 너무 하찮은 일을 하신 것 같아서 보기가 너무 안쓰러웠다. 오죽하면 조사 중에 조사관이 저에게 손목 아픔과 목 결림을 호소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사진관 운영 몇 년으로 제 인생을 끝낼 생각은 없다"며 "아직 저는 해야 할 일도 많고 만나야 할 사람도 많고 해야 할 사랑도 많고 각하께서 일자리를 잘 창출해주시면 회사에 입사할 능력과 의지도 있다"고 주장했다.

▲ 에리카 김. ⓒ연합뉴스
한편, 그는 "에리카 김 같은 멋진 여성을 만나 일생의 사랑을 해보고도 싶고, 내곡동 같은 천혜의 자연으로 둘러싸인 멋진 녹지 안에 집을 짓고 거스 히딩크에게 제 자식을 소개해 주고 싶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누가 말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참 좋은 글귀다 싶어 집에 붙여놓은 것"이라며 "한 젊은이가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고자 하는데, 국가가 그 길을 막는다면 국가는 젊은이에게 영원한 빚을 지는 것입니다"라는 문장을 소개했다. 이는 젊은 시절 시위 전력 때문에 취업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에 보냈다는 편지에 담긴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 대통령은 이런 편지를 보낸 뒤 현대건설에 입사했다고 한다.

박 씨는 "저는 제 자신이 저 글귀 속의 젊은이와 똑같은 젊은이라고 생각한다"한다며 "저 젊은이가 청운의 꿈을 펼치던 조국이 대한민국이듯이 저에게도 그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 각하께 보내는 공개서한 바로가기

▲ 박정근 씨가 자신의 트위터(@seouldecadence)에 공개한 구속영장 사본. ⓒ박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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