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는 13일(현지시간) 경제위기로 미국 경기가 나빠지면서 전 연령대에 걸쳐 실업률이 높아졌지만, 일하는 고령층은 오히려 증가하는 '흥미로운' 현상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미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 경제위기가 시작된 이후 55세 이상의 노동자의 수는 310만 명 증가했다. 심지어 75세 이상 고령 노동자의 수도 늘어났다. 이러한 추세는 25세에서 54세 사이 노동자가 같은 기간 650만 명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이에 따라 전체 노동자 중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율도 늘어났다. 일을 하고 있거나 직업을 찾고 있는 55세 이상의 비중이 경제 위기 동안 38.9%에서 40.3%로 늘어났고 25~54세 노동자는 83.1%에서 81.5%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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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은퇴 후에 일하던 기업에서 연금을 받으며 노후를 보낼 수 있었던 1980년대 식 미국 경제가 점점 전환되어 왔고, 여기에 경제위기까지 닥치자 그동안 쌓아온 저축을 축내 생활하면서 은퇴 후 미래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제위기 이후 소득 양극화에 대한 불만이 직접적으로 표출되면서 인종갈등·이민자 문제같은 미국 내 고질적인 이슈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11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2048명 중 빈부 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한 이가 66%로 이민자와의 갈등(62%)이나 흑백 갈등(38%)을 넘어섰다.
센터의 지난 2009년 조사에서는 이민자 문제가 빈부갈등 문제보다 더 중요하게 인식됐지만 경제위기가 본격화되면서 순위가 뒤바뀐 것이다. 특히 빈부 갈등이 '매우 심하다'는 응답자가 30%를 기록했는데 이는 1987년 해당 설문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고 센터 측은 밝혔다.
또 미국의 부자들이 집안 배경이나 인맥을 통해 부를 축적했다고 여기는 이들이 46%인 반면, 43%는 그들이 열심히 일해 부를 얻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환상보다 부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더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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